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륜도 전국 일일생활권


 

“사이버불륜 경험담 더이상 자랑거리도 못돼”
채팅 도중 눈맞으면 KTX 타고 ‘무조건 달려’

인터넷 사용 인구가 급증하면서 인터넷 도박이나 채팅 중독으로 불화를 겪고 있는 가정이 크게 늘고 있다. 음란사이트나 도박사이트 등 불법사이트는 줄어들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채팅 등을 통해 만나 불륜으로 빠지거나 성범죄로 이어지는 일들이 청소년들에게서도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이 같은 ‘사이버 성 풍속도’는 고속철도인 KTX를 타고 ‘원거리 불륜 커플’까지 낳고 있다. ‘KTX 불륜시대’라는 말까지 나올 정도다.

개통 2주년이 넘은 KTX는 서울에서 부산까지 운행되는데 약 2시간 40분의 시간이 소요된다. 서울-목포는 약 2시간 58분, 서울-대전은 약 50분 정도 밖에 걸리지 않는다. 전국이 반나절 생활권으로 들어선 것이다.

이른바 ‘인터넷 불륜’들이 최근 KTX 덕택에 ‘원거리 불륜 커플’을 양산하고 있다. 이로 인해 KTX 기차역 인근의 러브관광 숙박업소들도 덩달아 호황을 누리는 것으로 전해진다. TV드라마나 영화 등의 ‘불륜’ 주제 작품들까지 최근 인기를 끌면서, 불륜 열풍이 KTX를 타고 전국을 휘젓는 모습인양 보인다.

채팅, 요지경

인터넷은 지금 섹스게임·성인채팅·화상채팅·누드채팅 등으로 가득 차 있다. 누구나 손쉽게 클릭 한번이면 접할 수 있을 만큼 하루에도 수십 개의 사이트가 생기고 있는 실정이다.
인터넷 채팅을 이용하는 이들 중에는 무료사이트와 유료사이트를 이용하는 이들로 나눠지고 있다.

무료채팅사이트의 경우 접근방식이 용이하고, 회원가입만 하면 누구나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는 큰 장점을 가지고 있다. 또 쉽게 사용할 수 있는 만큼 많은 이들을 만날 수 있고, 대다수가 20대 정도로 젊은층에겐 큰 인기다. 쉽게 접근해 대화를 하는 것도 좋지만, 이용자들은 유료 사이트에 비해 속칭 ‘작업’의 속도가 느리다는 평을 하고 있다.

서로 채팅만 하려고 접속한 것인지, 불륜을 목적으로 접속한 것인지 서로에 대한 초반 탐색전은 흥미진진하다.

무료사이트의 경우 규제가 강하다. 어설픈 작업으로 대화를 시도했다간 큰 코 다치기 십상이다. 상대방이 사이버신고를 하면 아이디가 바로 삭제되고 삭제 된 개인정보로는 재가입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반면, 유료채팅사이트의 경우 회원가입시 연회비를 지불해야한다. 무료사이트에 비해 누구나 자유롭게 이용하기 어렵다. 하지만 유료사이트에 가입한 후에는 연령을 막론하고 첫 대화부터 ‘서로 원해서 시작한다’는 것을 느낄 만큼 노골적인 대화들이 오고간다. 불륜을 겨냥한 작업이 손쉽게 진행되는 것이다.

직장에서 자투리 시간을 이용해 채팅을 한다는 회사원 김모(37·남) 씨는 “채팅을 통해 새로운 여성을 만난다는 것이 설레기도 하고, 친해지면서 말 못 할 속사정도 이야기 나눌 수 있어 좋다”고 말했다. 김 씨는 또 “이제는 직장에서도 사이버 불륜의 ‘경험담‘은 큰 자랑거리가 되지 않는다”며 문제의 심각성을 전했다.

원거리 불륜 커플

채팅을 하는 이유 중 단연 최고로 꼽히는 것은 쉽게 이성간의 대화를 할 수 있고 만남까지 쉽게 이어질 수 있다는 점.

요즘 가장 많이 선호하는 유료 캠(화상) 채팅의 경우 대화 필요 없이 직접적인 성적 표현으로 서로를 탐색해 ‘짝짓기’까지 간다. ‘목적’을 빠른 시간 안에 성취하려면 우선 채팅 방제목부터 잘 만들어야 한다.

