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룸살롱, 유흥면세점

‘매직 미러 시스템’으로 아가씨 모습 코앞에서 감상
손님들 모든 행위, 동선 고려해 최적의 시스템 마련

최근 ‘유흥면세점’라는 이름의 신종 룸살롱이 남성들 사이에서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이곳은 이른바 ‘매직 미러 시스템’을 통해 아가씨를 선택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안주를 내오는 방법도 전혀 다르고 분위기 자체도 호텔급으로 업그레이드됐다. 한마디로 ‘럭셔리 컨셉’을 지향하고 있다고 보면 된다.

취재진이 이곳을 찾은 것은 지난 4월 중순. 일단 입구에서부터 여느 룸살롱과는 약간 다른 느낌을 받을 수 있었다. 일반적으로는 분주한 웨이터의 모습이 눈에 띄지만 이곳에서는 ‘헬프 데스크’가 가장 먼저 눈에 보인다. 사전에 취재협조를 부탁한 영업상무의 안내를 받아 맨 처음으로 가게 된 곳은 이 건물의 한 층. 생소한 ‘매직 미러 시스템’이 자리하고 있다.

여유 있고 천천히 선택

매직 미러란 안에서는 밖이 보이지 않지만 밖에서는 안을 볼 수 있는 ‘하프 거울(Half Mirror)’이다. 실제 창문 너머 건너편에서는 남성들의 선택을 기다리는 아가씨들이 수도 없이 앉아있었다.

옆 사람과 잡담을 하는 여성, 화장을 하는 여성, TV를 보고 있는 여성 등 한마디로 일상의 자연스러운 모습을 바로 코앞에서 느껴볼 수 있는 것이다. 앞서 언급했듯이 그녀들은 손님을 볼 수 없으니 손님의 입장에서는 여유 있고 천천히 여성들은 선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일반적인 룸살롱에서 하는 선택 방식은 손님들이 룸에 앉아 있으면 아가씨들이 한 번에 서너명씩 들어와 인사를 하고 그중 한명을 선택하는 식. 그래서 선택 당하는 아가씨와 선택하는 손님사이에 흐르는 미묘한 긴장감은 즐겁기 보다는 때론 피곤한 일이기도 했다. 직장 상사와 함께 갔다면 더욱 신경이 쓰인다. 자신이 선택한 여성을 혹시나 직장 상사가 좋아하지는 않을까, 혹은 친구들이라고 하더라도 묘한 신경전이 오가는 것이 사실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매직 미러 시스템을 이러한 심리적인 면에선 손님들을 배려(?)했다고 할 수 있다. 특히 저녁 8∼9시경 아가씨들의 출근시간이 지날 무렵에는 100여명에 가까운 아가씨들이 있으니 시쳇말로 ‘골라먹는 재미’까지 느낄 수 있을 정도였다.

이렇게 해서 선택이 끝나면 곧바로 룸으로 들어가게 되고 아까 자신이 선택했던 여성이 곧 방으로 들어오게 된다. 이제부터 할 일이라곤 이 시간을 여유 있게 즐기는 것. 또한 이 업소의 경우 카트에 술과 안주가 모두 1인분씩으로 나눠져 들어온다고 한다. 그저 안주를 옮겨놓기만 하면 되는 편리한 시스템인 것이다.

이러한 여러 가지 업소의 시스템에 대해 업소의 영업을 총괄하고 있다는 이기수 전무는 “우리는 손님들의 모든 행위와 동선을 고려해서 가장 최적의 시스템을 마련해 놓았다”며 “이는 고객이 오로지 스트레스를 풀고 즐기는 것에만 집중하도록 하기 위해 배려이자 최상의 서비스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업소에 들어오면서부터 감지한 분위기는 대기실에서부터 아가씨들간의 긴장감이 다른 업소에서보다 훨씬 더 팽팽함을 느낄 수 있었고 매직 미러 건너편에 앉아있는 아가씨들 역시 자신이 누구보다 먼저 간택(?)되기를 바라듯 한껏 교태로움과 ‘애인모드’로 강하게 무장하고 있었다.

업소 차원에서 매일 저녁 30분씩 아가씨들에게 프로정신(?)을 교육 시킨 결과라고 설명하지만 실상 어두운 룸에서 서너명씩 선택을 당하는 일반룸살롱과 달리 환한 조명아래에서 많은 아가씨들과 함께 노출되어 있기 때문에 자신의 외모가 더욱 적나라하게 드러난다는 점에서 본능적으로 위기의식을 느낀다고 할 수 있다. 결국 외모를 가꾸지 않으면 ‘자연도태’될 수밖에 없기 때문에 아가씨들 사이에서의 미모경쟁도 더욱 치열하다고 할 수 있겠다.

아가씨, ‘애인모드’ 무장

컨셉과 테마로 어필하는 이 새로운 룸살롱의 탄생은 현재 유흥가에선 매우 획기적인 시도로 평가받고 있다. 아직 그 성공 여부를 확실히 평가 할 수 없지만 대체로 룸살롱 업계의 판도를 바꿀 것이라는 예상이 많다. 일부에선 이 업소가 기존의 룸살롱들을 압도할 것이라는 기대도 하고 있다. 그만큼 이 새로운 콘셉트의 룸살롱이 업계에선 화제가 되고 있는 셈이다.

글 서준 / 프리랜서
www.haymanlif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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