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값 지불 수단도 신종수법

정기적인 관계 유지되면 플래티눔카드로 결제
재력가들 사이서 연예인 몸값은 4천만원 상당

연예계에서 사실이 확인되지 않은 채 부정기적으로 끊임없이 나오는 것이 ‘연예인 성매매’ 의혹이다. 지난 2000년 5월 2일 SBS의 ‘뉴스추적-연예브로커, 은밀한 거래’를 통해 연예계 매춘과 성상납에 대한 보도를 시작으로 2002년 PD비리사건 수사당시 터져 나온 정치인에 대한 연예인 성상납 설, 그리고 최근 안기부 X파일의 연예인 정치인 성상납 커넥션 도청 설에 이르기까지 지속적으로 연예인 성상납과 관련된 의혹이 제기됐었다. 이러한 와중에 최근 검찰이 ‘신촌이대식구파 소탕 사건’과 ‘여성 연예인 성매매 리스트’를 토대로 ‘연예인 매매춘’에 대해 조사를 벌이고 있어 바람잘 날 없는 연예계가 또 다시 술렁이고 있다. 더욱이 이번 검찰의 수사 방향이 지난 2002년 ‘PR비’ 조사와는 달리 ‘연예인의 매춘’에 집중되고 있다는 소문이 퍼지면서 연예계뿐 아니라 정·관계도 바짝 긴장한 눈치다. 방송가 관계자와 유흥업소 관계자의 진술을 토대로 연예인 매춘에 대해 알아봤다.


10년 가까이 매니저 생활을 해온 방송계 터주대감 H 씨. 그는 “연예인 성매매, 성상납의 역사는 너무 깊다”며 “자연스럽게 연예계 안팎에 만연돼 있는 상태”라고 입을 열었다.

그에 따르면 보통 가수 1명이 앨범을 만들고 홍보하는데 드는 비용은 3~5억원 상당. 그러나 처음 연예계에 데뷔하는 신인에게 억대의 돈이 있을 리 만무하다. 또한 신인을 키우는데 위험을 무릅쓰고 거액의 돈을 쓰는 것 역시 웬만한 소속사에서는 쉽지 않은 일이다.

그러나 대중에게 얼굴이 알려지지 않은 신인일 경우 스폰서를 구하는 일조차 ‘하늘의 별따기’라고 한다. 이에 H 씨는 “신인들은 보통 브로커가 중간에서 재력가와 연결시켜주는 경우가 많고 상당수의 매니저들 역시 자연스럽게 재력가와 자리를 만들어 스폰서로 연결시킨다”고 말했다.

신예스타, 성상납 경우도

H 씨에 따르면 이렇게 연결된 신인과 재력가의 만남은 단기적으로 끝나지 않는다고 한다. 보통 신인 가수의 경우 앨범이 제작되고, 홍보가 되는 1~2년간의 기간 이외에도 계속 만나는 경우가 많다는 것.

앨범이 잘돼서 돈을 벌면 다행이지만 요즘 음반 시장도 좋지 않아서 스폰서 없이 가수 활동을 하는 것은 사실상 힘들기 때문이라는 것이 그의 전언이다. 해당 가수 역시 돈이 필요하기 때문에 “스폰서와의 관계를 계속 유지하길 원한다”고 한다.

상황이 이렇기 때문에 연예인들 사이에서는 스폰서에 대한 인식이 매우 긍정적일 수밖에 없다. 일반인들이 알고 있는 것처럼 연예인이 높은 윗분에게 억지로 끌려가 성상납을 해야하는 상황은 극히 드물다.

한 예로 이름만 대면 알 수 있는 인기 연기자 J 씨는 매니저가 “PR비가 다 떨어져 큰일”이라고 하소연하자 서슴없이 “날짜를 잡아달라”고 했다는 것. 여기서 날짜란, 스폰서와의 하룻밤을 의미한다.

