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수냐, 말빨·정책이냐

# 권영길 : 노회찬 : 심상정 = 49% : 28.6% : 7.4%
# 대권3수 권영길 vs 대중성 노회찬 vs 정책 심상정

여야 잠룡들의 대권행보가 한창인 가운데 민주노동당도 본격적으로 대권레이스에 참여했다. 당내 진보정치연구소에서 대선에 관한 토론회를 개최하고 최근에는 ‘대선기획단’도 전격 가동시켰다. 현재 민노당에서 대권후보로 거론되는 인사는 권영길·노회찬·심상정 의원 등 3명이다. 이들 민노당 ‘빅3’는 대선후보선출 경선을 준비하는 등 바쁜 행보를 보이고 있다.

권영길·노회찬·심상정 의원은 민주노동당의 ‘빅3’로 통한다. 민노당 부설 진보정치연구소에서는 일찌감치 이들 3명을 유력한 대권 후보군으로 분류해놨다.
또 최근 당내에서는 대선기획단을 가동시키고 현재 ‘박근혜·이명박·손학규·정동영·김근태·고건’ 등 기존 잠룡군에 민노당 ‘빅3’도 포함시키겠다는 야심찬 계획을 세우고 있다.

“잠룡군에 포함시키겠다”

민노당의 한 관계자는 “우리도 대권 후보가 있는데 주요 언론들이 대선후보 보도에서 민노당 주자들만 제외시키고 있다”라고 불만을 토로한 뒤 “특히 권영길, 노회찬 의원 등은 다른 후보들 못지 않게 활발한 대권준비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민노당 박용진 대변인은 본지와의 전화통화에서 “조만간 방송사 및 주요 일간지 사장들과의 면담을 통해 대권후보 보도시 민노당 후보들도 포함시켜 줄 것을 요청하겠다”고 밝혔다.

지난달 24∼26일 진보정치연구소가 당원들을 상대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선 권 의원이 49%의 지지를 보이며 우위를 드러냈고, 노 의원은 28.6%로 그 뒤를 바짝 추격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반면, 심 의원은 7.4%로 다소 뒤쳐져 있다.

당내경선 과정에서 민노당 ‘빅3’ 각 진영이 부각시킬 것으로 예상되는 부분을 보면 권 의원 측은 2번 대권출마와 4년 당대표의 ‘경력’, 노 의원 측은 삼성 X-파일 등을 논리적으로 따지며 보여준 ‘화술’, 심 의원 측은 국정감사 당시 보여줬던 ‘정책성’ 등이다.

현재 민노당에서 가장 의욕적인 대권 행보를 펼치고 있는 인사는 권 의원과 노 의원이다.
권 의원은 지난 1997년과 2002년 등 이미 두 차례나 대선에 출마해 민노당의 이미지를 올려놓기도 했다. 대권 3수를 준비하는 권 의원과 그 측근들은 최근 정책마련 등을 고심하며 행보에 가속도를 내고 있다.

그는 창당 이후 지난 2004년 총선까지 4년 동안 당 대표를 지내며 당내 양대 계파인 민족해방(NL)과 민중민주(PD) 양측 진영의 고른 지지를 받아왔다. 특히 권 의원은 2002년 대선 당시 “국민여러분, 행복하십니까. 살림살이 좀 나아지셨습니까”라는 유행어를 만들며 유권자들에게 인기를 끌었다.

노 의원은 지난 5·31 지방선거 당시 서울시장 후보로도 거론됐었다. 그는 여당의 대권주자인 김근태 의장과 정동영 전 의장보다도 지지율에서 앞서고 있을 정도다.
노 의원의 한 측근은 “당내 대권후보선출 경선에 참여하고 승리하기 위해 면밀히 준비를 하고 있다”며 “반값 아파트 등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부동산 정책 등에 대해서도 좀 더 정확한 분석을 통해 대안을 제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노 의원은 민노당 ‘빅3’ 가운데 당내 기반이 가장 약하다는 평이 있다. 이에 그는 최근 당원과 대의원들에 대한 접촉을 강화하고 있다.
심 의원은 아직 본격적인 대권 행보를 밟고 있지는 않다. 심 의원 측의 한 관계자는 “현재는 의정활동에 주력하고 있으며 대권 경선 등은 생각 중이다”라며 속내를 드러내지는 않았다. 그러나 그 역시 경선에 마음을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과도한 정파구도”

본격적인 대권 경쟁을 앞두고 민노당은 정파구도를 걱정하고 있다. 실제로 민노당은 NL과 PD가 6대 4의 구도를 이루고 있고 그간 당직선거 등에서 정파에 따른 투표결과를 여실히 보여 왔다.
이에 문성현 대표가 지난 11일 “지금까지 당내선거가 과도한 정파구도에 발목을 잡혀왔는데, 계속 이러면 내년 대선에서 지지자와 국민들에게 희망을 줄 수 없다”며 “과거의 정치적 동질성을 갖고 미래를 규정하려 하는 정파구도를 넘어서는 당내 대선후보 결정과정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을 정도다.

한편 민노당은 내년 2월로 예정된 정기중앙위원회와 전당대회를 통해 경선방식과 시기를 결정하는 등 대선 체제를 구축에 총력을 기울일 방침이다.
다른 당에 비해 늦게 대권 경쟁에 뛰어든 민노당 주자들이 어떤 행보를 펼치며 민심을 파고 들지 주목된다.

김정욱 기자 ottawa1999@hanmail.net



- 논리·입담 빅매치
# ‘반값아파트’ 홍 VS 노 대결

뛰어난 화술을 자랑하는 한나라당 홍준표 의원과 자타가 공인하는 정치권의 최고 달변가인 민주노동당 노회찬 의원이 지난 7일 MBC 100분토론에서 ‘반값아파트’에 대해 입심대결을 펼쳤다.
쟁점은 택지확보와 ‘민간건설업체 폭리 여부’. 대지임대부 분양주택, 일명 반값아파트 법안을 발의한 홍 의원은 재건축 단지에 용적률 제한을 푸는 대신 일정부분의 땅을 기부체납토록 해 토지를 확보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이에 노 의원은 “용적률 높이는 것에 대해 너무 쉽게 생각한다”며 반론을 제기했다.

민간건설업체 참여에 대한 견해도 팽팽했다. 노 의원은 “이번 법안이 민간건설업체에 부담금을 감면하는 등 상당한 혜택을 주고 있다”고 주장하자, 홍 의원은 “민간건설업체가 참여할 경우 분양가 심의위원회가 분양가를 규정하기 때문에 폭리를 취할 수 없는 구조”라고 맞불을 놨다. 그러나 막대한 재원 조달 방안이나 구체적인 실행방안 등 현실성에 대한 논의는 이뤄지지 않았다.

두 의원 간에는 ‘달변가’다운 입담이 오고갔다.
홍 의원이 먼저 “서민을 위한 이 법안은 민노당 아젠다라고 생각된다. 한나라당이 먼저 선점해 좀 불쾌한 점은 있겠지만…”이라고 말하자 노 의원은 “환자가 수술이 필요한데 반창고 먼저 붙였다고 자랑할 게 뭐 있냐”며 응수했다.
<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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