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유통점 냉장판매대 온도관리 실태

대형 유통점의 냉장판매대에서 판매되는 냉장제품의 온도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아 세균 증식의 우려가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한 동일한 냉장판매대 내 제품이라도 진열된 위치에 따라 냉장식품의 표면 온도차이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소비자원은 최근 수도권 대형 할인마트, 백화점, 편의점 등 총 21개 업체의 대형 유통점 냉장판매대에서 판매되고 있는 우유 및 샐러드 제품의 표면온도를 조사한 결과 이같이 밝히면서 대형유통점의 허술한 온도관리를 지적했다.

소비자원에 따르면, 이들 대형유통점의 우유 및 샐러드 제품표면을 총 582회 측정한 결과 이중 10℃를 초과한 경우가 무려 453회, 동일한 냉장판매대 안에 있는 제품이라도 진열 위치에 따라 온도차이가 최저 0.1℃에서 최고 10.7℃인 것으로 나타났다. 냉장제품은 0∼10℃에서 보관토록 규정하고 있다.

우유제품의 경우 총 336회의 측정에서 244회가 10℃초과로 측정됐고 제품의 진열 위치에 따라 제품표면 온도차이가 최저 0.1℃에서 최고 10.3℃로 나타났다. 샐러드 제품은 총 246회를 측정, 209회가 10℃를 초과했다. 또 냉장판매대의 냉장온도표시 여부를 조사한 결과 이중 4대는 온도표시장치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온도변화에 따라 식품에서 세균증식의 차이는 확연하게 달라진다. 소비자원이 이와 관련한 시뮬레이션 시험을 한 결과 5℃와 10℃에서 보관된 식품은 세균증식이 억제되거나 느리게 증식됐지만 15℃와 20℃에 보관된 식품은 세균의 증식이 빠르게 일어났다. 냉장식품에서의 온도관리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알 수 있다.

두부의 경우 구입 후 1일차에 일반 세균수를 시험한 결과 모든 제품에서 세균은 검출되지 않았지만 2일차부터 20℃에 보관된 제품에서 세균이 검출됐다. 3일차에는 15℃에 보관된 제품에서도 세균이 검출돼 빠른 세균의 증식이 일어났다. 반면 5℃와 10℃에 보관된 제품은 5일차에서도 세균이 검출되지 않았다. 샐러드 제품은 구입 후 1일차부터 세균이 보관온도와 비례했다. 5일차가 됐을 때 5℃에 보관된 제품의 경우 완만하게 세균이 증식했지만 20℃에 보관된 제품은 급격한 세균증식이 일어났다.

개방형 냉장판매대는 밀폐형 냉장고보다 온도 관리가 어려운 것이 사실. 이에 소비자원은 관련 기술개발을 통해 냉기의 양, 냉기 분출 위치, 외부 환경 등 온도영향을 적게 받을 수 있는 선진화된 냉장시스템 마련과 규정된 적재 범위를 벗어나지 않도록 진열방법에 대한 체계적인 교육 및 점검이 필수라고 밝혔다.

소비자원은 이번 조사결과를 토대로 ▲냉장판매대의 온도관리 및 관리감독 강화 ▲냉장판매대 온도표시 의무화 ▲냉장판매대 냉장시스템 개선 등을 관계기관에 건의할 예정이다. 또 소비자들에게도 냉장식품을 구매할 때에는 제품에서 차가운 냉기가 느껴지는 제품을 귀가 직전에 구매해 냉장고에 바로 보관할 것을 당부했다.

이철현 기자 amaranth2841@hanmail.net

SNS 기사보내기
기사제보
저작권자 © 민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