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사모 세 확산


- 최근 대전에서 모임 가지며 지지세력 확충 선언
- 고사모 “우리는 순수 팬클럽, 정치색 없다” 강조


정치인 팬클럽들이 왕성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가운데 최근 고건 전 총리의 지지모임인 ‘고사모(고건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 www.gohkun.com)’의 움직임이 관심을 끌고 있다. 고사모의 정식 명칭은 ‘고사모 우민회’로 우민(又民)은 고 전 총리의 아호다.

노무현 대통령, 박근혜 한나라당 대표의 지지모임인 ‘노사모’와 ‘박사모’는 대표적인 정치인 팬클럽이다. 이들 모임은 전국적인 조직망을 갖추고 있는 등 영향력을 무시할 수 없을 정도의 위치에 서 있다. 고사모가 이런 위치로 올라서기 위한 본격적인 행보를 시작했다. 이에 노사모와 박사모가 긴장하고 있다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그 동안 온라인 활동을 주로 해왔던 고사모가 지난 달 27일~28일 대전에서 오프라인 모임을 가졌다. 이는 고건 전 총리 팬클럽의 단순한 모임은 아닌 것으로 보이면서 정치권을 비롯한 노사모, 박사모 등 다른 정치인 팬클럽의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대전 모임에서 고사모는 전국 시.도별 책임자를 선정하고 하부조직을 구성해 사실상 지지세력 확충을 선언한 것이다.

고사모측은 순수 팬클럽이라고 강조하지만 규모를 보면 가볍게 여길 것만은 아니다. 현재 고사모의 회원수는 2,000명을 넘어섰고 지난 달 열린 대전 모임에서만 200여명의 간부 회원들이 모였다. 이 때문에 고사모는 정치세력으로 확대될 것이라는 시선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이에 대해 고사모의 한 간부는 “우리는 사회 봉사활동을 중심으로 한 고건 전 총리의 순수한 팬클럽이다”며 “정치적인 참여는 하지 않을 것”이라고 단호히 말했다.

이어 이 간부는 “인위적인 세불리기 보다는 고 전 총리를 좋아하는 사람들의 자발적인 참여를 유도하겠다”며 “앞으로 갖게 될 오프라인 모임에서는 동호회 형태의 사회봉사 활동 등 재미있는 모임을 만들 것”이라고 활동방향을 설명했다.

물론 고사모가 아직까지 고 전 총리와의 직접적인 유대관계는 없다. 고 전 총리는 사이버 발대식때 격려사를 보낸 것이 전부다. 고사모측은 “고 전 총리가 관심을 가져준다면 고마운 일이지만 그렇게 하지 않아도 신경 쓰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이는 고 전 총리에게 부담을 주지 않기 위함으로 여겨진다. 고 전 총리 역시 고사모와는 어느 정도 거리를 두고 있다.

그러나 정치권과 노사모, 박사모 등 다른 정치인 지지모임들은 고사모를 주목하지 않을 수 없다. 고사모가 정치참여 모임으로 언제든지 발전할 수 있기 때문이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고 전 총리가 차기 대선주자 1위라는 점이 고사모의 정치참여 발전 가능성을 열어주고 있는 것이다.

최근 고사모의 규모와 활동이 커지게 되자 노사모와 박사모가 긴장하고 있다는 얘기가 흘러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노사모와 박사모 측은 “정치인 팬클럽이 많아지고 왕성한 활동을 하는 것은 좋은 현상”이라며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는 공통된 입장을 밝혔다.

노사모의 한 관계자는 “노사모와 고사모가 서로 성격이 다른 만큼 활동방향도 다르기 때문에 고사모의 세력이 커진다고 해도 신경 쓸 일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박사모의 한 핵심회원은 “만약 박근혜 대표가 2007년 대선에 출마하여 당선되면 박사모는 지나친 정치참여 조직형태로 변할 수 있다. 따라서 박 대표의 당선과 동시에 회원들 스스로가 박사모를 해체할 것이다”며 “고사모가 활동 반경과 세력을 넓혀 간다고 해도 박사모와는 무관할 것”이라고 전했다.

그러나 노사모와 박사모는 고사모에 대해 전혀 무관심 할 수 없는 상황이다.
노사모는 노 대통령의 지지 세력인 만큼 여당의 지지 세력이다. 따라서 차기 대권에서 여당의 재집권을 강력히 바라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또 박사모의 경우도 차기 대선에서 박 대표가 당선되기를 희망하고 있는 것은 당연하다.

고사모의 한 간부는 “고 전 총리의 대선 출마여부는 그가 결정할 문제로 고사모와는 관계없다. 다만 그 결정을 존중 할 것이다”라며 순수 팬클럽임을 재차 강조했다. 하지만 고 전 총리가 차기 대권 후보 중 지지율 1순위인 것을 감안하면 대선에 출마할 수 있는 가능성은 매우 크다.

고 전 총리가 대선에 뛰어들면 고사모의 목표는 당연히 ‘고건 대통령 만들기’가 될 것이다. 이렇게 되면 고사모와 노사모, 박사모 등은 ‘대통령 만들기’라는 같은 목표를 갖게 된다. 결국 노사모, 박사모는 고사모와 경쟁을 벌여야 하기 때문에 예의주시 해야 함은 분명하다.

새롭게 떠오르고 있는 고사모가 앞으로 어떤 활동을 할지, 또 얼마만큼 세력을 넓혀갈지 관심이 모아진다.

김정욱 기자 ottawa199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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