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신문=강인범 기자] 집권 여당(새누리당)의 투톱 이정현 대표와 정진석 원내대표가 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의 거취를 놓고 엇박자를 내고 있다.
이정현 대표가 이 문제와 관련 묵묵부답으로 일관하고 있는 반면 정진석 원내대표는 지난 18일에 이어 24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을 통해 "국민을 두렵게 생각하지 않는 공직자는 자신을, 자신이 몸담은 조직을, 나라를 위태롭게 하는 사람들"이라며 우 민정수석의 퇴진을 재차 촉구했다.
아울러 정 원내대표는 이석수 특별감찰관에 대해서도 "두 사람 모두 대통령이 임명한 공직자다. 나라가 온통 이 문제로 시끄럽다"며 "이 두 사람이 대한민국 법치를 무너뜨리고 있다는 위기감을 갖는다"고 질타했다.
그러면서 그는 "최근 주변에서 '민정수석이 그렇게 센 사람이냐?' '특별감찰관이 그렇게 대단한 자리냐'는 이야기를 많이 듣는다"고 전한 뒤 "민정수석과 특별감찰관은 대단한 고위직 공직자이지만, 주권자인 국민의 입장에서 보면 하찮은 존재에 불과하다. 그게 대한민국을 작동하게 하는 원리"라고 강조했다.
정 원내대표는 더 나아가 "선출직 공직자든, 임명직 공직자든 임명권자는 국민"이라며 "나는 임명직이니 임명권자에게만 잘 보이면 그만'이라는 생각은 교만"이라며 비판의 수위를 높였다.
한편 이날 오전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최고중진연석간담회에서도 이 대표가 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 논란 등 예민한 문제에 대해 언급을 꺼리는 태도를 보이는 데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나왔다.
비박계 나경원 새누리당 의원은 일단 이 대표가 최고위원 회의를 비공개로 운영하고 있는 것과 관련 "당이 질서 있게 움직이는 것이 참 좋을 수도 있다"면서도 "당이 다양한 목소리를 담아내고 당이 시끌시끌하고 여러 의견이 나오는 것 또한 당이 해야 할 역할이자 당에 필요한 모습"이라고 쓴소리를 했다.
8·9 전당대회에서 비박계 단일후보였던 주호영 의원은 우 수석의 거취 문제와 관련 "이기고도 지는 싸움이 있고, 지고도 이기는 싸움이 있다"며 "우 수석 문제는 이기고도 지는 게임이 될 수도 있지 않을까 걱정된다"고 말했다.
그는 아울러 "당이 민심을 보고 제대로 하고 있는지 걱정이 많이 앞선다"라며 "더군다나 내년 정치 일정 중에는 선거도 많이 있는데 우리는 국민만 보고, 국민의 뜻을 전하고 받드는 길로 가야 하는게 아닌가 생각한다"고 우 수석의 사퇴를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