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포르쉐 스포츠카

[민주신문=조영곤 기자] 본지는 매주 월요일 주요 포털 사이트와 지면을 통해 국내외 유명 자동차 브랜드의 따끈따끈한 신차 정보를 제공하는 시승기를 게재한다. 눈치 보지 않는 솔직 담백한 내용으로 독자 여러분의 니즈를 충족할 ‘짜릿! 쫄깃! 리얼 드라이빙 토크’. 이번호 주인공은 클래식과 우아함을 겸비한 스포츠 머신 ‘포르쉐 911 타르가 4S’이다.

숨이 막힌다. 스티어링휠을 쥔 손은 어느새 땀으로 흥건하다. 심장 박동이 빨라지게 만드는 마력의 소유자.

전세계 스포츠카 마니아를 들었다 놨다 하는 포르쉐 911이 오늘의 주인공이다. 늘 그렇듯 조심스럽다. 가속페달을 밟는 발은 어느 때보다 신중하다. 조금만 긴장을 늦추면 폭발적인 힘으로 치고 나가는 녀석을 감당해내기 힘들다.

911은 인지도와 인기에서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스포츠카다. 포르쉐 역시 이 같은 뜨거운 호응에 화답하기 위해 세대별로 파생 모델을 선보이고 있다. 오늘 기자와 함께한 모델 역시 새롭다.

컨버터블의 오픈에어링을 즐길 수 있는 매력과 포르쉐 머신다운 쾌속질주를 선사하는 타르가 4S다(여기서 잠깐. 911은 쿠페와 카브리올레, 타르가 등 삼총사로 구성돼 있다).

디자인은 911과 큰 차이가 없다. 오리지널 타르가와 마찬가지로 B-필러 대신 개성 강한 와이드바를 설치해 앞좌석 위로는 개폐가 가능한 루프를, 후면에는 C-필러를 없애고 랩어라운드형 윈도를 탑재했다.

루프는 버튼 조작만으로 개폐가 가능하며, 오픈 시 소프트 톱이 뒷좌석 뒤로 수납된다.

그래도 포르쉐는 포르쉐다. 앞서 언급한 부분이 타르가 만의 특징이라면 이제 설명할 부분은 놓칠 수 없는 디자인 백미다.

전면부는 원형의 헤드라이트가 클래식한 맛을 살리고, 헤드램프 주변에 자리 잡은 4개의 LED는 우아함을 덧댔다.

후면부 역시 911 감각 그대로다. 차체에 얇게 성형된 리어 콤비네이션 램프와 듀얼 머플러가 스포티한 감성을 뽐낸다.

엔진 후드 위의 그릴이 세로로 성형되고, 바로 위에 보조 제동등을 자리 잡게 해 기존 911과는 차별화를 꾀했다.

명불허전

타르가 4S의 실내는 명불허전이다.

평평한 대시보드와 각종 기능이 집중돼 있는 센터페시아는 전통적인 이미지인 T자 형태로 자리잡고 있다. 블렉과 레드 투톤 조합은 역동성을 배가한다.

스포츠가에게 어울리는 3-스포크 스티어링휠과 5개의 클러스터를 조합한 계기판은 포르쉐의 정체성을 보여주고 있다. 계기판은 RPM을 중심으로 다양한 정보를 제공해 주행에 유용하다.

PCM(포르쉐 커뮤니케이션 매니지먼트)이 한글 지원을 한다는 점이 새로워졌다. 하지만 검색은 포기했다. 너무 어렵다. 대시보드 중앙 상단의 시계는 클래식함을 돋보이게 한다.

대시보드 패널 안쪽에 숨어있는 컵홀더는 아이디어가 돋보이지만 불안하기 짝이 없다. 밀봉된 상태라면 모르겠지만 테이크아웃커피 등은 삼가야 할 것 같다. 조수석 탑승객의 안전(?)을 위해서.

시트 구성은 2+2다. 뒷좌석은 포르쉐의 최대 단점(?)인 수납 공간으로 활용하자.

시승 기간 초등학생 4학년에 재학 중인 딸에게 탑승을 권했다. 딸은 약 10분 만에 포기를 선언했고, 딸과 바통 터치한 부인은 성인(?)답게 약 30분을 인내한 후 탈출을 호소했다.

쾌속질주

주요 재원을 살펴보자. 새롭게 설계된 수평대향 엔진에는 포르쉐가 지난 40년간 경주용은 물론 양산용 스포츠카 제작을 통해 쌓아온 터보엔진 경험이 녹아있다. 타르가 4S에 적용된 6기통 3.0ℓ 트윈터보 엔진은 최대 출력 370마력과 최대토크 51.0㎏•m을 자랑한다.

