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스코프] 대표 의존도 높은 더본코리아…백종원 행보에 '이목'

더본코리아, 올해 각종 논란에 휩싸이며 추락…실적·점포수↓ 백종원, 방송 활동 재개…논란 재점화 양상 속에 반등요소는?

2025-11-25     승동엽 기자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가 지난 9월 3일 서울 중구 장충동에서 열린 더본코리아 TBK(The Born Korea) 글로벌 B2B 소스 론칭 기자간담회에서 발표하고 있는 모습. ⓒ 더본코리아

민주신문=승동엽 기자|사업가 겸 방송인 백종원 대표가 방송 중단 6개월 만에 활동 재개에 나서며 이목을 끌고 있다. 더본코리아는 올해 들어 각종 논란에 휩싸이며 실적이 곤두박질쳤는데, 백 대표가 실추된 브랜드 이미지를 반등시킬 수 있을지 주목된다.


거침없던 백종원, 올해 잇단 악재에 시름…더본코리아 실적↓ 

백 대표는 사업가로서 여러 브랜드를 흥행시켰다. 방송인으로서도 활발한 활동을 보여왔다. 그의 성공 가도는 유튜브에서도 이어졌으며 지역 축제 사업에서도 큰 성과를 냈다. 정점은 작년 10월이었다. 더본코리아가 코스피 시장에 입성한 것. 상장 당시 회사의 기업가치는 약 5000억 원에 달했다.

그랬던 백 대표의 행보에 제동이 걸렸다. 그는 올해 초부터 ▲빽햄 선물세트 가격 논란 ▲원재료 함량 논란 ▲원산지 허위 표기 ▲농약통 활용 사과주스 살포 ▲농지법 위반 의혹 등 잇따른 구설에 휘말렸다. 백 대표를 둘러싼 여러 논란 가운데 상당수가 더본코리아와 관련된 것이었다.

이 과정에서 더본코리아는 ▲2월 과태료 80만 원 ▲4월 과태료 80만 원 ▲7월 과태료 400만 원과 벌금 180만 원 등 행정 처분을 받았다. 또 예산군청으로부터 건축법·농지법 위반 관련 원상복구 명령 이행 사실도 전해졌다.

백 대표의 위상이 크게 추락하면서 그가 이끄는 더본코리아도 실적이 곤두박질쳤다. 회사는 올해 3분기까지 연결기준 2723억 원의 누적 매출액을 기록했다. 이는 작년 같은 기간 대비 21.51% 감소한 수치다. 수익성 측면은 상황이 더 심각한데, 206억 원의 누적 영업손실을 기록 중이다

더본코리아 계열 프랜차이즈 매장 수도 뚝 떨어졌다. 더본코리아에 따르면 25개 계열 프랜차이즈의 지난 3분기 매장 수는 모두 3102개로, 전 분기 대비 36개 감소했다.

대표 브랜드인 빽다방은 올해 1·2분기에는 매장이 100개 넘게 늘며 그룹 전체 성장을 이끌었지만, 3분기에는 1개 매장만이 신설됐다. 새마을식당과 홍콩반점 등 13개 브랜드는 신규보다 폐점 매장이 많았다.


 방송 활동 재개에 논란 재점화…반등 전략은?

문제는 앞선 논란들이 현시점에서 재점화하고 있다는 점이다. 백 대표가 방송 중단 6개월 만에 MBC 예능 '남극의 셰프'로 복귀하면서다. 특히 가맹점주들 간 갈등으로 격화되고 있다.

앞서 전국가맹점주협의회(전가협)에 속한 일부 연돈볼카츠 점주들은 "백 대표가 방송 출연을 통해 인지도를 쌓으면서 문어발식 확장, 허위·과장 정보 제공 등 구조적 문제를 야기했다"고 지적한 바 있다.

이에 남극의 셰프 방영 전 전가협과 시민단체는 MBC 사옥 앞에서 방송 중단을 요구하는 집회를 개최하기도 했다.

이들은 "공정거래위원회 조사와 국정감사 불출석 논란 속에서도 가맹점주들의 생계 위협은 해결되지 않았다"며 "백 대표의 '방송 주도형 성장' 이면에는 가맹점주들의 폐업과 생계 위협이 있다"고 비판했다.

반면 더본코리아 가맹점주·예산시장 상인회는 지난 19일 서울 서초구 전가협 앞에서 집회를 열고 "전가협에 속한 일부 더본코리아 소속 점주와 일부 유튜버의 허위 사실 유포를 중단해야 한다"며 맞불을 놨다.

이들은 성명서를 통해 "전가협 소속 일부 점주 5명이 전체 3000여 명의 가맹점주를 대표하는 것처럼 여론을 호도하고 있다"면서 "확인되지 않은 사실과 왜곡된 방송으로 브랜드 이미지가 훼손되고, 대다수 선량한 가맹점주들이 매출 하락이라는 실질적인 피해를 입고 있다"고 강조했다.

더본코리아 프랜차이즈 가맹 점주들과 충남 예산 상설시장 상인들이 19일 서울 서초구에 있는 전국가맹점주협의회 사무실 앞에서 집회를 열었다. ⓒ 뉴시스

갈등은 한동안 지속할 가능성이 높다. 현재 백 대표는 넷플릭스가 다음 달 공개할 예정인 '흑백요리사: 요리 계급 전쟁 시즌2'에도 출연한 상태이기 때문이다.

물론 그의 방송 활동 재개가 더본코리아에 부정적 영향만을 끼친다고는 볼 수 없다. 더본코리아는 지난해 상장 당시 넷플릭스 예능 '흑백요리사'에서의 백 대표 인기에 힘입어 수요예측과 공모청약에 흥행을 기록하는 등 화제성을 키운 바 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더본코리아는 백 대표 개인 이미지와 밀접하게 연동된 업체"라면서 "그의 복귀는 단기적인 투자심리 개선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회사에 지금 더 필요한 것은 백 대표 개인의 퍼포먼스에 따른 것이 아닌 시스템에 의해 지속가능한 실적이 나올 수 있는 체계를 마련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즉, 더본코리아의 성장세 회복은 백 대표 개인이 갖고 있는 이미지에 의존하기보다는 그가 약속했던 ▲브랜드 경쟁력 제고 ▲소규모 브랜드 육성 ▲리브랜딩 ▲해외 시장 육성 등에 달렸다는 것.

이에 대해 더본코리아 관계자는 "향후 두 가지 방향으로 사업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라며 "빽다방, 역전우동, 한신포차 등 주요 브랜드의 경쟁력을 한층 더 강화하는데 집중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실제로 주요 상권에 가맹점주가 안정적으로 매장을 열 수 있도록 본사가 오픈 비용을 부담하는 '핵심상권 창업지원 제도'와 연돈튀김덮밥 리브랜딩처럼 50개 미만 소규모 브랜드를 대형 브랜드로 성장시키는 전방위 지원을 집중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 관계자는 "동시에 해외 시장 공략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며 "독일 글로버스와의 협업을 시작으로 유럽 전역으로 글로벌 푸드 컨설팅 사업을 확대하고, TBK 글로벌 B2B 소스 사업을 통해 2030년까지 해외 매출 1000억 원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했다.

아울러 "앞으로도 한 분의 점주도 두고 가지 않겠다는 약속을 실천하면서, 점주와 본사가 함께 성장하는 동반자 관계를 만들고 궁극적으로 소비자에게 더욱 합리적이고 맛있는 메뉴를 제공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