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당은 외연 확대없인 소멸”..지방선거 전 승부수 시사
호남 반발 정면돌파 의지..“바른정당은 反한국당 파트너”

10일 오전 전남 목포시 김대중 노벨평화상 기념관 일원에서 열린 제1회 김대중 마라톤대회에 참여한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축사를 하고 있다. 오른쪽은 박지원 전 대표.. 사진=뉴시스

[민주신문=강인범 기자]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정당은 외연확대 없이는 소멸할 수밖에 없다"며 바른정당과 통합 카드의 뜻을 접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당내 호남지역 의원들과의 갈등 국면이 지속되고 있다. 캐스팅보트를 쥔 원내 제3당 국민의당은 이번 예산 정국에서도 어김없이 존재감을 드러냈다. 양측 모두 ‘정치적 결별’은 ‘최선의 선택’이 아니라는 무언의 공감대가 형성된 상황에서 어느 한쪽이 ‘뜻’을 접지 않은 이상 ‘한 지붕 두 가족’ 상황은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다.

안 대표를 향한 당내 ‘비토’가 분출하고 있는 상황에서 ‘마이웨이’를 고수하고 있는 그의 통합의지는 확고하다. 예산정국에서 엇박자 행보를 보인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은 임시국회에서 양측간 연대를 보다 공고히 하기로 의견을 모은 것. 국민의당과 바른정당 일부 의원들의 정책연구모임인 국민통합포럼이 7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양당 정책연대의 과제와 향후 발전방안'을 주제로 개최한 세미나에서 안 대표와 유승민  바른정당 대표는 이같이 뜻을 모았다.

안 대표는 이 자리에서 "다당제가 유지되는 것 자체가 너무나도 어렵다. 3당, 4당은 예외 없이 대선이나 총선 직후 소멸됐다"며 "다당제를 지키는 주축인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이 서로 간 생각의 공통점을 찾는 노력과 차이점에 대해서도 서로 치열한 토론 통해 그 간극을 좁히고자 하는 노력이 무엇보다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유승민 대표도 바른정당과 국민의당을 두고 '우리'라는 표현을 쓰면서 친근감을 과시했다. 유 대표는 "우리(바른정당과 국민의당)는 지난 예산처리 과정에서 양당이 공통 추구하는 가치를 끝까지 실현하진 못했지만 입법 관련해선 같이 노력할 부분이 있다"며 "양당이 진지한 노력으로, 입법에서 협력하는 모습을 보여줄 수 있으면 국민들에게 희망을 줄 수 있다"고 주장했다.

진통은 있지만 ‘철수(撤收)는 없다’는 것이 안 대표의 의지다. 호남행 직전 터진 박주원 최고위원의 'DJ(김대중 전 대통령) 비자금 허위제보 의혹'으로 호남행을 취소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비등했지만 정면돌파를 선택했다. 안 대표는 9일부터 2박3일간 호남행을 통해 중도통합에 대한 ‘의견 수렴' 행보에 나섰다.

10일 오후 광주 동구 조선대학교 서석홀 앞에서 국민의당 광주시당 주최 연대·통합·혁신을 위한 토론회가 열리기에 앞서 국민의당 지지자들(뒤쪽)과 지도부 사퇴를 요구(앞쪽)하는 시민·당원들이 맞불 집회를 벌이고 있다. 사진=뉴시스

다만 과정은 역시 순탄치 않았다. 10일 오전 목포에서 열린 김대중마라톤대회 개막행사에서는 안 대표 팬클럽 인사가 통합 반대파인 박지원 전 대표를 향해  "영혼과 양심까지 팔았느냐"며 계란을 투척하는 일이 발생했다. 오후 광주서 열린 토론회에 앞서서는 안 대표를 지지하는 측과 지도부 사퇴를 요구하는 반대파의 맞불집회가 거셌다.

광주 조선대 서석홀에서 열린 '연대-통합 혁신을 위한 토론회, 안철수 대표에게 듣는다'에서도 찬반 측 입장이 엇갈렸다. 조정관 전남대 교수는 중도 통합 찬성에 힘을 실었다. 그는 “지방선거 전에 바른정당과 통합해야한다고 생각한다"며 "제가 알기로는 바른정당이 이미 부산, 대구나 많은 지역에서 국민의당 사람들과 토론도 하고 한몸이 되어가고 있는거 같다"고 말했다. 김동헌 광주 경실련 사무처장은 "당장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있어서 더 고민되고 힘들겠지만 지금도 늦진 않았다"고 강조했다.

지병근 조선대 교수는 "제가 지켜본 안 대표의 정치는 크게 보면 극중주의 표명, 다당제 실현 추구, 바른정당과의 연대 등 세 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며 "국민이 보기엔 이 세 가지인데 이제 국민이 의구심을 갖고 있다. 바른정당과의 연대가 문제있다는 인식을 하고 있기에 거기에 대한 반발, 특히 호남 반발이 크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그는 "DJ가 중도주의를 표방한 정당을 많이 만들었지만 실제론 우리가 중도 정당이니 지지해달라는 건 본 적이 없다. 이념 중도정당이라해도 보다 선명한 과제, 선명한 대립지점을 국민에 보였을 때 지지받을 수 있다"고 제언했다.

안 대표는 11일 이날 오전 전북 전주 전북도의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연 자리에서도 국민의당과 바른정당간 통합시 문제로 거론되는 정체성에 대해 적극 옹호에 나섰다. 그는 “바른정당의 경우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에 찬성했고, 두 번에 걸쳐 (소속 의원들이) 자유한국당으로 탈당했음에도 불구하고 반(反)자유한국당 노선을 분명히 했다"며 "그런 차원에서 보면 (바른정당은) 반자유한국당 연대 파트너가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3당 통합설에 대해선 “절대 그렇지 않다”며 강하게 부인했다. 안 대표는 "지난 몇 년 간 제 정치행보를 보면 모두 제가 희생하면서 자유한국당 수구세력을 축소하는 쪽으로 노력해 왔다"며 "저는 오히려 더불어민주당이 한 게 뭐냐고 되묻고 싶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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