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종학 장관 후보자 답변서 제출…이찬열 의원 "주변 상권 영향 등 세제유예에서 제외시켜야"

더본코리아 홈페이지 캡처.

[민주신문=유경석 기자] 방송인 백종원이 운영하는 (주)더본코리아를 중소기업 졸업유예 제도 대상에서 제외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골목상권에 미치는 영향이 크기 때문으로, 이 경우 중견기업으로 분류돼 세제혜택을 받을 수 없게 된다.  

홍종학 후보자 "더본코리아, 중소기업 졸업유예 대상 제외 검토" 

8일 국민의당 이찬열 의원(경기 수원 장안구)에 따르면 홍종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는 "더본코리아와 같이 골목상권에 미치는 영향이 큰 기업 등은 중소기업 졸업유예 대상에서 제외하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답변서를 제출했다. 

홍종학 후보자의 답변서는 이찬열 의원이 서면 질의한, 매출액 1700억 원이 넘는 더본코리아를 중소기업 졸업유예 대상에서 제외하는 제도 도입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데 대한 것이다. 

이찬열 의원이 중소기업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유명 외식사업가이자 방송인 백종원씨가 대표이사로 있는 더본코리아는 홍콩반점, 새마을식당, 역전우동, 한식포차, 미정국수, 원조쌈밥집 등 대표 브랜드를 앞세워 2016년 한해 1239억 원의 매출을 올렸다. 2016년 9월 기준, 20개 브랜드 1267개점의 직·가맹점을 운영하고 있다. 더본코리아 점포수는 2011년 374곳에서 2016년 1267개로 무려 893개(238%)가 폭증한 것이다. 

더본코리아의 업종은 한식, 중식, 분식, 치킨, 커피, 주점, 기타 외식 등 골목상권에서 영업 중인 대부분의 먹거리에 망라돼 있다. 더본코리아는 한식세계화 선두주자를 표방하며 글로벌 외식기업을 목표로 하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 가맹사업개래 정보공개서에 따르면 1993년 백종원의원조쌈밥집(40개)을 시작으로, 2002년 새마을식당(168개), 본가(49개), 돌배기집(62개), 2004년 찜하다0410(1개), 2006년 홍콩반점0410(193개), 2007년 마카오반점0410(2개), 2009년 미정국수0410(18개), 2009년 빽다방(526개), 한신포차(94개), 2010년 죽채통닭(2개), 2010년 절구미집(1개), 홍마반점0410, 성성식당(2개), 2012년 백스비빔밥(4개), 역전우동0410(69개), 2013년 대한국밥(4개), 2015년 백스비어(32개), 백철판0410(30개), 2017년 원키친 등 20개 브랜드를 런칭해 가맹점을 모집하고 있다. 

백종원의 장사이야기 표지. 사진=뉴시스

한식, 중식, 커피, 주점 등 골목상권 업종 진출…'더본코리아' 법적 제약 없고 세제 혜택

더본코리아는 현재 도소매업을 영위하는 중소기업으로 지정받아 신규 사업 진출 과정에서 법적 제약을 거의 받지 않는 반면 세제 혜택 등을 누리고 있다.

동반성장위원회는 지난 2013년 외식업중앙회의 신청에 따라 한식, 중식 등 7개 음식점업을 중소기업 적합업종으로 지정해 대기업의 사업 진출과 신규 점포 출점 자제를 권고해왔다. 더본코리아는 2013년 당시 도·소매업과 음식점업은 상시 근로자 수 200명 미만 또는 매출액 200억원 이하인 경우에만 중소기업에 포함된다는 기준에 따라 대기업으로 분류됐다. 

하지만 지난 2015년 1월 1일, 중소기업기본법 시행령이 개정되면서 도·소매업은 3년 평균 매출액이 1000억 원 이하, 음식점업은 400억 원 이하를 중소기업으로 규정하는 것으로 변경됐다. 이로 인해 더본코리아는 대기업에서 중소기업으로 하루아침에 기업 분류가 변경됐다. 이에 따라 중기청은 더본코리아 매출액 비중 중 도·소매업이 높다는 이유로 지난 2015년 3월과 2016년 4월 중소기업 확인서를 발급했다. 

