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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병두의 교육칼럼] 국민들은 왜 분노하는가?
  • 구병두
  • 승인 2018.02.13 0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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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경대학교 인성교양대 교수

전대미문의 국정농단 사건으로 촉발된 ‘촛불혁명’에 힘입어 새 정부가 들어섰다. 대다수 국민들은 그동안 정치권력을 이용했거나 그 권력에 빌붙어 온갖 부정과 비리를 저지른 적폐청산 대상자들을 빠른 시일 내에 색출하여 처벌하기를 원한다. 그래서 많은 국민들은 새 정부의 적폐청산에 대한 굳은 의지에 무한한 신뢰와 아낌없는 찬사를 보낸다.

문재인 정부가 이번 기회에 적폐들을 척결하지 못하면 더 이상 희망이 없는 나라로 전락하게 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크다. 그런데 적폐청산 대상자들은 염치없이 조직적으로 저항하고 있다. 우리 속담에 ‘방귀 뀐 놈이 되레 화낸다’는 말이 있다. 이는 ‘사람이 염치가 있어야지?’라는 통상적인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인간도 때로는 다른 동물처럼 실수를 하기도 한다. 호모사피엔스는 타 동물과 달리 예기치 않은 실수든 의도적인 실수든 반드시 성찰한다. 예기치 않은 실수를 할 경우에 성찰함으로써 다시는 동일하거나 유사한 실수를 반복하지 않는다. 물론 의도적인 실수, 범법행위를 저질렀다할지라도 반드시 성찰을 하게 마련이다.

인간들은 자신의 행동에 대한 성찰을 통해서 염치는 진화하게 된다. 염치는 인간들이 오랜 기간 동안 숱한 경험을 통해서 획득한 도덕적 산물이다. 반면에 동물 세계에서는 염치라고는 찾아볼 수 없다. 그들은 염치없는 행동을 하고서도 부끄러워 할 줄 모른다.

미국의 행동주의 심리학자 에드워드 손다이크(Edward Thorndike)는 쥐 실험을 통해서 멍청한 쥐도 40-60회 정도 시행착오를 반복하면 더 이상 실수를 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이것이 그 유명한 ‘시행착오이론(trial and error theory)’이다. 시도(시행)하는 회수(빈도)가 많을수록 그만큼 실수는 줄어든다는 학습이론이다.

심지어 쥐도 학습을 통해서 실수를 줄이는데, 부패와 비리를 일삼아온 고위공직자들은 자신의 탐욕을 채우기 위해서 탈법을 일삼은 행위는 줄어들기는커녕 오히려 더 강화(reinforcement)되는 것 같다. 도덕적인 측면에 비추어볼 때 탐욕스런 인간의 도덕적 의식수준은 학습된 쥐의 그것에 비해 더 열등할지도 모를 일이다.  


작금의 비리‧부패에 연루된 고위공직자들이 염치없는 짓을 해놓고도 부끄러워하기는커녕 변명으로 일관하는 행태, 그 어디에서도 품격(品格)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다. 품격이란 품성과 인격을 줄인 단어로 기술표현에서 드러나는 정신의 바탕과 타고난 성품을 뜻한다.특히 옛 선인들에 의하면 입은 이목구비(耳目口鼻) 가운데 가장 중요하게 여겼다고 한다. 이유인즉, 귀는 듣고, 눈은 보고, 코는 숨 쉬는 등 한 가지 기능을 하는 데 반해 입은 먹고 말하는 두 가지 기능을 한다는 데 있다. 이렇게 중요한 입(口)이 품성 품(品)에는 3개로 구성되어 있으니, 그야말로 얼마나 격이 높은 단어인가.

부정부패에 연루되어 검찰청 포토라인에 서서까지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지 않는 피의자들의 뻔뻔스러움에 국민들은 크게 분노한다. 적폐청산대상 고위공직자들은 재임기간 동안 권력을 이용해 저지른 온갖 치부(恥部)가 속속들이 드러나고 있다. 그런데도 뉘우치기는커녕 정치보복으로 몰아가는 그들은 법의 심판으로부터 결코 자유스럽지 못할 것이 분명하다.

자고로 충신은 국가와 민족의 이익과 자신의 이익이 서로 충돌할 때 국가와 민족의 이익을 위해 자신을 과감히 버릴 줄 아는 자를 말한다. 반면에 간신은 자신의 이익을 도모하기 위하여 국가와 민족을 배신하는 자이다. 충신은 나라가 위태로울 때 국가와 민족을 위해서 기꺼이 목숨까지 내놓음으로서 영원히 살고, 간신은 국가가 위기에 처해 있을 때 목숨 하나 부지하기 위해서 국가와 민족을 배신함으로서 영원히 죽는다는 역사적 교훈을 현 정부 고위공직자들은 새겨들었으면 한다. 분노하는 국민들을 위로하는 길은 한시라도 빨리 적폐를 청산하는 것 이외에는 달리 방법이 없을 것 같다.   


구병두  kpt5503@yaho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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