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체에도 몹쓸 짓


 

사체에도 몹씁 짓
20대의 잔인한 범죄행각 충격

살인마의 마수가 전국을 공포로 몰아넣을 뻔했다.
전라도와 충청도 일대를 돌며 100여차례에 걸쳐 강·절도 행각을 벌인 20대 남자 2명이 경찰에 붙잡혔다. 이들은 절도 행각을 벌이는 도중 피해자 2명을 무참히 살해하고 성폭행하는 잔인성도 보였다.
특히 놀라운 사실은 이미 자신들이 살해한 피해자의 사체를 강간하는 사상 초유의 엽기적 행각까지 보여 줬다는 점이다. 경찰에 붙잡힌 이들은 “계속해서 부녀자 성폭행과 살인, 강·절도를 하려 했다”고 말해, ‘제2의 유영철’을 연상케 했다.

전북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지난 7일 장모씨(26 무직), 진모씨(23 무직)를 강도 살인 등의 혐의로 구속했다. 경찰은 “지난 4월 익산 김모씨(25 여) 살해사건, 지난 5월 천안 이모씨(22 여) 살해사건의 주범으로 장모씨(강도살인)와 절도행각에 가담한 진모씨(특수절도)를 붙잡았다”고 말했다.
전주교도소 감방동기인 장씨와 진씨. 지난 4월 익산시에서 김씨를 살해하고 강도행각을 벌인 장씨는 곧바로 전주에 살고 있던 진씨와 연락을 취했다. 장씨와 진씨는 서로 범행을 공모한 후 총 100여차례에 걸쳐 5000만원 상당의 금품을 훔쳐 온 것으로 드러났다. 건국 이래 최대 살인마로 기록될 유영철을 꿈꿨던 이들의 범죄일지를 들여다보았다.

유영철을 꿈꿨나

이번 사건을 담당한 전북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측은 “20대 초반의 두 범인이 보여준 초연할 정도로 냉정한 모습에 소름이 끼칠 정도였다”고 말했다.
지난 5일 경찰에 검거돼 진술한 내용 중에도 이들의 잔인성과 냉정함은 드러나 있었다.
일부 언론을 통해서도 “차라리 우리가 검거된 데 안심한다”며 “(잡히지 않았다면)계속 성폭행과 살인을 저질렀을 것이다”고 서슴없이 말했다.
제대로 된 교육조차 받을 기회가 없었던 장모씨(26). 넉넉지 못한 생활에 아버지마저 일찍 돌아가시고 하나밖에 없는 형 역시 정신지체 장애를 앓고 있었다. 동네 취로 사업과 야식집 종업원으로 일하는 어머니 탓에 장애인 형의 보살핌은 박씨 차지였다.
경찰은 “가장 민감한 사춘기 시절 불우한 가정사를 비관한 장씨가 어긋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어려운 가정형편은 결국 장씨를 범죄자의 길로 인도했다. 20대 초반의 나이지만 교도소를 들락 거린지 벌써 5번째였다.
경찰은 “3범 이상의 전과자들이라면 대부분 헤쳐나올 수 없을 정도로 범죄의 수렁에 빠져 버린 뒤다”고 말했다.
장씨 역시 그랬다. 강도강간으로 전주교도소에서 만기출소를 한지 정확히 10일만인 지난 4월8일. 장씨는 언제나 그랬듯이 범행 대상을 물색했다.
장씨는 익산시 신동 근처의 과일가게 2층집을 보았다. 문이 잠겨 있지 않은 것을 확인한 그는 2층으로 올라가 자고 있는 김씨(25 여)를 흉기로 위협했다. 당시 사건을 담당한 형사는 “성폭행을 하려했지만 피해자가 완강히 저항해 흉기로 수차례 찔러 살해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놀라운 점은 따로 있었다. 장씨는 살해한 김씨를 이불에 싸 20미터 가량 떨어진 이웃집 옥상으로 옮겨왔다. 그 뒤 장씨는 자신이 살해한 김씨를 성폭행하는 잔인성을 보였다.
장씨를 심문한 경찰은 “사체를 상대로 끔찍한 짓을 저지른 후 현장을 떳던 장씨가 수십분 뒤 재차 성폭행을 하려 돌아왔다고 진술했을 땐 정말 믿기지가 않았다”고 했다.

