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은 인천 서구 검단 스마트시티 개발 예정 부지다. 현재 토지 정비 공사가 진행 중이다.

3분기 매매가 최대 19.8%, 전세가 10%↑

인근 마전ㆍ불로 지역까지 투기 조짐 확대

[민주신문=허홍국 기자] 검단새빛도시(이하 신도시)에 투기 열풍이 불어 닥치고 있다. 우여곡절 많던 ‘검단스마트시티 사업’이 거의 확실시 되면서 인근 부동산 시장이 들썩이며 아파트 전세ㆍ매매가가 단기간에 폭등했다.

‘검단스마트시티 사업’ 기대감이 커지면서 인근 집값이 상승하고 차익을 노린 투기 세력이 몰려든 게 원인이다. 가파른 오름세에 젠트리피케이션 발생 우려도 낳고 있다.

11일 건설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수도권 2기 신도시 중 개발 진행 속도가 가장 더딘 검단신도시에 부동산 투기 열풍이 불고 있다. 투기 열풍을 가져온 것은 검단스마트시티 사업이다.

검단스마트시티 사업은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 국영기업 스마트시티가 인천 서구 검단신도시 470만㎡에 정보통신기술(ICT)ㆍ교육 분야의 글로벌 기업을 유치해 업무ㆍ주거ㆍ오락ㆍ교육 기능을 복합한 자족도시를 짓는 사업이다.

조성원가만 약 5조원에 이르는 대규모 택지개발사업이다. 이 사업은 LH(한국토지주택공사)와 인천도시공사, 인천시가 함께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대형 호재, 집값 껑충

검단 지역(인천 서구 검단ㆍ마전ㆍ원당ㆍ불로ㆍ당하동)은 대형 호재에 투기 세력이 몰려 집값이 천정부지로 오르고 있다.

전세는 물론 매매가도 폭등세다. 매매가는 올 3분기 동안 최대 19.5%, 최소 4.7% 상승했다. 전세가는 최대 10% 올랐다.

국토교통부 아파트 실거래가에 따르면 원당 LG자이는 7월 초 59.95㎡(옛 18.68평, 8층) 전용면적이 2억1700만원에 거래됐던 것이 8월말에는 2억6000만원으로 상승했다. 이는 두 달 만에 19.8%가 상승한 것이다.

같은 단지 84.95㎡(25.74평, 6층)도 2억7200만원에서 2억8500만원으로 매매가 4.7% 올랐다. 인근 대림e편한 세상 59.98㎡(18평형, 7층)의 경우 7월초 2억1000만원에 거래됐던 것이 두 달 만에 1000만원 가량(4.7%)올랐다.

풍림아이원 1차(59.83㎡, 4층)도 7월 말 2억1000만원에 거래됐던 아파트가 9월말에는 2억3000만원까지 가파르게 상승했다. 상승폭은 9.5%다.

전세가도 만만치 않다. 당하 풍림아이원 1차 84.84㎡(25.7평) 전세가는 7월 초 2억원이었던 것이 두 달 만에 2000만원 상승(10%)한 2억2000만원에 거래됐다. 이는 전세금이 한 달에 5%씩 상승하고 있다는 의미다.

같은 기간 원당 동문굿모닝힐 84.97㎡(25.6평)도 1억7000만원에서 1억8000만원(5.8%)으로 상승했다.

인천 서구 검단 지역 아파트 전세ㆍ매매가가 단기간에 가파른 오름세다. 사진(좌측부터)은 원당 LG자이, 당하 탑스빌 단지 전경.

매매ㆍ전세 자취 감춰

이 지역 부동산 시장은 이를 반영하듯 매물이 씨가 말랐다. 전세 물건 역시 자취를 감췄다. 수요는 많지만 매물이 없는 상황이다.

원당동(스마트시티부지 바로 옆) 한 공인중개사는 “검단스마트시티 사업이 본격적으로 착수된다는 소식이 두 달 전 알려지면서 투자자들이 몰려 전세는 물론 매매 물량이 다 소진된 상황”이라며 “이 지역 아파트 단지들 대부분 상황이 비슷하다”고 말했다.

같은 지역 또 다른 공인중개사 관계자는 “아파트 등 투자 물건을 찾는 손님이 최근 대폭 늘었지만 매물이 없다”고 전했다.

이는 매도자는 가격이 더 올라 갈 것이라는 전망에, 매수자는 물건이 앞으로 상승할 것이라는 전망에 시장의 문을 두드리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현장에서 들려온 투기 과열 현상은 국토부 실거래가에 신고된 것보다 더욱 심각했다.

이 지역 부동산 시장에 따르면 당하 A아파트 105.6㎡(32평형)의 경우 8월 말 2억7000만~8000만원에 거래했던 것이 현재는 3억2000만원에 거래됐다. 매매가가 두 달 사이에 최소 4000만원에서 최대 5000만원 가량 상승한 것이다. 이는 최소 14%에서 최대 18%까지 집값이 올랐다는 의미다.

같은 평형대 전세가도 최근 두 달 사이 2000만~3000만원 가량 올랐다. 인근 풍림아원 단지는 같은 평형대 아파트 매매가가 최대 1억원에서 최소 9000만원 가량 상승했다.

세입자 떠날 처지

부동산업계에서는 이같은 부동산 투기 열풍에 젠트리피케이션을 우려하고 있다. 젠트리피케이션은 임대ㆍ임차료 상승으로 기존 소상공인과 원주민이 쫓겨나는 현상이다.

원당동 S 공인중개사 관계자는 “부동산 거래가 비이성적으로 거래되고 있다”며 “매매ㆍ전세가의 가파른 상승세로 기존 거주자가 떠나는 현상이 나타날 것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이어 “검단스마트시티 사업지 인근 마전ㆍ불로동 지역도 투기 조짐이 감지된다”고 전했다.

더욱이 검단스마트시티 사업지 부근 김포 풍무지구 집값이 오름세여서 기존 세입자들 역시 갈 곳이 마땅치 않은 게 현실이다.

부동산 전문가도 단기간 집값 폭등에 기존 세입자들은 떠날 수밖에 없는 처지에 놓일 것이라는 분석이다.

김은진 부동산 114팀장은 “집값이 두세달 만에 폭등한다면 기존 세입자는 떠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검단은 수도권 매립장이 인근에 위치해 집값이 상대적으로 낮게 평가를 받아왔다. 실제로 서울과의 거리가 김포 한강, 파주 운정보다 가깝지만 집값은 그에 미치지 못한다.

판교, 동탄, 광교, 위례, 김포 한강, 파주 운정, 양주 등 수도권 2기 신도시 중에서 뒤늦게 개발에 착수한 점도 저평가를 받아온 원인 중 하나다.

최근 들어 인천지하철 2호선 개통을 시점으로 건설사들의 주택분양이 이뤄지고 있지만 아직까지 검단을 제외한 수도권 2기 신도시 비해 활발하지 못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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