‘부산 지금 바로 방 잡고 쪽지 줘봐 바로 간다’, ‘선불 보장하구요 매너지킵니다’ 등 선정적인 문구와 성매매 의사까지 직접적으로 밝히면서 이성의 관심을 집중시킨다. 그 후 서로가 화상을 이용해 서로의 얼굴을 확인 한 후, 오늘 만날 수 있는 상대인가, 그냥 서로 보는 것으로 만족해야 하는 상대인가에 대한 파악을 한다.

이런 식으로 탐색이 끝나면 ‘OO 보여줘’, ‘만져봐’, ‘좋아’ 등의 노골적인 표현으로 일단 서로의 몸을 눈으로 탐욕한다. 그러면서 작업이 성공하면 상대의 위치를 파악하고 서울·부산·대구·광주 등 그곳이 어디든 달려가 만난다.

채팅으로 알게된 여성을 만나기 위해 KTX를 타고 부산까지 간 서울시 목동의 이철수(가명·31) 씨를 만났다.

그는 “그녀를 알게 된 것은 지난 2005년 여름이었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녀와 나는 대화가 잘 통했다”며 “우리는 금방 친해질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 씨는 “친해지는데 불과 일주일 밖에 걸리지 않았고, 우린 매일 새벽 1시쯤에 B채팅사이트를 통해 만났다”고 했다. 이 씨에 따르면, 이 씨는 서울에 살고 그녀는 직장 때문에 부산에서 혼자 자취를 한다.

그녀와 이 씨는 알게된 지 일주일 후 만남을 약속하고, 이 씨는 약속 당일 KTX를 타고 부산으로 향했다. “그녀와 처음 만났지만 많은 대화를 해서 그런지 익숙했다”는 이 씨. 그녀와 술 한잔하고, 서로에 대해 더 자세히 알기 위한 곳으로 향했다고 한다. 그들은 그 날 밤을 함께 보낸 후 두 달여 간은 서로를 만나기 위해 KTX를 이용해 왕래했다.

또 이 씨는 “같은 서울사람은 주변을 통해 알아보면 몇 다리 건너 다 아는 사람”이라며 “그래서 나는 지방을 선호한다. 그래야 괜히 마음이 편하고 KTX를 이용하면 비용은 좀 들지만, 그래도 뭐 그 정도는 투자해야 되는 거 아니냐”며 당당하게 설명했다.
이명선 기자 lms9420@naver.com


선착순 6명 앞 나체쇼

정양 초절정 ‘유혹’

화상채팅을 통해 ‘남성들의 성적욕구를 만족시켜주겠다’고 스스로 나선 여성이 한둘이 아니다. 이 여성들은 스스로 캠코더 앞에 앉아 자신이 만든 채팅방으로 들어온 남성들을 위한 자신들만의 파티를 매일 밤 열고 있다.

A채팅사이트에는 매일 밤 11시 ‘정씨여자’라는 방제가 하나 생긴다. 이 방은 A채팅사이트 최고의 인기 방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미 입소문을 통해 화끈한 방이라고 소문이 났기 때문이다.

접속과 동시에 정씨여자의 닉네임 여성은 몸에 아무것도 걸치지 않은 채 검정색 스타킹만 신고, 컴퓨터 앞에 앉아 남자들을 기다린다. 이 방은 남자 6명 선착순마감이다. 방에 들어온 6명의 남성들은 접속과 동시에 흥분된 마음을 감추지 못한다.

‘쟈갸’, ‘사랑해’라는 말을 연신 사용하며 여성의 호감을 산다. 그 후 남성들은 본색을 들어내고 ‘정씨여자’도 그에 순순히 호응한다.

접속한 남성 6명은 각각의 취향에 맞춰 ‘가슴을 보여줘’, ‘조개 확대’, ‘뒤치기 자세’, ‘가슴을 만져’, ‘혓바닥’, ‘벗어’ 등 선정적인 말들로 여성에게 요구한다. 여성 역시 남성들이 원하는 욕구를 충족시켜주려는 듯 여러 가지 자세를 선보이고, 접속한 남성들이 다 사정을 하면 그 날밤의 파티는 끝이 난다. <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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