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를 이용한 10대 여학생 포주 사건

인터넷 채팅을 통해 성매매를 알선한 간 큰 10대 포주가 경찰에 붙잡혀 구속됐다. 전남 순천경찰서는 지난 8월 19일 피해자에게 성매매를 강요하고 남성들에게 이를 알선해 화대비 800여만원을 갈취한 A 양(16)을 구속하고 이와 관련된 성매수남 12명을 검거했다고 밝혔다.

성매매를 강요당한 피해자는 범인이 평소 알고 지내던 친구로 밝혀져 충격을 주고 있다. 또 범인은 피해자가 도주할 것을 우려해 별도로 감시자를 따로 두면서 성매매 알선을 계속해 왔던 것으로 드러났다. 어린 나이에 친구를 이용해 돈을 받아 챙긴 이번 사건의 전모를 알아봤다.


경찰에 따르면, 범인 A 양은 순천의 모 고교를 중퇴한 뒤 그 동안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며 아르바이트를 하며 생활했다. 이후 A 양은 모 회사의 방문판매원으로 일하면서 이곳에서 피해자 B 양(16)을 만나게 된다.

피해자 B 양도 역시 범인과 같은 처지로 다니던 학교를 중퇴했다. 이들은 이러한 처지를 알면서 조금씩 친한 사이가 됐다.

하지만 이들이 하는 일이 그리 쉽지 않았다.직장에서 따로 나오는 월급은 없었고 물건을 팔아 그에 대한 인센티브를 받는 형식이다. 고정적인 수입이 없다보니 이들도 나름대로 생활에 어려움을 겪고 있었던 것이다. 그렇게 생활고에 시달리던 중 B 양이 괜찮은 돈벌이가 있다며 A 양에게 성매매에 대한 말을 꺼냈다.

B 양은 남자와 성관계를 갖고 받는 돈이 하루벌이 치고는 정말 짭짤하다며 돈이 없으니 지금 이 방법을 쓰는 것이 좋을 것 같다며 A 양에게 이렇게 해서 돈을 벌 것을 제안했다.
A 양은 B 양의 제안을 거절했지만 이후 B 양이 10만원 이상의 돈을 받아오는 것을 보고 A 양은 놀라움을 금치 못하며 B 양의 제안을 받아들였다.

피해자, 성관계로 돈 벌자 제의

그러면서 A 양은 B 양에게 이렇게까지 하면서 꼭 돈을 벌어야 하는 이유를 묻자 B 양은 자신이 가출소녀임을 밝히면서 돈을 부모님에게 받아쓰는 것이 아니고 내가 벌어서 생활을 하고 있다는 자신의 처지를 말했다.

이때부터 A 양은 마음을 달리 먹었다. 지난 5월 중순경 A 양은 B 양에게 다른 제안을 했다. A 양은 자신은 남자를 물색하고 성관계는 B 양이 하라는 것이다. B 양의 딱한 사정을 안 A 양은 이를 이용해 돈을 벌겠다는 결심을 하고 B 양을 적극적으로 설득했다.

B 양은 이를 받아들였고 A 양은 5월 말경부터 인터넷 채팅사이트에서 알게 된 남자들을 B 양에게 소개해 주는 방식으로 사실상 성매매를 알선했다. 돈은 A 양 자신이 관리한다는 명목으로 남자들에게 돈을 받아 챙겼다. A 양은 이런 방법으로 1회 5만∼10만원 정도의 돈을 가로챘다.

이후 A 양은 더 많은 남자를 B 양에게 소개시켰다. 하지만 문제가 생겼다. 돈을 쉽게 벌 수 있는 유혹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이들이지만 A 양은 B 양이 이제 더 이상 하기 싫다고 의사를 밝혔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무시, B 양을 압박했다.

둘은 자주 싸우면서 이번 문제로 인해 많은 갈등을 빚었다. A 양은 B 양 도주할 것으로 예상, 이를 우려해 B 양을 통해 알게된 언니 C 양(19)에게 B 양을 감시해 줄 것을 부탁했다.

C 양은 B 양의 동생과 평소 친하게 알고 지내던 사이로 B 양의 동생을 통해 B 양을 만났고 이후 다시 B 양을 통해서 A 양을 만나 서로의 친분을 과시하던 사이인 것으로 드러났다.

A 양은 C 양의 감시로 인해 좀 더 편안하게 돈을 벌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에 B 양에게 성매매 강요 수위를 더욱 높였다. 하지만 이를 견디다 못한 B 양은 끝내 경찰에 신고를 했고 A 양의 성매매 알선행위는 막을 내렸다.

범인, 피해자 성매매
강요·감시

경찰조사에서 A 양은 지난 5월 중순부터 7월 말까지 남자 110여명 정도의 성매매를 알선해 약 800만원을 가로챈 것으로 드러났다. 이 과정에서 A 양에게 돈을 주고 B 양과 성관계를 맺은 남자 12명과 B 양을 감시하는 역할을 했던 C 양은 불구속 입건됐다.

사건을 담당하고 있는 순천경찰서 여성청소년계의 한 관계자는 “가해자의 휴대전화와 은행계좌를 통해 입금된 돈의 계좌를 추적하고 있는 중”이라며 “성매수자로 추정되는 사람은 약 110여명 정도로 이들을 상대로 성매수 여부 등을 조사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범인은 이번 사건과 관련된 모든 조사는 끝났고 현재 수감중이다.
여청계 관계자는 “이번 사건은 너무 안타깝다”면서 “어린 나이에 성매매를 자행해 돈을 벌겠다는 생각을 한 피해자도 가해자에게 아이디어를 제공했다는 측면에서 잘못됐지만 그런 생각을 하는 친구를 말리지 못할망정 친구를 팔아 돈을 받아 챙길 생각을 한 가해자는 정말 나쁜 짓이다”고 말했다.

또 “결국 이번 사건은 어른들이 청소년들의 성을 매수하는 것부터가 잘못된 것으로 이를 선도하지 못한 어른들의 사회적 책임이 더 큰 것으로 보였다”며 사건을 조사하면서 느꼈던 안타까움을 전했다.

이철현 기자 amaranth2841@naver.com


[인터뷰] 전남 순천경찰서 여성청소년계 사건담당 형사
“100여명 더 이상일 것”

-범인이 그 동안 했던 성매매 알선횟수와 금액은?
▲현재 알선횟수는 110여회로 이에 따른 금액은 800만원 정도다. 현재 가해자는 조사가 끝나 수감됐고, 감시자와 이번 사건에서 드러나 성매수자 12명도 불구속 입건해 조사중이다.

-사건의 발단은?
▲둘은 일을 하면서도 수입이 일정치 않아 생활고에 시달리던 중 피해자가 돈을 벌 수 있는 방법이 있다며 성매매를 제안했다. 피해자가 실제로 돈을 가져오는 것을 보고 가해자는 이때부터 피해자의 사정을 알고 이를 이용해 범행을 시작했다. 또 피해자가 도주 할 것을 우려해 피해자로부터 알게 된 언니를 만나 감시까지 부탁했다. 안타깝지만 피해자가 자기 무덤을 파는 형국이 된 것 아니냐.

-범인이 감시자에게도 대가를 지불했나.
▲둘은 매우 친한 사이여서 감시자가 특별한 대가를 받지는 않았다.

-돈을 주고 성관계를 가졌던 사람은 몇 명인가?
▲이 부분은 범인의 은행계좌와 휴대전화를 압수해 조사중이다. 12명이 확인돼 조사중이다. 또 통화기록에만 100명 이상의 남자와 통화한 것으로 파악돼 성매수자는 그 이상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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