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 부진하든 말든 내 것 먼저 챙기자’ 집단이기주의 눈총

금속노조 현대자동차지부가 13일 현대차 울산공장 광장에서 조합원 출정식을 열고 올해 단체교섭에서 승리할 것을 결의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민주신문=허홍국 기자] 자동차업계가 노동조합의 파업 예고로 깊은 한숨을 내쉬고 있다.

노조가 중국 사드(THAAD)보복, 내수 부진 등 내우외환 직면에도 상생보다 자기만의 길을 고수하며 사측과 맞서고 있다.

관련업계는 신차 발표 등 각종 신차로 현재 불어 닥친 이중고를 넘어서기 위해 안간힘을 쏟고 있지만 연례행사가 돼 버린 노조의 하투에 고민은 깊다.

13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현대자동차, 기아자동차, 쌍용자동차, 한국GM(지엠) 등 노조가 파업을 만지작거리며 하투 수순을 밟고 있다.

선공(先攻)은 한국GM(지엠) 노조가 날렸다. 한국지엠 노조는 지난 7일 임금협상 결렬에 따른 쟁의행위 찬반투표에서 79,49%의 찬성으로 파업을 결정하고 본격적인 투쟁에 나섰다.

한국지엠 노조는 중앙노동위원회의 조정 결과가 나오는 대로 파업 돌입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현대기아차 노조도 파업 수순을 밟고 있다.

현대차 노조는 지난 6일 열린 20차 임단협 교섭에서 교섭 결렬을 선언하고 중앙노동위원회에 쟁의조정 신청을 냈고 오늘부터 노조원들에게 파업 여부를 묻는 찬반투표가 실시 중이다.

현대차 노조는 사측에 임금 15만4883원 인상, 순이익의 30%(우리사주포함) 성과급 지급, 4차 산업혁명과 자동차산업 발전에 대비한 ‘총고용 보장 합의서’ 체결 등을 요구한 바 있다.

이에 앞서 기아차 노조도 지난달 말 교섭 결렬을 선언하고 지난 3일 중앙노동위원회에 쟁의조정을 신청해 중노위의 조정 중지 결정을 앞두고 있다.

기아차 노조의 임단협 협상안은 현대차노조 요구안과 같다.

기아차 노조는 이달 말 찬반투표를 실시해 파업에 돌입할 수 있는 준비 절차를 끝낼 계획이다.

위기 극복을 위해 7년간 힘을 뭉친 쌍용차도 올해는 노사 갈등을 피할 수 없는 모습이다

쌍용차 노조는 올해 임단협 요구안으로 기본급 11만8000원 인상 및 8+8주야2교대제 도입 등을 주장하고 있다. 특히 기본급 인상폭은 지난해 인상분인 5만원보다 236% 높다

사측은 난감한 처지다. 노조 요구 사항을 100% 받아들이기 어렵기 때문이다. 신차 출시 효과와 효자 차량 티볼리의 선전에 실적이 개선되기는 했지만 경영환경이 불투명하다.

르노삼성도 심상치 않다.

르노삼성 노조도 올해 SM6 등의 판매호조에 따른 실적 개선으로 기본급 15만원 인상을 요구 중이다.

그러나 노조의 바람과 달리 업계는 내우외환이다. 내수 및 수출 부진에 성장의 발목이 잡혔다.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올해 상반기 내수시장에서 총 34만4783대를 팔았다. 이는 올해 내수 판매 목표치인 68만3000대의 50.5% 수준에 불과하다.

기아차와 한국GM도 전년보다 판매량이 줄었다. 이들 회사 판매량은 전년대비 각각 7.6%, 16.2% 감소했다.

자동차업계는 노조의 하투 돌입 수순에 답답한 심정이다.

자동차업계 한 관계자는 “매출 부진을 만회하고 성장하기 위해 신차 발표 등 노력하는 와중에 노조가 파업으로 발목을 잡는 형국”이라며 “회복세가 겪이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SNS 기사보내기
기사제보
저작권자 © 민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