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 "퇴행적 시도 성공 못할 것" 반격 시사...추미애 "사찰 공화국 진실 밝힐 것"

이명박 전 대통령이 27일 오후 서울 강남구 삼성동 사무실에서 나와 경호를 받으면서 퇴근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민주신문=강인범 기자] 이명박 전 대통령이 오랜 침묵을 깨고 문재인 정부에서 이뤄지는 일련의 ‘적폐청산’ 드라이브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이 대통령은 28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을 통해 "전전(前前) 정부를 둘러싸고 적폐청산이라는 미명 하에 일어나고 있는 사태를 지켜보고 있다"고 했다.

이어 "이러한 퇴행적 시도는 국익을 해칠 뿐 아니라 결국 성공하지도 못한다"고 반발했다. 그러면서 "때가 되면 국민 여러분께 말씀드릴 기회가 있을 것"이라며 반격에 나설 수도 있다는 의지도 간접적으로 드러냈다.

현재 큰 줄기로 집권여당과 사법당국이 실체 규명에 총력을 기울이는 부분은 국가 정보기관이 개입한 댓글공작 사건 등 정치개입 의혹이다.

국정원은 적폐청산TF는 조사 결과를 근거로 지난달 21일 민간인 '사이버외곽팀(외곽팀)' 팀장 김모씨 등 30명에 대해 국정원법 위반 혐의로 MB국정원에 대한 첫 수사의뢰를 한 상태다.

여기에 청와대 주도하에 이뤄진 것으로 여겨지는 박원순 서울시장을 비롯한 야당인사 사찰 의혹 및 문화계 블랙리스트 작성, 방송장악 시도 등도 여야가 팽팽한 입장차를 보이는 부분이다. 게다가 아직 수면아래에 있지만 방산비리의 윗선 규명과 공기업의 방만한 재정손실을 초래한 자원외교 비리의혹도 뇌관으로 자리잡고 있다.

‘적폐청산’ 과 ‘정치보복’이라는 두 프레임이 충돌하고 있는 상황에서 보수와 진보진영의 전면전 양상은 불가피 할 것으로 보인다. 당장 자유한국당을 비롯한 보수진영이 노무현 전 대통령의 640만 달러 뇌물 사건 재수사 이슈화를 시도하고 있는 상황에서 진실 여부를 떠나 진영 논리에 갇힌 서로를 향한 ‘흡집내기’ 공세가 본격화 될 가능성도 농후하다.  

MB의 ‘메세지’가 나온 직후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는 29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을 통해 “최근 여권에서 검찰을 앞세워 벌이고 있는 MB(이명박)정부에 대한 수사는 노무현 죽음에 대한 정치 보복쇼에 불과하다"고 동조했다.

그는 이어 "5·18 재수사로 전(전두환)·노(노태우) 부정, 박정희 기념우표 발행취소, 새마을 예산대폭 축소로 박정희 부정, 건국절 논란으로 이승만 부정 등 앞서간 우파정권은 모두 부정하고 자신들의 좌파정권만 정당하다는 것"이라며 "5년도 남지 않은 좌파 정권이 앞서간 대한민국 70년을 모두 부정하고 나선 것이다”고 주장했다.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9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 더불어민주당 당대표회의실에서 진행된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반면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이명박 전 대통령이 오랜 침묵을 깨고 ‘前前 정부를 둘러싼 적폐청산이라는 퇴행적 시도는 국익을 해칠 뿐’이라고 입장을 밝힌 것에 대해 “퇴행적 정치로 연명했던 대통령의 비겁한 항변”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추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에 참석해 “드러난 범죄 혐의를 덮는 것이 퇴행이고, 이를 묵인하는 것 또한 곧 국익을 해치는 것이다”며 이같이 말했다.

추 대표는 민주당 적폐청산위원회에서 공개한 내용을 언급하며 “국정원과 군을 이용한 대선 개입과 정치공작이 이명박 대통령 시절에 청와대의 지시로 이뤄졌다”며 “공영방송 KBS에 대한 적극적인 개입과 심지어 우리당에 대한 도청사건 무마 사실도 확인됐다”고 말했다.

이어 “민주당의 지방자치단체장을 조직적으로 사찰하고 더 나아가 국가공권력을 이용해 행정적, 재정적 압박까지 가했다는 것이며 더욱 놀라운 것은 노무현 대통령에 대한 망언을 서슴지 않았던 정진석 당시 청와대 정무수석 등 MB의 비서진들에 대한 총선 출마를 지원하는 청와대의 관권선거 계획도 확인이 됐다”고 강조했다.

추 대표는 “당시 청와대가 중심이 되어 전방위적으로 이뤄진 야당 사찰, 관권선거, 언론·문화계 탄압은 민주주의 국가라면 감히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일들이다”며 “한마디로 MB 정권은 ‘사찰 공화국’에 이어 ‘공작 공화국’임을 보여준 것이다”고 비판하며 성역없는 수사를 촉구했다. 

추석 연휴 이후 국정감사에서 ‘적폐청산’을 놓고 전·현 정부의 전면 충돌로 예고된다. 우원식 원내대표는 이날 최고위에서 “최근 잇따라 밝혀지고 있는 공공기관 부정 채용사례는 우리 청년들의 지친 어깨를 더 처지게 만들고 있다”며 “최근 감사원이 공공기관 53곳에 대한 채용 실태를 조사했는데, 그 결과 무려 74%에 해당하는 39개 기관에서 불법사례가 적발됐다”고 지적했다.

우 원내대표는 그 예로 여성 지원자를 의도적으로 탈락시킨 가스안전공사, 지방대 출신 지원자를 부당하게 차별한 중소기업진흥공단, 조직적 채용비리로 검찰수사를 받고 있는 금감원, 부정채용의 실태가 드러나고 있는 강원랜드를 언급했다. 

그러면서 우 원내대표는 “지난 이명박-박근혜 정권 9년 동안 나라 곳간은 털리고, 국토가 파헤쳐지더니, 이제는 청년들 꿈마저 갉아먹는 비리의 복마전이 됐다”며 “더불어민주당은 청년에게서 공정한 기회를 빼앗고, 청년의 정직한 땀을 우롱해왔던 공공기관 채용비리를 이번 국감에서 발본색원하겠다”고 포문을 열었다.

더불어민주당은 국감 종합상황실에서 상임위별로 파악된 공공기관 채용비리를 종합적으로 전담하는 팀을 구성하고 채용비리를 원천적으로 봉쇄할 수 있는 법적, 제도적 장치을 마련하겠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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