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바이오팜 수면장애치료제, 코오롱생명과학 4억 시장 코앞, LG화학 당뇨치료제 후속 개발

사진=민주신문 DB

[민주신문=허홍국 기자] SKㆍ코오롱ㆍLG그룹이 바이오 신약개발을 놓고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 바이오산업이 미래먹거리로서 고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고, 시장 성장성이 커 앞 다퉈 신약 개발에 뛰어들어 투자를 이어가고 있는 것이다.

국내 굴지의 대기업들이 이처럼 바이오 신약개발 투자에 나서면서 바이오 시장 성장도 가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재계에 따르면 SKㆍ코오롱ㆍLG그룹이 신수종 사업으로 삼은 바이오 제약 산업이 빛을 발휘하는 모습이다. SK그룹의 바이오계열사인 SK바이오팜의 수면장애치료 신약의 미국 진출이 가시화되고, LG그룹 계열사인 LG화학 생명과학본부가 국내 최초로 개발한 당뇨치료 신약을 인도, 태국 등 해외 수출을 앞두고 있다. 코오롱그룹은 퇴행성 관절염 세포유전자치료제의 신약개발에 성공, 미국에서 3상 실험이 예정돼 있어 그룹 수익 창구원로 부각되는 상황이다.

이들 기업은 앞으로도 신약개발에 대규모 투자를 이어갈 방침이어서 바이오 시장 성장도 빨라질 것이라는 게 관련업계 관측이다. 바이오 개발 최대 19년, 최소 6년 만에 신약이라는 깃발을 꽂거나 꽂기만을 앞두고 있는 것이 그 근거다.

우선 SK그룹은 SK바이오팜의 수면장애치료제가 판매 가시권에 들어왔다. SK바이오팜이 최근 미국 재즈파마슈티컬스와 공동개발 중인 수면장애신약 ‘SKL-N05(미국개발명 JZP-110)’이 미국 식품의약청(FDA)에 신약판매승인신청(NDA)을 완료해 수익 기대감이 커진 것. 통상 FDA의 신약 승인이 1년 가량 걸리는 점을 감안하면 빠르면 내년 말, 늦어도 2019년 초에는 미국 시장에 시판된다.

SK바이오팜이 수면장애신약 상업화로 미국 시장에서 거둬들이는 로열티 예상 수익은 800억대 다. 이는 파트너사인 재즈파마슈티컬스를 통해 추정한 수치다. 현재 SK바이오팜은 구체적으로 수면장애신약에 대한 실적 예상치를 공개하고 있지 않다. 수면장애신약은 2011년 임상 1상을 시작으로 임상 2상까지 성공적으로 끝낸 바 있다.

재즈파마슈티컬스는 2014년 당초 신약개발 파트너인 미국 에어리얼바이오파마로부터 신약에 대한 판권을 사들이면서 SK바이오팜의 파트너사로 등장했다. 이 판권은 아시아 특정지역을 제외한 글로벌 판권이다. SK바이오팜은 이 당시 향후 상업화에 성공하면 매출액에 따라 로열티를 지급하는 계약을 체결했고, 로열티율은 7%~9%로 추정되고 있다.

특히 재즈파마슈티컬스는 수면장애치료제 선도약물인 자이렘(Xyrem)을 자국 내에서 판매하고 있는데 특허만료를 앞두고 있는 상황이다. 자이렘은 글로벌 시장에서 연간 1조 원 이상의 매출액을 올리고 있는 약품으로, 재즈파마슈티컬스는 신약 SKL-N05를 그 후속제품으로 고려하고 있다. SK바이오팜도 신약이 자이렘 1조 원대 글로벌 시장 공략을 목표로 한다고 밝힌 상태로, 후속 신약으로는 지난해 말부터 삼성서울병원 난치암센터와 함께 중추신경계 항암제를 개발 중이다.

코오롱그룹은 19년간 1100억을 투자해 세계 최초로 개발한 무릎골관절염 치료제 인보사를 지난달 코오롱생명과학 충주공장에서 양산하기 시작하며 4억명 시장을 본격 공략 중이다. 코오롱생명과학 자회사인 티슈진은 1999년 설립 후 세포유전자 치료제 개발의 외길을 걸어왔다.