계속 죽이려 했다

지난 5월5일 새벽 2시경 천안시 신부동 원룸에서 살고 있었던 이모씨(22 여)살해사건의 주범도 장씨였다. 당시 장씨는 원룸 주택가를 돌며 범행대상을 물색 중 열려진 창문을 발견했다.
경찰은 “(창문을 통해 침입한 장씨가)집기를 뒤지며 금품을 훔치는 도중 잠들어 있던 이씨가 깨자 흉기로 위협해 성폭행 하려했다”고 말했다.
이씨의 거센 저항이 있자 장씨는 주저 없이 흉기를 휘둘러 살해했다. 이씨를 살해하고 장씨가 훔쳐 나간 것은 고작 현금5만원이 전부였다.
사건을 담당한 전북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 관계자는 “(장씨가)2번의 살인 사건을 저지를 때마다 소주 한 병씩을 먹고 범행을 저질렀다”며 “경찰의 추적을 따돌리기 위해 기차편만을 이용하는 영특함도 보였다”고 말했다.
한편 장씨는 두 번의 살인사건이외에도 전라도와 충청도를 일대로 100여차례에 걸쳐 강도행각을 벌여 온 것으로 드러났다. 형사는 “(장씨가)익산시 살해사건 이틀 뒤 자신의 전주교도소 감방동기인 진씨를 만나 범행을 모의했다”고 밝혔다.
사건을 담당했던 전북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 측은 “(피해자들이 특별한 원한관계가 없고) 잔인한 살해수법이나 사체 유기 등으로 미뤄 전과자 및 인근 불량배의 소행으로 판단했다”고 말했다.
경찰은 동일수법 전과자 2만5000명에 대한 4개월간의 탐문수사를 벌인 결과 장씨와 진씨의 신병을 확보했다.
광역수사대측은 “지난 8월4일 연고지 등을 위주로 잠복근무를 벌이던 중 훔친 차량을 운행하던 장씨와 진씨를 발견, 16시간의 추적 끝에 검거하게 됐다”고 밝혔다.
경찰은 “피의자들이 (잡히지 않았다면)계속해서 부녀자들을 성폭행하고 살인을 저지르려 했다”며 “오히려 지금 잡힌 게 다행이다며 스스로 위안을 삼는 피의자들의 모습이 흡사 유영철을 보는 듯 했다”고 말했다.
특히 이들은 “반항하는 여성들만 죽였다”며 자신들의 범행에 나름의 정당성을 부여하는 어처구니없는 주장을 펼쳐 경찰들을 경악케 하기도 했다.

김재범 기자 blog.naver.com/kjb517


(박스)
죽음 부른 게임 중독
50여 시간동안 게임하다 절명

게임 중독의 심각성을 일깨워준 사건이 있었다. 지난 5일 오후 10시 30분쯤 대구시 북구 복현동의 한 PC방에서 이모씨(28 남)가 갑자기 쓰러진 뒤 사망했다. 경찰조사 결과 이씨의 사인은 과로에 의한 심장마비였다.
이씨가 죽기 직전 이 PC방에 들어온 것은 사망 3일전인 지난 2일. 게임에 빠져 회사를 결근할 정도로 중독증세를 보이던 이씨는 이날도 출근을 하지 않은 채 PC방을 찾았다. 이씨가 즐겨 했던 게임은 무기나 아이템을 모으며 자신의 가상 캐릭터를 키워나가는 온라인 게임인 ‘뮤’와 ‘와우’.
경찰은 “이씨가 심할 경우에는 2~3일 정도는 게임에 빠져 지냈다”며 “PC방 사무실에서 숙식을 해결할 정도였다”고 말했다.
PC방 업주 천모씨(38)는 “20일 전부터는 거의 잠을 자지 않고 게임에만 몰두했다”며 “억지로 집에 돌려보내면 30여분 뒤 ‘자고 왔다’며 다시 게임을 했다”고 전했다.
경찰조사 결과 이씨는 지난 3일 오후 7시 17분부터 5일 오후 10시 30분까지 식사와 잠도 자지 않은 채 게임에 몰두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씨의 가족과 회사 동료들은 이씨의 행방을 수소문해 사고당일 PC방에 있는 이씨를 찾아냈었다. 당시 회사 동료 최모씨(39)는 “조금만 더하고 집에 가겠다”는 약속을 한 뒤 5분도 안돼 이씨가 쓰러졌다”고 했다.
경찰은 “현실의 삶을 외면한 채 가상의 공간에 빠져버린 중독의 실체가 얼마나 끔찍한지 다시금 일깨워 주는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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