7단 포르쉐 듀얼 클러치(PDK) 변속기가 조합된 타르가 4S는 전기유압식 사륜구동시스템을 탑재해 처음으로 기존 후륜구동 모델보다 가속성능을 크게 높였다.

시속 100㎞ 구간은 4초면 충분하다. 또 스포츠 크로느 패키지가 적용된 모델은 최고 속도가 301㎞/h에 달한다. 공인 연비는 복합 연비 기준 9.1㎞/ℓ다.

주행모드는 일반(Normal)과 스포츠(Sport), 스포츠플러스(Sport Plus), 개인(Individual)의 4개 드라이빙 포지션을 선택할 수 있는 회전링으로 구성된다.

‘개인’을 선택하면 장비에 따라 PASM, 액티브 엔진 마운트, PDK 변속, 스포츠 배기 시스템 등 운전자가 원하는 맞춤형 설정이 가능하다.

PDK 변속 시에는 모드 스위치에 ‘스포츠 리스폰스 버튼’이 추가된다. 예를 들어, 추월 운전을 하는 경우 이 버튼을 누르면 최고 가속 성능을 내기 위해 드라이브트레인이 20초 동안 사전 세팅을 한다.

이를 위해 짧은 시간 동안 기어가 최적 상태에 들어가고 엔진이 자연스럽게 반응할 수 있도록 조절된다.

유쾌통쾌

오랫동안 기다려온 시승 시간이다. 코스는 제2자유로 서울 월드컵로에서 문산 방향 왕복 82.3㎞ 구간이다.

가족 소재로 마감된 시트의 촉감이 좋다. 스포츠 버킷시트처럼 몸을 단단히 잡아주는 것도 좋다. 스티어링휠 왼쪽에 위치한 시동 장치에 스마트키를 꽂고 타르가 4S의 심장을 깨웠다(여기서 잠깐! 대다수 차량에 스타트/스톱 버튼이 적용돼 있지만 포르쉐는 과거를 고수하고 있다. 이것도 포르쉐만의 매력이다).

우렁찬 엔진 사운드가 온 몸의 감각을 깨운다. 주변의 시선이 포르쉐로 꽂힌다. 여타 브랜드에서는 쉽게 느낄 수 없는 시선들이다. 포르쉐는 드라이빙 퍼포먼스도 대단하지만 한 순간에 시선을 사로잡는 압도적인 카리스마 역시 빼놓을 수 없는 대목이다.

가속 페달을 밟자, 트윈터보엔진이 만들어내는 강력한 토크가 한 치의 손실도 없이 기민하게 전달된다. 속도를 높일수록 등 뒤에서 전달되는 엔진음이 아드레날린을 분출시킨다.

저속에서도 적극적으로 밀고 나가는 힘이 대단하다. 머신의 최고 덕목인 핸들링도 일품이다. 원하는 각도로 부드럽게 넘어간다. 속도가 높아질수록 정확한 조향각이 운전자에게 신뢰를 준다.

7단 PDK의 변속도 매끄럽다. 일반 주행모드에서 눈 깜짝할 사이에 시속 200㎞에 근접했다. 손에 땀이 난다. 실로 오랜만에 느껴보는 긴장감이다.

주행모드를 스포츠+로 변경하자 엔진음이 날카로워졌다. 모든 힘을 쏟아낸다고 해야 할까. 타르가 4S를 완벽하게 제어할 수 없다는 모드 변경은 자제했으면 좋겠다.

도로 상황 때문에 스포츠+를 긴 시간 즐길 수 없었지만 길들여지지 않은 야생마가 힘을 주체 못한다는 표현이 적당할 것 같다. 코너링과 제동능력 모두 포르쉐답다. 길게 설명한다는 게 오히려 포르쉐를 무시하는 게 아닐까 싶다.

오픈에어링을 즐겨볼 시간이다. 정지상태에서 탑을 여는데 대략 20초 정도 걸린다. 개방감이 부족할 것 같지만 전혀 그렇지 않다. 엔진음과 바람이 절묘한 조화를 이루면서 운전의 재미를 배가 시켰다.

포르쉐는 역시 스피드를 즐기는 마니아들의 갈증을 풀어주는 브랜드다. 감성과 우아함, 그리고 꼼꼼한 마무리는 역시라는 탄성을 흘러나오게 한다. 한 가지 흠이라면 1억7630만원부터 시작하는 가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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