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푸른 경기가구인증센터장 인터뷰 “차별화 전략으로 일자리와 중기브랜드 지켜야”

지난 2일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국내 최대 가구박람회인 '2017 한국국제가구 및 인테리어산업대전'을 관람객들이 둘러보고 있다. 사진=허홍국 기자

[민주신문=허홍국 기자] 가구업계가 변화를 꾀하고 있다. 한샘과 현대리바트, 퍼시스 등 대기업 중심의 산업구조에서 살아남기 위해 중소기업들이 혁신과 도전으로 부단히 변화를 모색하고 있다.

특히 가구시장이 프리미엄과 중저가 시장으로 세분화되면서 강소 가구기업의 육성과 관련 산업의 저변 확대가 더 이상 뒤로 미룰 수 없는 과제로 떠올랐다.

이케아(IKEA)가 국내에 진출하면서 문을 연 D.I.Y(조립가구)시장 역시 중소 가구기업의 양성과 가구산업의 뿌리 확대, 대기업과의 품질과 차별화된 서비스 확보라는 시급한 당면 과제를 낳았다. 이 시장 역시 치열한 경쟁을 이어가며 성장하고 있다.

중소 가구업계는 이와 같은 변화와 혁신의 중심에서 진화의 길을 걷고 있다. 스타트기업을 육성하는 기관을 설립해 창업을 지원하고 중기업의 국내외 판로개척에 힘을 쏟아 붓고 있는 것이다.

이를 위한 대표적인 기관이 (재)경기대진테크노파크 경기가구인증센터다. 경기가구인증센터는 가구 창업자 교육과 스타트기업 지원에 나서고 있다. 특히 국제공인시험기관으로서 가구 품질 검사 등을 통해 품질 경쟁력을 확보, 해외 수출에도 측면으로 기여하고 있다.

이푸른 (재)경기대진테크노파크 경기가구인증센터장. 사진=허홍국 기자

이에 이푸른(왼쪽 사진) 경기가구인증센터장을 직접 만나 가구업계의 새로운 일자리 창출의 가능성을 짚어보고 향후 산업전망을 진단해봤다.

- 가구업계가 한샘, 현대리바트 등 대기업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다. 이에 따라 가구 중소기업들이 설 자리를 점점 잃고, 대기업에 종속되는 경향이 강해지는 모습을 보이는 중이다. 중소가구 기업의 생산, 유통 등 과정에서 시급히 개선돼야 하는 부분은 어느 과정이고, 이를 위해 필요한가?

“이케아 등 해외 브랜드 입점으로 국내 가구시장은 대형화 추세로 점점 가속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중소기업들은 이런 상황에서 대기업과 협업을 통해 경쟁할 수 있는 요소를 찾는 게 매우 중요하다.

특히 생산과정에 있어 제품의 질을 높이는 방안을 구축하는 것이 가장 필수적인 요소로, 중소기업들은 지금까지 가격 경쟁력만으로 소비자에게 접근하는 방식이었기 때문에 한계가 있었다고 생각된다. 디자인 및 품질 등에 대한 장기적인 투자와 B/S, A/S 등의 고객 서비스에 대한 강화를 위한 시스템 도입이 매우 시급하다.”

- 가구업이 규모의 경제로 흘러가면서 중소기업의 경쟁력, 즉 주문을 받아 제작된 가구의 대기업과 가격차, 소비자 브랜드 인식 여부에 있어 차이가 크다. 달리 보면 가격차가 크고, 중소가구 브랜드 인식이 없다보니 좋은 가구를 생산해도 소비자로부터 중소 가구기업이 주목을 받지 못하고 있다. 현재 가구업계에서 이를 극복하기 위한 노력과 앞으로 진행할 노력은 무엇이 있나?

“가구 중소기업에서 가장 필요한 부분이지만 어려운 부분이라고 할 수 있는 단계다. 즉 소비자로부터 관심을 받고 제품 구매가 이뤄지는 것이 중요하다는 의미다. 이를 위해 현재 보유하고 있는 제품에 대한 차별화를 어떻게 가져갈 것인지가 가장 핵심이다.

이에 브랜드와 스토리텔링 등 소비자에게 제품에 대한 가치를 부여하고, 고객에게 신뢰 받을 수 있는 제품 인증서 등을 보유하고 가구제품을 생산하는 과정을 국내 박람회 등을 참가해 고객들에게 브랜드 노출을 통한 회사 이미지가 다져지는 것이 중요하다고 본다.”

가구업계도 IT와 결합한 제품의 방향으로 나가고 있다. 사진=허홍국 기자

- 가구시장도 독일의 강소기업처럼 성장할 가능성이 높다. 소득이 증대되면서 내 집을 리모델링하는 수요가 증가하고, 손수 가구를 제작하는 등 소비자의 패턴도 변하고 있다. 쉽게 말해 웰빙붐과 맞물려 가구 등 인테리어 수요도 증가하는 상황이다. 실제 가구시장도 프리미엄과 중저가, 조립가구로 양분되고 있다. 중소 가구기업이 프리미엄 시장과 중저가 시장에서 우위를 가지고 강소기업으로 성장하려면 어떤 부분이 강화돼야 한다고 보는가?

