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브랜딩 4개월째 60% 불과, CU는 3개월만에 완료…가맹점주협의회 "영업표지변경 암암리 진행" 반발

이마트24 전경. 사진=이마트24 홈페이지 캡처

[민주신문=유경석 기자]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의 편의점 사업이 삐걱거리고 있다. 이마트편의점 이마트위드미를 이마트24로 변경하는 리브랜딩이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리브랜딩 4개월을 맞지만 실적은 60%에 불과하다. 이는 BGF리테일이 훼미리마트를 CU(씨유)로 100% 리브랜딩하는데 3개월이 걸린 것과 큰 차이를 보인다. 이를 두고 가맹점주들과 갈등을 빚고 있기 때문이라는 시각도 있다. 

이마트24 앞세운 정용진의 골목상권 왕좌 욕심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은 이마트편의점을 그룹 핵심 성장동력이 될 수 있도록 한다는 구상이다. 이를 위해 지난 7월 이마트위드미를 이마트24로 리브랜딩에 착수했다. 11월 10일 현재 전국 2477개 가맹점 가운데 59.5%인 1475개 가맹점이 리브랜딩에 동참했다. 이마트24는 리브랜딩과 함께 매장 내부를 카페의 분위기로 연출하는 등 리셋 작업도 진행 중이다. 

이마트24는 리브랜딩을 완료한 점포의 매출을 분석한 결과 객수는 9%, 일 평균 매출은 8%가 늘어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또 매장을 찾은 소비자 설문결과 이마트24 브랜드에 높은 호감도를 보였고, 새로 바뀐 브랜드를 보고 매장을 방문했다. 이마트24는 이에 따라 올해 말까지 리브랜딩을 완료하고 외형적인 변화를 넘어 가맹점주와 함께 성장하기 위한 상생노력에 주력할 방침이다. 

하지만 리브랜딩 작업은 경쟁사인 BGF리테일과 비교할 때 속도가 더딘 편이다. 실제 2012년 BGF리테일은 편의점 브랜드를 훼미리마트에서 CU(씨유)로 3개월만에 100% 리브랜딩했다. 이마트24의 리브랜딩이 늦어지는 이유는 간판 교체와 함께 '리셋'으로 불리는 매장 리뉴얼 작업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마트24는 클래식 청취공간을 보유한 예술의전당점을 비롯해 따뜻한 밥을 직접 지어 제공하는 스파필드코엑스1호점, 잡지와 콘센트 좌석이 있는 북카페를 콘셉트로 한 스타필드코엑스3호점, 스터디카페가 있는 광주동림점, 남산타워가 보이는 3층 규모의 카페형 매장인 충무로2가점 등 특화매장 실험을 이어가고 있다. 

이마트24 가맹점주는 최근 가맹점주협의회를 설립하고 이마트24 본사에 영업표지변경(전 위드미) 등과 관련한 내용을 담은 공문을 발송하는 등 반발하고 있다. 이마트24가맹점주협의회 측은 이마트24 본사가 가맹점주들과 리브랜딩에 대한 사전 논의가 없는 상태에서 선언한데다 본사가 무상으로 간판을 교체하는 리브랜딩을 진행하면서 우회적으로 비용이 발생하고 있다는 입장으로 전해진다. 

간판교체, 리셋 강제 반발…이마트24 가맹점주협의회 구성 

리브랜딩과 매장 리셋은 전액 100% 본사가 부담한다. 다만 리셋할 경우 계약기간은 5년으로 연장된다. 계약기간 중 폐점할 경우 가맹점주가 감가상각비용을 부담해야 한다. 아울러 리셋할 경우 물건 수납공간을 별도로 마련해 공간이 폭넓게 활용할 수 있도록 하되, 이 공간에 물건을 채우는 것은 가맹점주가 부담해야 한다. 본사는 이를 위해 가맹점주에게 1000만 원을 추가로 대출하고 있다.   

하지만 가맹점주 측은 이마트24 본사를 전적으로 신뢰하지 못하는 분위기다. 이는 앞서 이마트24 측이 가맹점주들을 당황스럽게 한 사례가 있기 때문이다. 이마트24(당시 이마트위드미)는 지난 10월 서울지방공정거래사무소로부터 경고 조치를 받았다. 가맹희망자와 편의점 가맹계약을 체결하는 과정에서 주류공급이 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리지 않고 가맹계약을 체결했기 때문이다. 이보다 앞서 지난 4월 역시 이마트위드미를 개설하는 과정에서 가맹희망자에게 로또 판매권 입점이 가능한 것처럼 허위 정보를 제공해 경고 조치를 받기도 했다. 

이마트24가맹점주협의회 관계자는 "영업표지변경에 관해 본사에서 암암리에 시행되고 있는 상황을 보면 무척 우려스럽다"며 "특히 노브랜드 상품은 이마트24의 큰 장점인데, 이마트 측에서 노브랜드 전문점을 편의점 근접 상권에 출점시켜 영업 손실이 우려되는 등 본사를 믿을 수가 없다"고 성토했다. 

이마트24 관계자는 "현재 리브랜딩은 계획에 따라 진행 중으로, 노후한 매장의 경우 브랜드파워를 높이기 위해서는 단순히 간판을 바꾸는 작업뿐 아니라 매장 전반적인 변화도 수반돼야 한다"며 "편의점은 담배나 주류 매출이 중심이고 노브랜드 전문점과 업태도 다르기 때문에 별다른 영향은 없을 것"이라고 해명했다. 

한편 이마트24는 2017년 10월 기준 가맹점 2476개로, CU(씨유) 1만 2085개, GS25 1만2065개, 세븐일레븐 8943개에 이어 4위를 기록했다. 또 편의점이 증가하면서 식품위생법 위반도 급증 추세다. 최근 5년간 업체별로는 CU(씨유)가 총 303건으로 가장 많았고 GS25 232건, 세븐일레븐 174건, 미니스탑 116건, 위드미(이마트24) 16건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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