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외국인 3조 원 '폭탄 매물'에 3.8%↓…3850대로 밀렸다

2025-11-21     이한호 기자
신한은행 딜링룸 사진 ⓒ 신한은행

민주신문=이한호 기자|코스피가 인공지능(AI) 산업에 대한 거품 우려가 재점화되면서 3% 넘게 폭락했다. 외국인 투자자들이 3조 원 넘게 주식을 팔아치우며 지수를 끌어내렸다.

21일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4004.85) 대비 51.59포인트(3.79%) 급락한 3853.26으로 장을 마감했다.

하락세는 장 시작부터 뚜렷했다. 전장보다 96.15포인트(2.40%) 내린 3908.70으로 출발한 지수는 개장 직후 3900선이 붕괴됐다. 장중 한때 매도세가 거세지며 3830선까지 밀리기도 했으나, 장 막판 낙폭을 일부 줄이며 3850선에 턱걸이했다.

이번 급락장은 미국발 악재가 겹친 탓이다. 엔비디아가 호실적을 발표했음에도 불구하고 시장 내 AI 거품론이 확산하며 미국 기술주가 조정을 받은 것이 국내 증시에 직격탄이 됐다.

여기에 리사 쿡 미 연준(Fed) 이사가 "자산 시장의 고평가로 인한 하락 위험"을 경고한 점도 투자 심리를 얼어붙게 만들었다.

수급 주체별로는 외국인의 매도 공세가 거셌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은 홀로 3조898억 원어치를 순매도하며 하락장을 주도했다. 개인과 기관이 각각 2조6974억 원, 3488억 원을 순매수하며 방어에 나섰지만, 지수 하락을 막기엔 역부족이었다.

업종별 등락을 살펴보면 전기·전자(-6.43%), 의료·정밀기기(-5.94%), 제조(-4.71%) 등 기술 및 수출 주도 업종의 낙폭이 컸다. 반면 하락장 속에서도 음식료·담배(0.39%), IT 서비스(0.31%) 등은 소폭 상승했고, 변동성지수(14.06%)는 급등했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들은 '파란불' 일색이었다. 특히 반도체 종목의 타격이 컸다. SK하이닉스는 8.76%나 폭락했고, 삼성전자 역시 5.77% 떨어지며 약세를 면치 못했다.

LG에너지솔루션(-3.51%), 현대차(-0.95%), HD현대중공업(-4.80%), KB금융(-0.58%) 등도 줄줄이 하락했다. 상위권에서는 기아(0.53%)만이 유일하게 상승 마감했다.

코스닥 지수 역시 동반 하락했다. 코스닥은 전일 대비 27.99포인트(3.14%) 내린 863.95로 거래를 마쳤다.

시총 상위주 중에서는 알테오젠(-2.87%), 에코프로비엠(-4.82%), 에코프로(-5.17%) 등 바이오와 2차전지 관련주들이 약세를 보였다. 반면 코오롱티슈진(11.49%)은 급등했고 에이비엘바이오(0.85%) 등 일부 바이오 종목은 선방했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주간 종가보다 7.7원 오른 1475.6원에 거래를 마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