앱 마켓 순위 하락에도 NC가 웃는 이유…자체 결제 효과는?

자체 결제 시스템 도입…기존 수수료 구조 탈피 "결제액 변화 없다"…수익성·플랫폼 경쟁력 제고

2025-11-25     변현경 기자
NC 판교 R&D센터. ⓒ NC

민주신문=변현경 기자|엔씨소프트(NC)가 인앱결제(앱 마켓 운영사 자체 시스템) 수수료 부담을 덜기 위해 자체 결제 시스템 도입에 속도를 내고 있다. 기존 모바일 생태계에서 벗어나 수익성 강화를 택하는 흐름이 국내 게임업계 전반으로 확산될지 관심이 쏠린다.

NC는 지난 11일 주요 모바일 게임에 자사 플랫폼 '퍼플'(PURPLE)을 통한 자체 결제 시스템을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본래 구글 플레이와 앱스토어의 결제 체계를 따라야 했지만 앞으로는 회사가 구축한 별도 환경에서 결제가 이뤄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현재 이 시스템은 NC 대표작들에 단계적으로 적용되고 있다. '리니지M'과 '리니지2M'은 지난 12일부터 자체 결제가 활성화됐고, 19일 출시된 '아이온2'에는 초기부터 자체 결제가 기본값으로 설정됐다. 오는 26일에는 '리니지W'에도 동일한 방식이 적용될 예정이다.

이 결정은 단순한 기능 추가가 아니라 수익모델 재편을 위한 전략적 행보로 해석된다. 통상 30% 안팎으로 책정되는 인앱결제 수수료 때문이다.

지난 2021년 '구글 인앱결제 방지법'(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 시행 이후 명목상 수수료율은 26% 수준까지 낮아졌다. 하지만 외부 결제 이용 시 PG(결제 대행) 수수료가 추가돼 실제 절감 효과는 미미하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결국 자체 결제야말로 가장 직접적이고 실질적인 비용 절감책이라는 판단에 힘이 실린 셈이다.

자체 결제가 가동되면서 NC 주요 타이틀의 구글 플레이 매출 순위는 눈에 띄게 하락했다. 지난 2017년 출시 후 약 8년간 최상위권을 지켜온 리니지M은 최근 2주 사이 열 계단 넘게 떨어져 25일 오후 기준 11위에 머무르고 있다. 같은 기간 리니지2M도 35위로 내려앉았다.

통상 대형 타이틀의 순위 급락은 성과 부진으로 해석되지만 이번 변화는 결제 집계 방식 탓에 생긴 구조적 현상일 뿐이라고 풀이된다. 자체 시스템을 통해 결제된 금액은 구글 플레이 매출로 반영되지 않아 발생한 '착시'라는 것.

'리니지M'의 '퍼플' 스토어 결제 화면. ⓒ 리니지M 홈페이지 캡처

그간 앱 마켓 상위권에 이름을 올리는 것은 게임의 흥행과 지식재산권(IP) 파워를 가늠하는 핵심 지표였다. 이 때문에 게임사들은 마케팅 비용을 투입하며 순위 방어전을 벌이기도 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NC와 같이 충성 유저층을 확보한 회사라면 굳이 비용을 들여 순위를 지킬 필요가 없단 판단이다.

눈길을 끄는 대목은 신작 아이온2에서 자체 결제가 빠르게 자리 잡고 있다는 점이다. NC는 현재 전체 결제의 90% 이상이 퍼플을 통해 이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총 결제 금액 자체에도 큰 변동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유저들의 지출 의향은 유지된 채 결제 방식만 달라졌기 때문에 NC 입장에서는 수익성 손실 없이 수수료 절감 효과를 온전히 얻고 있는 셈이다.

자체 시스템이 선택받는 이유는 단순히 수수료 문제가 아니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실제 유저들은 회사가 운영하는 별도 플랫폼에 대한 신뢰도와 장기적 리워드 정책 등이 결합된 결과라는 반응이다.

자체 결제 실험은 NC만의 움직임이 아니다. 넷마블은 지난 2022년부터 자체 결제를 확대해 왔으며 현재 15개 게임에 적용 중이다. 그 결과 매출 대비 지급수수료율을 꾸준히 낮추는 성과를 냈다.

비슷한 시기 넥슨도 주요 타이틀에 자체 결제를 도입했다. 특히 '프라시아 전기'는 자체 결제 이용자에게 결제 금액의 10%를 리워드로 돌려주는 방식으로 결제 구조 전환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결국 업계의 관심은 오랫동안 '독과점 논란'의 중심에 있던 앱 마켓 수수료 구조가 근본적으로 흔들릴 수 있을지에 모인다. 대형사의 결제 이탈이 확산될 경우 양대 마켓 중심의 기존 질서가 재편될 가능성도 언급된다.

게임업계 한 관계자는 "자체 결제 시스템을 도입하면 앱 마켓 구조로부터 일정 부분 자유로워지는 동시에 수익성을 높일 수 있다"며 "NC의 경우 이를 통해 독자 플랫폼 경쟁력까지 함께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