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부 복지 정책에 따른 의료 산업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삼성ㆍLGㆍKT 등 3사는 미래 먹거리로 추진했던 ICT 기반 헬스케어산업이 의사-환자 간 원격의료 도입 중단 선회에 따라 성장의 발목이 잡힌 반면 한미ㆍ현대약품ㆍ오스템임플란트는 치매 국가책임제 등에 호재를 맞았다. 사진은 (왼쪽 상단부터 시계방향) 한미약품 본사, 현대약품 홈페이지 이미지, LG CNS 보급형 터치 닥터와이드, CES 2017에 참가한 삼성전자 전시관 갤럭시 기어 S3 모습. 사진=뉴시스, 각사 홈페이지

원격 의료기술 도입 중단 ICT 헬스켈어 정체

치매치료ㆍ임플란트 시술 건강보험 적용 확대

[민주신문=허홍국 기자] 문재인 정부 복지 정책에 따른 의료 산업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치매 국가책임제’와 의료산업 육성 지원을 통한 보건복지서비스 확대 정책을 추진하면서 제약업계의 실적 개선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반면 ICT 기반 헬스케어산업은 의사-환자 간 원격의료 도입 추진을 정부가 중단할 것으로 가닥을 잡으면서 성장의 발목이 잡힐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관련된 기업들의 표정은 상반된 모습이다.

26일 헬스케어와 제약업계 등에 따르면 삼성전자, LG전자, KT 등 3사가 정부의 복지 정책 선회로 악재를 만났다. 정부가 지난 7년간 추진했던 의사-환자 간 원격의료 도입이 사실상 중단된 것. 이들 3사는 ICT 기반 헬스케어산업을 적극 육성하기 위해 의사-환자 간 원격의료 기기 발전을 선도해왔다.

우선 삼성전자는 현재 갤럭시S5, 갤럭시기어 등의 최신 기기들에 심박수 측정이나 호흡측정 등과 같은 헬스케어 시스템을 도입해 이를 점차 확대해 나가는 추세다. 원격의료에 대한 서비스를 국내 시장에 도입, 이후 해외 진출이라는 계획을 세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LG CNS는 지난 5월 미국 미니애폴리스에서 열린 미국원격의료협회 전시회에서 원격건강관리솔루션 제품을 선보였다. 원격의료서비스는 환자건강을 관리하는 시스템이다. 이 서비스는 전자의료문서와 이동화상진료, 실버타운 스마트솔루션 등과 연계할 수 있다.

KT도 헬스케어 영역의 확대를 꾀하고 있다. 사물인터넷(IoT)을 적용한 헬스케어기기를 지속적으로 내놓으며 차별화를 시도하는 동시에 의료기관과 잇단 협업을 맺고 맞춤형 암치료 준비에 나선 것. 대표적인 행보가 지난 5월 국립암센터와 ‘클라우드와 빅데이터 기반 정밀의료 분야 업무협약’을 체결한 것이다.

KT는 이번 협약을 통해 개인 맞춤형 암치료 시대를 열겠다는 복안이다. 이에 앞서는 의료용 기기업체 인바디 및 카스와 제휴해 사물인터넷 기반 체지방계와 체중계를 출시한 바 있다. KT는 올해부터 ICT 기반 헬스케어 산업의 수익을 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월 31일 더불어민주당 상임대표로 서울 성동구 마장동 주민센터를 찾아 사회복지ㆍ보건공무원 및 지역공동체 활동가들과 간담회를 갖고 있다. 사진=뉴시스

원격의료 중단 선회

하지만 정책 방향이 의사-환자 간 원격의료 도입 추진을 중단하는 것으로 선회되면서 ICT 기반 헬스켈어 산업 성장에 빨간불이 켜졌다. 보건복지부 등 정부가 그간 ‘원격의료 전도사’ 역할을 자임했던 입장을 180도 바꿔 중단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 이에 따라 헬스켈어 산업의 성장 정체도 불가피해졌다. 당초 정부는 헬스켈어 산업이 다가올 4차 산업혁명에 대비한 유망 산업이라는 주장을 펼치며 의료 영리화 신호탄이란 지적에 팽팽히 맞서왔다.

국정기획자문위원회에 따르면 최근 원격의료 도입을 철회하는 방향으로 방침을 세웠다. 이 같은 선회는 보건복지부가 문재인 대통령 공약을 이행하겠다는 입장을 국정위에 제출하면서 원격의료 사업을 포기하겠다는 것을 밝혔기 때문이다. 문 대통령은 의료 사각지대 해소를 위해 ‘도시 보건지소 확충’과 ‘간호사 등 방문건강관리 인력 확충’을 공약사항으로 넣은 바 있다.

대신 전국 도서벽지와 격오지 군부대, 교정 시설, 원양선박 등 1만2000여명을 대상으로만 ‘의사-의료진’ 형태로 3차 시범사업을 계속 진행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았다. 원격의료나 ICT기반의 융·복합 헬스케어산업 육성 기조는 완전히 사라진 셈이다.

의료계도 이번 결정에 대해 환영한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헬스케어 산업은 이번 정책 선회로 빛을 잃게 됐다. 특히 국내에서는 삼성, LG 등이 진입해 스마트 헬스케어 산업을 선도하고 있지만 이번 정책 변화는 뼈아픈 대목이다.

사진=뉴시스

호재 맞은 제약업계

반면 제약업계는 호재를 만났다. 정부가 의료 보장성을 확대하고 노인복지 정책을 강화하면서 실적 개선 기대감이 높다. 고령화 인구 비중이 증가하고 노인의 의료비 지출이 늘면서 치매의 국가 보장 확대와 의료비 부담을 줄이는 방향으로 복지 정책이 선회됐다. 특히 치매치료제를 개발 중이거나 판매중인 한미약품과 현대약품, 치과 의료기기업계 맏형 오스템임플란트에는 호재다.

한미약품은 현재 개발 중인 바이오 신약물질에 파킨슨 질병 치료에 대한 연구가 진행 중이다.현대약품은 치매, 우울, 간질, 파킨슨, 항불안, 항정신 등 총 6개 계열 20 여 품목의 CNS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대표적인 치매 관련 제품으로는 타미린 정제(알치하이머) 미라프서방정, 하이패질(치매치료)이 꼽힌다.

오스템임플란트는 이달 말 열리는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에서 65세 이상 노인 임플란트 시술시 본인 부담금을 낮추는 방안이 논의되면서 수혜 기업으로 떠올랐다.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는 65세 이상 노인이 임플란트 시술을 치아 2개 이하로 받을 경우 건강보험을 폭넓게 적용해 본인부담금을 50%에서 30%선으로 낮추는 방안을 논의한다. 자기 부담금이 낮아지면 임플란트 시장은 확대될 전망이다. 노인인구 증가도 한 요인으로 분석된다. 오스템임플란트는 지난해 전년대비 20% 증가한 3440억 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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