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끼 1만원 이상…혼밥 부담‧카테고리 부실

[민주신문=신상언 기자] 배달은 전화로만 가능하다는 공식이 깨진 지 오래. 배달앱 시장규모는 지난해 1조5000억원을 돌파했다. 

‘배달의 민족’과 ‘요기요’, ‘배달통’ 등이 음식 배달앱부문을 평정한 가운데 세탁과 심부름, 생활용품 등 각종 배달앱이 증가세다. 가히 배달앱 시대라 할 만하다.

배달앱의 강점과 매력, 단점은 과연 무엇일까. 급격히 성장하고 있는 음식 배달앱을 3일간 직접 체험해보고 솔직하고 가감 없는 체험기를 기록해봤다. <주의! 체험기는 개인의 지극히 주관적인 견해다>

■ 배달의 민족

맛 집 찾기 수월…별 ★★★☆☆

영화배우 류승룡을 앞세운 스펙터클 한 영화 같은 광고로 이목을 집중시켰던 ‘배달의 민족’. 관련업계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체험 대상 중 가장 좋은 이미지로 다가왔다. ‘1등은 무언가 달라도 다를 것’이라는 막연한 기대감 때문이다.

기대감을 머금고 배달의 민족을 실행했다. 치킨, 피자, 한식 등 12개로 나눠진 카테고리는 깔끔하고 편리했다. 각 카테고리별로 수십개의 업체가 검색됐다. 무엇보다 회원가입을 하면 할인을 해준다는 배너부터 눈에 들어와 개인정보를 제공했다. 하지만 쿠폰함을 찾아봐도 쿠폰을 발견할 수 없었다. 할 수 없이 제 가격을 주고 배달을 시켰다.

나중에 찾아보니 앱에서 바로결제를 클릭하고 ‘배민산타클로스’라고 입력해야 하는 등 복잡한 절차를 거쳐야만 2000원의 할인을 받을 수 있었다. 기자처럼 앱을 처음 사용해보거나 서툰 사람들에게는 다소 불편했다. 할인의 장벽을 세워 놓은 것은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든다.

할인은 차치하고 일단 배가 고프니 음식점을 검색하기 시작했다. 혼자 먹어야 하니 치킨, 피자 등 비싸고 양이 많은 음식보다는 한식, 일식 등 간단히 끼니를 해결할 수 있는 메뉴 위주로 검색했다. 다행히 섹션별로 목록이 잘 정리돼 있어 음식을 고르는 재미가 있었다.

편리하게도 리뷰가 많거나 인기가 많은 순서로 검색도 할 수 있고 이용자들이 올린 사진이나 별점도 메뉴 선택에 참고할 수 있었다. 검색 시스템 덕분에 ‘맛집’을 찾기가 수월했다.

드디어 리뷰도 괜찮고 사진도 먹음직스런 ‘H돈가스집’을 찾아냈다. 하지만 배달앱에서 검색되는 거의 모든 업체는 1만원의 최소 주문금액을 지정해 놨다. 혼자 사는 사람에게 한 끼 식사 비용 1만원은 상당히 부담스럽다. 개선이 필요하다.

어렵사리 1만원짜리 메뉴를 찾아내 주소를 입력하고 결제하려는 순간 ‘서비스 가능한 지역이 아닙니다’라는 메시지가 나왔다. 분명 기자가 사는 지역의 업체를 검색했음에도 불구하고 배달가능지역 밖의 업체가 검색된 것. 두 번이나 이런 과정을 겪는 통에 어플 시작 30분 만에 겨우 주문을 완료할 수 있었다. ‘배민’에 대한 신뢰성이 조금 떨어지는 순간이었다.

문제는 앱을 통해 결제할 때 결제대행사에 또 한 번 개인정보를 제공해야만 한다는 점이다. 배달 한 번 시키는데 소중한 개인정보를 두 번씩이나 제공해야 한다는 점은 쉽사리 이해되지 않았다. 업체마다 할인행사를 진행한다는 광고가 많았지만 엄밀히 따져보면 나의 개인정보를 제공하는 대가에 불과하다는 인상도 받았다.

■ 요기요

제휴 긴밀…별 ★★★★☆

이번엔 요기요를 체험해보기로 했다. 배달의 민족 체험 당시 회원가입의 별다른 혜택을 느끼지 못해 이번엔 아예 비회원 주문을 하기로 했다. 배달앱은 기본적으로 구조와 방식이 대동소이했다.

요기요가 배달의 민족보다 더 낫다고 느낀 점은 업체와의 제휴가 더 긴밀하다는 점이다. 물론 기자의 주소지에 검색된 업체를 기준으로 한 개인적 견해다. 제휴의 긴밀성은 크게 전화주문/터치주문이 둘 다 가능한지, 결제 방식이 다양한지 여부라고 생각하는데 터치주문/카드결제 등 다양한 방편을 제공하는 업체가 배달의 민족보다 요기요에서 더 많이 검색됐다. 덕분에 어렵지 않게 터치주문과 카드결제로 어제보다 수월하게 음식을 주문했다.

하지만 요기요에도 어김없이 최소주문금액이 걸려있어 억지로 1만1000원짜리 음식을 주문했는데 재밌는 건 최소주문 금액이 1만원인 가게의 메뉴는 주로 9500원 이하거나 혹은 1만1000원 이상이 주를 이뤘다. 1만원에 딱 맞춰서 시키지 못하게 한 상술이었다. 배달앱이 아닌 전단지를 통해 직접 주문할 때는 한 그릇(대략 5000원)이라도 배달해주는 집인데 배달앱 상에는 최소주문 금액 1만원을 명시하고 있었다. 한편 요기요에서는 업체별로 추가할인 되는 곳이 많아 조금 더 저렴하게 주문할 수 있는 장점이 있었다.

왼쪽과 중간사진은 배달의민족앱 이용화면. 다양한 검색옵션을 제공하지만 주문을 위해 개인정보를 요구한다. 오른쪽은 배달통앱 이용화면으로 최소주문금액이 1만2000원~2만원까지 형성돼 있다.

■ 배달통

모바일 결제 부실…별 ★★☆☆☆

배달통은 배민이나 요기요보다 상대적으로 제휴 업체의 양과 질에서 많이 뒤처졌다. 기자의 주소지로 검색된 ‘돈가스/일식/회’ 섹션의 가게 중 전자결제가 되는 가게는 단 두 곳뿐이었다. 배달앱의 장점중 하나인 모바일 결제가 부실하다는 건 심각한 문제였다. 실제로 이에 불만을 표하는 리뷰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었다.

세 가지 앱을 체험해 본 결과 같은 음식점이라도 앱에 등록된 정책에서 차이가 있었다. 가령 동대문구의 M돈가스의 경우 최소주문금액이 배민에서는 1만원, 요기요와 배달통에서는 1만5000원으로 제각각이었다. 또 배달통에서는 카드결제가 되지 않았다.

배달통은 앞서 두 앱과 다르게 꽃배달, 배달대행, 생활편의용품 배달도 가능하도록 카테고리가 마련 돼 있었다. 하지만 리뷰나 통화수 등이 많이 부족해 그리 활성화돼 보이진 않았다. 음식 배달뿐만 아니라 다른 업종과의 결합을 시도한 것인데 차라리 배달에만 집중하는 게 더 나을 것 같다는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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