더본코리아의 최근 3년간 매출액은 평균 980억 원으로 음식점업으로 등록이 됐다면 대기업으로, 도·소매업으로 등록이 됐다면 중소기업으로 분류가 돼 동반위의 규제를 합법적으로 빠져나갈 수 있는 것이다. 현재 프랜차이즈 가맹본부의 73.3%가 음식점업으로 분류되며, 도·소매업으로 등록된 곳은 9.0%에 불과하다. 
 
2014년 방송계 진출 이후 뚜렷한 성장세…893개 폭증

더본코리아는 1993년 백종원의원조쌈밥집을 시작으로 24년째 가맹사업으로 성장중인 중소기업이다. 더본코리아의 성장은 대표이사를 맡고 있는 백종원 사장과 무관하지 않다. 백 사장은 2014년 방송 출연을 시작해 꾸준하게 인지도를 높이고 있다. 

이는 곧 가맹점 모집으로 이어지고 있다. 2009년 런칭한 빽다방의 경우 526개 가맹점 가운데 524개가 2014년 이후 신규개점했다. 역전우동(69개)은 2016년 28개, 2015년 22개, 2014년 9개 총 59개(86%)가, 홍콩반점0410(193개) 역시 2016년 51개, 2015년 32개, 2014년 29개 총 112개(58%)가, 한신포차(94개)도 2016년 17개, 2015년 9개, 2014년 9개 총 35개(37%), 돌배기집(62개)는 2016년 28개, 2015년 29개, 2014년 4개 총 61개(98%)가 가맹점 계약을 맺고 영업을 시작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더본코리아를 두고 '광고할 필요도 없는 알짜기업'이라는 평가도 있다. 백종원 씨 역시 '1석3조의 행운아'로 불린다. 고액의 출연료도 받으면서 방송을 통해 유명세를 더하게 되고, 이를 통해 사업도 순조롭다는 것이다. 백종원 대표는 지난 2013년 1월 배우 소유진과 결혼하면서 언론의 조명을 받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진다. 

더본코리아가 한식, 중식, 치킨, 커피 등 골목상권형 업종에 진출하면서 우려하는 목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다. 

이찬열 의원은 "더본코리아는 박리다매를 영업의 기본 전략으로 삼고 있고, 원료를 대단위로 구입하면서 원가를 낮추기 때문에 영세 상인들은 가격 경쟁력 측면에서 뒤쳐질 수 밖에 없다"며 "현행처럼 중소기업 졸업유예 대상을 일괄적으로 지정하기 보다는, 관련 업종이나 주변 상권 등에 미치는 영향을 별도로 분석해 유예에서 제외시키는 중소기업 졸업유예 예외제도 도입을 적극 검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홍종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는 "중소기업 졸업유예 제도는 졸업에 따른 정부지원 단절로 인해 성장을 기피하는 현상을 완화하는 데 그 운영의 실익이 있다"며 "더본코리아처럼 골목상권에 미치는 영향이 큰 기업 등에 대해서는 예외를 두는 방안을 실태분석 등을 통해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더본코리아 관계자는 이에 대해 "가맹점주 역시 자영업자이고, 더본코리아는 법에서 정한 규정에 따라 가맹사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해명하고 "전문점 위주의 다브랜드 방식의 영업전략을 구사하고 있어 다양한 브랜드가 더 파생될 수 있다"고 해명했다.   

한편 전국 42만 회원과 300만 외식업계종사자들을 대변하는 외식업중앙회는 '브랜드들이 특정인의 인기에 영합해 우후죽순 생기게 되면 주변 외식 자영업자들이 피해를 입게 된다'며 우려를 표명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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