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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조3872억 순이익 불구, 직원 성과급 ‘제로’…노조 파견 거부도

오태균 HR본부장, 공동 노조위원장에 ‘욕설’…사측 “모르는 일”

[민주신문=허홍국 기자] KEB하나은행의 노사 갈등이 격화되고 있다. 성과급과 노조 문제 등 곳곳에서 파열음을 내고 있는 것.

이에 은행 통합 후 사측과 노조의 대립이 최대치에 다다랐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27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KEB하나은행 노사 간 갈등의 골이 직원 성과급 미지급과 노조 전임자 파견 거부, 욕설 사건 등으로 절정으로 치닫고 있다. 특히 성과급 차등 지급과 통합노조의 전임자 파견 거부가 갈등을 부추기고 있다.

사측은 노조와의 실질적인 대화를 거부하고 있다. 전국금융산업노조가 대표해 올해 임금 및 단체협약(이하 임단협)에 나섰지만 협상은 지지부진하다.

이지섭 전국금융산업노조 교육문화홍보부장은 “KEB하나은행이 임단협에 나섰지만 시간만 끌고 있다”며 “노조와의 대화 의지가 없는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대립

노사의 갈등은 노조 전임자 파견과 직원 성과급 미지급에서 시작됐다. 통합노조(공동위원장 김정한, 이진용)는 지난 1월2일 출범했다.

하지만 사측은 두 달이 넘은 현재까지 노조 전임자 발령을 내지 않고 있다. 외환은행 노조와 하나은행노조는 2015년 9월1일 양사 합병 후 지난해 말까지 별도 운영됐다. 더욱이 사측은 올해 정기 승진인사마저도 스톱했다.

성과급도 경영진인 임원들에게만 지급했다. KEB하나은행은 지난해 1조3872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냈다. 사측은 1년치 연봉에 해당되는 성과급을 임원들에게 지급했다.

하지만 직원들의 몫은 없었다. 호(好) 실적은 전 직원이 아닌 임원들에게만 해당된 것이다. 이 때문에 직원들 사이에선 실적이 부진할 때 가장 먼저 직원을 내보내면서 호 실적의 성과는 경영진만 챙긴다는 볼멘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다.

갈등을 폭발시키는 일은 이달 초 또 터졌다. KEB하나은행 임원이 6일 노조와의 면담 자리에서 노조 대표에게 욕설을 내뱉었다.

면담 자리에는 오태균 HR본부장(전무)과 김정한 공동노조위원장(이하 위원장)등 일부 관계자가 참석했다. 노사는 그 자리에서 올해 임금 인상 문제를 논의했다. 

서로 의견이 달라 급기야 감정이 폭발하면서 오 본부장이 김 위원장에게 ‘니가 위원장이냐?’ ‘싸가지 없는 XX’라는 실언을 했다.

이에 대해 김 위원장은 “오 전무에게 (이 같은)욕을 들은 것은 사실이다”고 밝혔다. 은행 내부에서는 오 전무가 김 위원장에게 욕을 했다는 소문이 무성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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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만

직원들은 임원들의 성과급 잔치에 불만이 높다. 지난해 호 실적에도 불구하고 직원들의 성과급 자체가 없다는 것에 불만이 상당하다는 전언이다.

전국금융산업노조 관계자는 “KEB하나은행은 직원들에게 옛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의 기준 차이를 핑계로 어떤 보상도 하지 않고 있다”며 “직원들 사이에선 성과급 미지급에 대한 불만이 팽팽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어 “임원들은 억대 연봉 수준의 성과급을 받지만 직원들은 성과급이 없어 상대적 박탈감이 크다”고 전했다.

여기에 올해 정기인사에서 승진은 없고 수평적 인사 조치만 한것도 직원들의 사기를 떨어뜨리고 있다. KEB하나은행은 올해 1월 부실장 및 지점장급 등 전보 인사만 낸 상황이다.

더욱이 고위 임원이 최서원(개명 전 순실)씨 ‘금고지기’ 역할을 하며 인사 특혜를 받았다는 의혹이 불거져 직원들의 불만은 누적됐다.

이상화 전 글로벌영업2본부장은 2009년부터 7년간 독일 근무를 하면서 최서원씨를 도왔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이 전 본부장은 2016년 1월 독일 근무를 마치고 귀국한 뒤 서울 서초동 삼성타운지점장으로 발령받은 뒤 한 달 만에 임원급인 본부장으로 승진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전 본부장은 이 같은 의혹으로 이달 8일 사표를 냈고 함영주 KEB하나은행장은 이날 밤늦게 수리했다.

KEB하나은행노조는 지난 16일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 이상화 전 본부장을 업무상배임 및 특정경제범죄법 위반 혐의로 고발했다.

KEB하나은행 통합노조(공동위원장 김정한, 이진용)는 지난 1월 2일 출범했다. 사진=전국금융산업노조

발뺌

KEB하나은행은 노조와의 갈등에서 발뺌하는 모습이다. 불리한 사안에서는 ‘모르쇠’로, 유리한 사안은 적극 옹호했다.

우선 사측은 고위 임원 막말과 관련해 확인이 어렵다는 식의 모르쇠로 일관했다.

KEB하나은행 관계자는 “노사가 6일 가진 면담자리에서 오태균 전무가 김정한 공동위원장에게 욕설을 했는지 여부는 알 수 없고, 확인도 어렵다”며 “그런 불미스러운 얘기가 은행 내부에서 나돌고 있다”고 말을 아꼈다.

노조 전임자 파견에서는 비슷한 자산을 가진 시중은행의 노조와 같은 크기의 전임 노조를 구성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 관계자는 이어 “노조 간부 파견 발령은 법령상 전임 노조원이 10명 안팎이어야 하고 비슷한 규모의 은행과 같은 수준이어야 하지만 그 이상의 인원을 노조 측이 요구해 조율중이다”고 강조했다. ‘임단협’과 관련해서는 “협상이 진행 중이다”고 짧게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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