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한국3M 홈페이지 캡쳐
납품 필터서 검출, 3M ‘묵묵부답’
가전업계 ‘불똥 뛸까’ 전전긍긍
[민주신문=허홍국 기자] 한국3M이 국내 가전업체에 납품했던 공기청정기 필터에서 가습기 살균제 논란을 일으킨 유해물질이 검출돼 파문이 일고 있다. 더욱이 소비자 불안이 가중되고 있지만 한국3M 측은 묵묵부답으로 일관하는 등 미온적인 태도로 나서 화를 자초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27일 가전업계 등에 따르면 한국3M이 쿠쿠전자와 대유위니아 등 국내 가전업체 공기청정기 제품에 공급한 ‘향균 필터’에서 ‘OIT(옥타이리소씨아콜론)’검출됐다. OIT는 접착제·페인트 등에 곰팡이가 생기지 않도록 첨가하는 물질이다. 문제는 OIT가 가습기 살균제 논란을 일으킨 물질 가운데 하나인 ‘클로로메틸이소티아졸리논(CMIT)’과 같은 계열이라는 점이다. 여기에 한국 3M이 생산한 ‘향균 필터’가 공기청정기 제품에 대거 사용된 사실이 알려지면서 소비자들의 불안감은 가중되고 있다.

가전업체, 필터 논란 ‘골머리‘

가전업체들은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면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일부 대형 유통 채널이 공기청정기를 매장에서 철수시키고 논란이 일고 있는 필터가 탑재된 제품에 대해 판매를 금지했다. 한국3M의 공기청정기 필터 유해물질 ‘논란’이 사실상 해당 제품 유통을 막아버린 것이다. 실제 롯데하이마트는 지난 17일 각 지점에 공문을 보내 ‘향균 필터’가 탑재된 공기청정기를 매장에서 들어냈다.

공기청정기를 생산하는 가전업체들은 상황이 악화되자 입장 자료를 내고 자사 공기청정기에서 OIT가 검출됐다는 것을 인정하며 사태 수습에 나섰다. 각 업체들은 향균 필터 유해물질 논란이 일자 소비자들의 불안감을 해소시키기 위해 무상 필터교체를 진행하는 등 발 빠르게 대응했다. 하지만 소비자들의 불안감을 해소하기엔 역부족이었다. 더 큰 문제는 한국3M이 향균 필터에 코팅돼 고체화 된 OIT는 공기 중으로 방출되기 어렵고 함유량도 환경부 허용기준 1%의 10분의 1 수준으로 극소량이기 때문에 유해하지 않다는 입장을 내놓으면서 불거졌다.

입장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내놓지 않을 뿐만 아니라 각 사에 항바이러스, 항곰팡이, 항균성을 강화하기 위해 코팅하는 과정에서 극소량의 OIT가 함유됐다는 점만 전달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소비자들로부터 불신만을 샀기 때문이다. 여전히 한국3M은 필터를 공급한 각사는 물론 언론의 자료 요구에도 구체적인 자료를 내놓지 않고 있다.

가전업체들은 이번 OIT검출 논란과 관련해 필터 유해성이 사실로 드러나면 법적 대응을 하겠다는 입장이다. 쿠쿠전자 관계자는 “한국3M으로부터 향균 필터에 대한 간략한 내용을 받은 게 전부”라며 “내부적으로 소송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 조사결과, 향균 필터의 유해성이 드러나면 법적 대응은 불가피하다”고 덧붙였다.

▲ 사진=뉴시스
법적 공방 불가피

환경부도 이번에 논란이 된 공기청정기 필터에 대한 유해성 여부 검사에 전격 착수했다. 현재 당국은 산하기관인 한국환경산업기술원 환경분석센터에 실험을 의뢰한 상황이다. 필터의 유해성 실험 결과는 다음 달 중순에 나올 예정이다.

한국3M은 이번 논란과 관련해 여전히 ‘묵묵부답’으로 일관하고 있다. 한국3M측은 “아직까지 밝힐 수 있는 공식적인 입장은 없다”며 취재 질의 및 관련 사항 설명 요청에 대해 답변을 거부했다.

한편 한국3M은 미국에 본사를 둔 세계적인 생활용품 기업 3M사의 계열사다. 이 회사는 영국 ‘3M ASIA PACIFIC UK HOLDING LTD’가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는 외국인 투자기업이다. 지난해 국내에서 올린 매출액은 1조5731억원, 영업이익은 1752억원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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