이 신약은 사람의 정상 동종연골세포와 세포의 분화를 촉진하는 성장인자를 가진 세포를 무릎 관절강 내에 주사로 간단히 투여해 퇴행성 관절염을 치료한다. 인보사는 올해 7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신약품목 허가를 받았고, 내년부터는 미국에서 3상 실험 예정이다. 티슈진은 코스닥 상장과 함께 시가총액 2조원을 넘으며, 단숨에 코스닥 7위로 올라설 정도로 차세대 바이오기업으로 부상한 상태다.

최근 일본 미쓰비시다나베 제약이 임상시험 관련 절차를 문제 삼으면서 관련 신약에 대한 기술수출 계약을 취소하고 계약금 240억원의 반환을 요청해 신약 사업에 차질이 예상됐지만, 증권가에서는 큰 문제가 아닌 것으로 봤다. 신약 제품에 대한 문제가 아닌 양사간 신약 개발정보 공유의 이견이기 때문이다.

미쓰비시다나베 제약은 인보사의 원개발사로 미국 임상을 진행하고 있는 티슈진이 미국 임상 3상을 위한 임상 시료 생산처 변경을 알리지 않은 점과 임상 보류 문서를 전달하지 않은 점을 문제 삼은 상태다. 코오롱생명과학은 이 사안과 관련해 임상 시료 생산처를 론자로 변경하는 과정에서 상대방과 충분히 공유해왔다고 반박하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LG화학도 바이오 신약개발에 힘 쏟으면서 속도를 내는 상황이다. 생명과학본부를 중심으로 오는 2025년까지 R/D, 시설에 3000억을 투자해 성과를 내겠다는 복안이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LG화학 생명과학본부(옛 LG생명과학)는 2012년 12월 국내 최초 당뇨치료 신약 제미글로를 출시해 연간 10% 이상씩 성장하고 있다.

이 신약은 2013년 연 매출 57억원을 시작으로 지난해 연 매출 557억원을 기록하는 등 성장세를 이어가는 중이다. 올해도 10%이상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며, 예상 매출액은 700억원 안팎이다. 현재 국내 판매 누적금액은 1600억원 이상이다.

사진=코오롱생명과학, LG화학

대기업들이 바이오 신약개발 각축전을 치열하게 벌이듯 시장 규모 역시 커지고 있다.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가 2014년 7월 발표한 성장과 복지를 위한 바이오 미래전략에 따르면 국내 바이오산업은 2013년 7.9조원에서 2020년 16조원 규모로 전망되고 있다. 이는 연평균 10%이상 바이오 산업이 성장한다는 것이 전제다. 이는 점점 현실화되는 모습이다.

유한양행이 관련업계 최초로 3분기 만에 매출 1조원을 넘어섰고, 셀트리온헬스케어와 한미약품도 유력 후보로 부상되는 등 제약사 성장세가 가파르기 때문이다. 더나가 바이오산업 세계 시장규모는 오는 2020년 635조원대로 성장이 예상된다.

SKㆍLGㆍ코오롱그룹은 굴뚝 없는 산업이자 성공 가능성이 희박한 신약개발 투자를 이어갈 방침이다. 이는 신성장 동력으로서 시장 성장 가능성이 크고, 한번 신약개발에 성공하면 수익을 꾸준히 낼 수 있는 장점이 매력적인 요소로 꼽힌다.

LG와 코오롱그룹은 신약개발에 방점을 찍었다. LG화학 관계자는 “오는 2025년까지 R/D, 시설 투자에 3000억을 쏟아 신약개발을 이어갈 계획이다”고 말했다. 고부가가치의 신수종 사업인 만큼 투자를 아끼지 않겠다는 게 LG화학의 복안이다. 코오롱그룹 관계자는 “신성장 동력인 만큼 바이오산업에 지속적인 투자를 통해 수익 창출을 이어갈 것이다”고 강조했다.

SK그룹은 최태원 회장이 신수종 사업으로 삼은 만큼 새 먹거리로서 육성하겠다는 계획이다. SK그룹 관계자는 “최 회장이 바이오산업을 신수종 사업으로 삼겠다고 밝힌 후 SK바이오팜을 세운만큼, 지속적인 투자로 새 신약개발에 주력할 것이다”고 밝혔다.

SNS 기사보내기
기사제보
저작권자 © 민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