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신문 DB

중국이 대바겐세일을 한다는 광군제에 중국 업체들이 시간당 얼마를 판매했다는 뉴스가 외신을 통해서 전달되었습니다. 최근에는 미국의 최대 바겐세일이라는 블랙프라이데이가 막 지났습니다. 그런데 그 사이에 의미 있고 생각해봐야 할 날이 있었습니다. 지난 11월 19일은 '세계 가난한 이의 날' 이였습니다. 12월 1일 구세군 냄비 시종식을 했습니다. 보통의 사람들은 구세군 냄비가 시작하면 비로소 연말이라는 사실을 자각합니다.

이 연말 우리 주변의 가난한 이들을 생각해봅니다. 경제적으로 가난한 이, 정신적으로 가난한 이, 정치적으로 가난한 이, 사회적으로 가난한 이, 인종적으로 가난한 이, 종교적으로 가난한 이, 우리 주변에는 가난한 사람이 너무 많습니다.

가난한 이의 날이란 그렇게 여러 가지의 이유로 사회적 냉대를 받는 것을 의미합니다. 대다수의 사람들이 동의하지 않지만 아직도 차별을 받는 경우는 많이 있습니다. 동남아 출신 근로자에 대한 편견과 중국 동포는 모두 잠재적 범죄자라고 바라보는 시각, 여성 운전자는 모두 ‘김여사’로 통용되고 있고, 노숙자는 모두 알코올 중독에 근로 의욕이 없는 게으름쟁이로 쉽게 생각해버리는 오늘의 우리들의 현실 자각 너무 쉽게 편견 속에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합니다. 이슬람교를 믿는 사람들은 다 테러리스트인가요? 박근혜를 지지하고 거리에 나온 어르신들은 모두 몇 푼의 돈을 받고자 나온 아르바이트인가요?

너무 많은 사람들이 그냥 쉽게 판단해버리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합니다. 조금 더 깊이 있게 생각해본다면, 그런 판단들이 미디어 과잉은 아닐까? 정보의 홍수 때문이지는 않을까 그래서 막연한 두려움에 그들을 분리하고 나누고 냉대하는 것이 조금 더 안전하다고 생각하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일부 극우주의자들은 지역 편견의 이야기로 "조폭은 대부분 호남 출신이다. 그리고 호남사람들은 사기꾼들이 많다"라고 말하곤 합니다. 2016년 경찰청 공공데이터를 보면 인구 대비 사기 사건 비율 1위는 부산경찰청이었고 경남은 전국 평균도 조금 높고 전북은 전국 평균보다 낮습니다. 심지어 전남경찰청은 16위 꼴찌를 했습니다. 사실과 구호 나아가 편견이 가지는 오류들입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세계 가난한 이의 날에 맞추어 ‘가난한 이들 안에 있는 예수를 외면하지 말아 달라’라고 전했습니다. 교황은 선행을 등한시하는 것은 죄가 되는 것이라고, 그리고 일시적인 기부가 아니라 기부를 넘어서 즉각 행동하라고 말씀하셨습니다. 교황은 또 미사에서 하느님께서는 우리에게 악에 분노를 느꼈느냐고 묻지 않으시고, 무슨 선행을 했냐고 물으실 겁니다. 가난한 이에게 관심과 그들에 대한 선행이 바로 천국으로 가는 여권이라 말씀하셨습니다. 종교를 떠나서 부의 불평등이 위험 상태인 우리나라에서는 깊이 성찰해봐야 할 말씀인 것 같습니다.

우리가 가난한 이의 날에 생각해야 할 가장 중요한 것은 몇 푼의 돈도 아니고 구호 물품만은 아닐 겁니다. ‘그것은 나랑 관계없어’ ‘이 문제는 사회적 문제이지 나의 잘못은 아니다.’라고 외면하는 것 일 것입니다. 중요한 것은 관심과 연대라고 생각합니다.

구세군 냄비 시종식이 있었던 오늘 '사회복지 공동기금이 얼마나 많이 모였다' 라는 뉴스보다는 보다 많은 사람들이 가난하고 소외받는 사람들을 위해서 노력하는지 알고 싶습니다. 언론에 의해서 과장되고 포장되어 편견을 조작하는 것을 지금 당장 그만두었으면 합니다.

우리 주변에는 하루하루 살아가는 것이 힘든 이웃이 너무 많습니다. 몇 푼 기부했다고 우리가 과연 선행을 했다고 이야기할 수 있을까요? 물질적 기부만이 가난한 이를 위한 것일까요? 저는 그 해답을 성경 구절에서 찾았습니다. 여러분은 어찌 생각하실지 궁금합니다.

그래서 오늘은 교황이 미사 때 언급하신 성경 구절로 마무리하겠습니다.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이르노니 너희가 여기 형제 중에 지극히 작은 자 하나에게 한 것이 곧 내게 한 것이라’

SNS 기사보내기
기사제보
저작권자 © 민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