이들은 이렇게 스폰서와 하룻밤 인연을 맺은 대가로 500만~1,000만원 상당을 받는 것으로 알려진다. 톱스타일수록 그 금액은 상상을 초월한 정도로 높아진다는 것이 연예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H 씨는 또 “신예들이야 PR비를 명목으로 성매매를 한다지만 일부 톱 탤런트 중에는 값비싼 외제차량과 고가의 시계, 옷가지들을 구입하기 위해 스폰서를 구하는 경우도 즐비하다”며 “이들은 대부분 기업 간부나 대표 등과 관계를 갖는데 이럴 경우 스폰 뿐 아니라 기업 광고모델로 발탁될 수도 있어 일석이조”라고 충격적인 사실을 털어놨다.

특정 연예인과 재력가와의 만남을 주선하는 ‘마담뚜’들은 자신의 수첩에 최소 수백여명의 여성 탤런트들의 연락처를 확보하고 있으며, 어떤 식으로든 여자 연예인의 연락처를 알아내 집요하게 설득한다.

이런 마담뚜들은 자기들끼리 연결돼 있어 정보도 교환하며 특정 연예인을 섭외하는 데 서로 도움을 주기도 한다. 그러나 자신의 신분이나 연락처를 절대 가르쳐 주는 법이 없고, 소개를 받는 자리에도 나타나지 않는다. 철저한 비밀보장을 생명으로 하고 극도의 보안을 유지해 그 실체를 파악하기란 쉽지 않다는 것이 연예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이와 관련 H 씨는 “뚜쟁이들은 이름 대신 ‘왕언니’ 또는 성을 앞세워 ‘○언니’ 정도로만 불린다”며 “전문 뚜쟁이일수록 매춘 제의를 받으면 여러 단계의 인맥을 통해 해당 연예인과 접선하는데 그 이유는 여러 선배들의 부탁인데 거절할 수 없도록 하기 위함”이라고 설명했다.

주로 돈 많은 중소기업인

연예 관계자들에 따르면 이들 연예인들의 하룻밤 몸값은 통상 4,000만원 수준이며, 과거처럼 현금을 주는 경우도 있지만 최근에는 ‘현금카드’를 자주 애용한다고 한다. 현금카드의 경우 해당된 자금이 모두 소진되면 자연스럽게 버려도 무방하고 비밀이 잘 지켜지기 때문이라는 것.

이와 관련 H 씨는 “정기적인 스폰 관계가 이뤄지는 일부 여성 연예인과 재력가들의 경우 ‘귀족카드’로 잘 알려진 플래티눔 카드도 오가고 있는 상황이다”면서 “카드를 받은 연예인은 대부분 고가 수입명품을 사는데 써버리는 경우가 많다”고 전했다.

그렇다면 도대체 어떤 사람들이 스폰서를 하게 되는 걸까. 이에 대해 H 씨는 “보통 일반적으로 알려져 있는 유명 정치인이나 기업인보다는 잘 알려지지 않은 돈 많은 기업인이 많다”고 귀띔했다.

그는 이어 “연예인들에게 스폰을 하는 사람들은 주로 벤처기업의 CEO나 집안에 재산이 많은 재력가, 땅 투기업자, 보석상 업자 등 개인 사업을 하는 사람들”이라고 덧붙였다.

이들이 선호하는 연예인들은 공중파 등 TV를 통해 얼굴이 잘 알려진 톱스타가 아닌 숨겨진 예쁜 여성 연예인들이라고 한다. 그 이유에 대해 H 씨는 “톱스타들의 경우 자기 잘난 맛에 ‘척’하는 게 있는 반면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얼굴은 예쁜 연예인들은 놀 때도 화끈하고 집단 관계도 가능하기 때문”이라고 귀띔했다.

과거 연예인 성매매와 관련된 루머의 대부분은 톱스타와 정·관계 고위층 인사들의 부적절한 만남에 대한 것들이었다면 최근에는 거액의 돈만 지불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면 일반인도 ‘그림의 떡’인 인기 여성 연예인과 질펀한 하룻밤을 보낼 수 있다는 것이다. 그만큼 보이지 않는 ‘연예인 매춘’은 이 세계에 만연해 있었다.
박지영 기자 pjy0925@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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