“가구기업이 강소기업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끊임없는 제품 및 디자인 개발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현재는 트렌드를 반영하는 디자인, 소재 등을 적용해 제품을 출시하는 것이 키포인트다. 예를 들면 제품 단가를 내리기 위한 방법으로 국내에서 생산하는 기업(이태리 원피 수출 가공업체)등을 찾아 질은 높고 가격이 저렴한 가죽을 적용, 제품 판매를 할 수 있다. 보통 이런 기업들은 해당지역 소재 테크노파크 등 기업지원기관을 이용하면 도움을 받을 수 있다.

또한 정부에서 지원하는 수출 사업(시장개척단, 수출컨소시엄 등)을 통한 해외 시장조사 및 바이어 발굴, 현지 상담회에 참가해 판로개척을 통한 수출기업으로서 회사의 이미지를 높일 수 있는 부분도 상당히 중요하다.”

- 요즘 일자리 창출이 사회 화두로 떠올랐다. 청년실업률이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는 등 문제가 되고 있다. 경기가구인증센터에서 일자리 창출을 지원하는 사업은 무엇이며, 앞으로 가구업계에서 새 먹거리로 주의 깊게 보는 분야는 무엇인가?

“경기가구인증센터에서는 진로탐색 직업의식 향상교육을 위해 중ㆍ고등학생을 대상으로 센터 현장체험을 통해 시험분석 업무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는 행사를 추진하고 있다. 또 경기가구창작스튜디오를 통해 가구전문가 및 가구공방스타트업 육성, 일반인 아카데미운영, 사업화 지원을 추진해 목공예 1급 자격증을 부여해 가구 창업 및 취업을 할 수 있도록 적극 연계를 하고 있다. 또한 창업기업이 만든 제품을 가지고 박람회 행사 등에 참가해 홍보 및 판매 촉진을 지원하고 있어 스타트기업의 만족도가 높은 사업으로 평가를 받고 있다.

새 먹거리 분야로는 4차 산업과 ICT(정보통신기술)융합을 통한 아이디어가 있는 가구다. 이 가구분야 발전은 관련 기술을 확보한 기업에 제품 개발하는 프로세스를 도입해야하는 등 새로운 시장의 접근이 필요하다.”

-가구산업의 뿌리라 할 수 있는 공방을 육성하고 활성화시킬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이며, 이를 위한 제도적 보완 대책은 어떤 것이 있나?

“우리센터에서는 공방 활성화를 위해 연구개발 지원사업에 포함시켜 추진하려고 했지만 연구 인프라 여건, 인력구조 등이 부족해 중소가구기업만 개발에 참여했던 적이 있다. 가구특성상 기술이 없어 창업자금 대출, 보험가입 비용문제 등이 있어 기업을 운영하기가 쉽지 않은 게 현실이다. 사실 이케아가 가구시장에 진입하면서 조립가구에 대한 인식 확대로 공방은 활성화가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지만, 아직은 지원이 많이 필요할 것으로 판단된다.

이를 위해 공방에 대한 전수조사 등 실태조사가 추진돼야 하며 공방교육 중심에서 제품을 사업화할 수 있고, 몇 명의 창업인이 모여 기업을 만들고 분업을 통한 고가가구를 만들 수 있는 지원방안이 보완돼야 한다.”

사진=허홍국 기자

- 우리산업 전 분야가 온오프라인의 유통채널을 유지하며, 고객 확보와 매출 증대에 힘을 쏟아 붓고 있다. 가구산업도 온오프라인을 통해 각종 제품이 유통되고 있지만 중소가구의 전문 유통채널은 보이지 않고 있다. 중소 가구기업만을 위한 유통채널 확보와 그 필요성이 있다면?

“중소 가구기업만을 위한 유통채널은 가구 잡지가 일반적이다. 중소가구의 전문 유통채널은 필요하나 비용이 높아 많은 기업들의 참여가 쉽지 않은 상태다. 우리 센터에서는 지역 케이블을 이용한 가구산업 성과를 널리 알리기 위한 사업을 구상 중이다.”

-마지막으로 향후 가구산업 발전 전망과 가구 창업을 생각하고 있는 창업자에게 조언한다면?

“현재 국내 가구업체 대부분이 소규모 영세기업으로 운영 중이고, 갈수록 대기업과 중소기업, 소규모 영세기업 간의 양극화가 심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앞으로는 가구제품에 대한 세그멘테이션의 세분화가 진행되고 실용적인 부분에서 패션화되면서 브랜드 중요성이 점점 부각될 것으로 보인다. 중소 가구기업들도 자기만의 제품 브랜드를 만들어 가구제품을 생산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가구 창업자가 스타트업 출발에 있어 가장 중요하게 고려해야 할 것은 ‘특색 없는 공방, 다른 공방이 하는 형태를 모방’하는 식의 공방 운영은 매우 힘들다는 인식이다. 따라서 충분한 사전 조사를 통한 아이템 선정과 콘셉트 디자인, 소재, 타깃 고객층 등을 정하고 특색 있는 공방으로 이끌어 가야 한다.”

사진=경기가구인증센터 제공

한편 경기가구인증센터에서는 시험분석, 제품고도화, 수출지원, 유통지원에 대한 사업을 중점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특히 가구 중소기업의 경쟁력 강화 및 경기도내 가구산업 활성화를 촉진하기 위해 국내ㆍ외 제품인증 취득에 소요되는 비용을 지원함으로써 특화산업 육성과 지역경제발전에 기여하고 있다. 더나가 센터는 경기지역 중소기업의 해외 마케팅 및 수출활동을 지원해 수출기업 육성 및 해외 판로확대를 통한 매출액 향상을 유도하는 가구수출컨소시엄 사업을 펼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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