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썰매장 이용 백태


 

▲ 불황으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겨울철 스키장 대신 가족들과 함께 눈썰매장을 이용하고 있는 가운데 각종 사고도 속출하고 있어 각별한 주의가 요구되고 있다.

불황여파로 인해 스키장보다는 눈썰매장 북적
각종 사고로 부상자 속출, 안전사고 마련 시급

매년 찾아오는 겨울철에 많은 사람들의 모습을 볼 수 있는 장소로 스키장을 빼놓을 수 없다. 여름철 해수욕장의 물놀이가 자연스럽게 떠오르듯 스키장 역시 이와 마찬가지로 ‘겨울’하면 누구나 떠올릴 정도다.

하지만 올해는 이보다 더 큰 인기를 얻고 있는 곳이 있으니 바로 눈썰매장이다. 특히 올해는 경기불황과 함께 찾아온 설 연휴여서 스키장을 이용하는 것보다 비용도 저렴하고 남녀노소 누구나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눈썰매장을 선호, 가족들과 함께 하는 모습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명절을 맞아 큰 인기를 끌고 있는 눈썰매장을 집중 조명했다.

불황의 여파로 씀씀이가 줄어든 서민들을 중심으로 어린이들이 좋아하는 중저가 눈썰매장을 찾고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명절을 맞아 가까운 도심에서 가족 및 연인 단위로 저렴하게 눈썰매를 즐기려는 사람들의 발길은 끊이지 않았고 매표소도 장사진을 이루고 있는 것.

비싼 스키보다 눈썰매 좋아

지난해 12월 문을 연 경기도 수원시의 스노우&아이스 테마파크는 성인 1만원, 초·중·고교생 7,000∼8,000원으로 다른 곳보다는 약간 비싸지만 도심에서 50m이상 되는 긴 슬로프를 즐길 수 있다는 점이 있어 많은 사람들이 찾고 있다. 이곳을 찾은 한 관광객은 “매년 스키장을 찾았지만 올해는 경제적으로 너무 부담이 커서 고민이 많았다”며 “교통비와 식사비 부담이 적은데다 할인권까지 있어 2주째 오고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소비가 위축된 고객들을 겨냥, 대규모 눈썰매장들은 온·오프라인 할인은 물론 단체 패키지 할인 상품을 내놓고 손님 몰이에 나서고 있다. 이미 경기도 용인시에 위치한 양지리조트 눈썰매장은 주말·휴일 2,000원 할인, 단체이용객 20% 할인 등의 행사를 벌이고 있다. 이 같은 마케팅으로 인해 눈썰매장 측은 주말 2,000∼3,000명의 고객을 유치, 지난해 보다 더 많은 고객을 유치했으며 매출도 지난해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경기도 이천시에 위치한 지산리조트도 현장 4인가족 할인은 물론 인터파크 등 인터넷 쇼핑몰과 연계, 최대 30%까지 입장권을 할인하는 특가판매행사를 열고 있다. 용인 청소년수련원 눈썰매장도 방학기간중 성인 5,000원, 청소년 4,000원의 파격적인 요금 할인으로 주말 2,000여명의 고객들을 유치하는 등 스키장이 경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반면 눈썰매장은 이용객들로 북적거리고 있어 나름대로 행복한 표정을 짓고 있다.

눈썰매장 관계자는 “워낙 불경기라 비싼 스키를 타기는 부담이 클 것을 감안해 할인권 등을 통해 유치계획을 세운 것이 적중하고 있다”며 “입장료 수입보다는 고객이 많아 부대사업 등에서 매출을 맞추고 있다”고 말했다.

이렇게 눈썰매를 타며 즐거운 표정을 짓고 있는 반면 부모들은 혹시나 아이들이 다칠까 조마조마하는 모습도 볼 수 있었다. 특히 최근에 많이 개방되고 있는 무료 눈썰매장은 기존 눈썰매장보다 사람들이 더욱 많아 복잡한데다 안전시설 또한 미흡해 자칫 큰 사고로 이어질 수도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무료 눈썰매장을 찾은 권모 씨(37)는 “안전시설이 전혀 없어 아이가 다칠까봐 불안하다”며 “언덕으로 올라가는 아이들과 썰매를 타고 내려오는 아이들이 서로 부딪혀 엉켜 넘어지는 등 매우 위험해 보였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올라가는 길을 구분해주고 주변 나무와 튀어나온 돌에 부딪혀 다치는 일이 없게 안전시설이 설치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이용객 이모 씨(36)도 “아이와 함께 눈썰매를 타고 내려오다 튀어나온 돌에 부딪혀 다리를 다쳤다”며 “아무리 무료라고 하지만 최소한 아이들이 마음껏 놀 수 있도록 관련 안전시설이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사람들 발길 끊이지 않아

이처럼 많은 이용객들이 눈썰매를 타다 다치거나 불편을 호소하고 있지만 행정당국은 전용눈썰매장이 아니라는 이유로 방관만 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러한 무료 눈썰매장은 전용눈썰매장이 아니기 때문에 눈썰매를 타다 일어나는 사고에 대해 책임을 안 진다는 표지판만 있을 뿐 관리는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젠 눈썰매를 타는 것은 그리 낯선 일이 아니다. 눈 내리는 겨울, 아이들과 함께 즐기는 대표적인 레저 활동으로 자리를 잡았다. 이에 따라 겨울철 눈썰매장 안전사고 대책마련 또한 시급한 실정이다.

이철현 기자 amaranth284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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