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매출 60% 중국 시장 폴리실리콘 공급 증가, 정책 변경에 따른 수요 감소 직면

이우현 사장. 사진캡처=OCI 그룹

[민주신문=허홍국 기자] 국내 최대 태양광업체 OCI 이우현 사장이 태양광 호(好)실적에도 웃지 못하는 처지에 놓였다. 전체 매출의 60%를 차지하는 중국 시장에서 태양광 모듈 원료인 폴리실리콘의 공급 증가와 중국 당국의 태양광 정책 변경에 따른 수요 감소에 직면한 것이다.

문재인 정부의 에너지정책인 탈원전 수혜주로 각광받고 있는 OCI는 강점인 단결정 모듈에 집중하는 전략으로 현재 시장 점유율을 지켜내겠다는 복안이다.

14일 태양광업계에 따르면 OCI 올해 3분기 실적은 매출액 9419억원, 영업이익 787억원을 거뒀다. 이는 지난해 동기보다 매출은 75.9%, 영업이익은 3373.2% 증가한 수치다. 특히 태양광발전 모듈 원료인 폴리실리콘 부문에서 실적 개선 폭이 컸다. 폴리실리콘은 태양전지에서 빛에너지를 전기에너지로 전환시켜주는 실리콘결정체다.

이 사장은 3분기 태양광 사업에서 좋은 실적을 냈지만 방심할 수 없는 처지다. 전체 매출의 60%인 중국 시장에서 폴리실리콘 수출에 걸림돌이 되는 영업환경이 펼쳐지는 까닭이다.

우선 위린JV과 REC실리콘, GCL 등 중국 태양광기업들이 내년부터 폴리실리콘 공급을 대폭 늘린다. 올해보다 최소 6.6만톤이 시장에 더 공급될 예정이다. OCI입장에서 중국 시장은 태양광 모듈 기준으로 봤을 때 세계 시장의 80%, 태양광 발전은 50%를 각각 차지하고 있어 빼앗겨서는 안 되는 시장이다. 폴리실리콘 공급량이 증가함에 따라 가격 경쟁이 불가피해졌다. 관련업계에서는 중국 기업의 폴리실리콘 공급이 본격화되면 현재 거래 가격보다 낮춰질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또 다른 걸림돌로는 중국 당국의 불확실한 태양광정책이 꼽힌다. 중국은 내년부터 태양광 전력의 보조금을 올해 이어 삭감할 계획이다. 현재 중국은 정부가 고시한 기준가격보다 태양광 전력거래가격이 낮을 경우 실제 전력거래가격과 기준가격의 차액을 지원해주는 발전차액지원제도를 운영 중이다. 그런데 태양광정책 변경으로 올 하반기 발전차액지원제의 보조금을 10% 이상 깎았다. 

중국 당국은 내년에 보조금을 더 줄이겠다는 방침이다. 이 같은 태양광 정책은 자국 내 태양광시장의 성장을 막는 요인이자, OCI입장에선 폴리실리콘 수출을 막는 악재로 작용될 가능성이 높다는 게 관련업계의 시각이다.

OCI 그룹 전경. 사진=허홍국 기자

증권가 전망도 괘를 같이했다. OCI가 내년에 중국시장에서 고전할 것이라는 예상이다. 금융투자업계에서 화학ㆍ반도체 리서치를 담당하는 한 연구원은 “OCI가 올해까지 폴리실리콘사업에서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내년부터는 보조금 삭감, 중국기업의 폴리실리콘생산설비 증설 때문에 성장전망이 불투명하다”고 봤다.

또 다른 연구원도 “내년 중국 태양광발전 수요가 올해보다 10% 이상 늘지 않으면 폴리실리콘 가격은 떨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에 대해 OCI는 강점 제품에 집중해 따라올 수 없는 경쟁력을 갖추겠다는 전략이다. 태양광 모듈에는 단결정과 다결정이 있는데, 경쟁력이 있는 단결정 모듈에서 품질 우위를 이어가겠다는 복안이다. OCI 관계자는 “관련업계에서 인정받고 있는 단결정 모듈의 제품 경쟁력을 키워 시장을 수성할 것”이라고 전했다.

SNS 기사보내기
기사제보
저작권자 © 민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