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광약품, RNA 전문 회사 만든다…'오픈이노베이션' 청사진도
콘테라파마 파이프라인·룬드벡 기술 협력 성과 발표 RNA 플랫폼 분사…국·내외 오픈 이노베이션 확대
민주신문=이한호 기자|부광약품이 콘테라파마의 RNA 플랫폼의 확장 가능성을 강조하며, 이를 분할해 RNA 치료제 전문 회사를 설립한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부광약품은 국내와 글로벌 네트워크를 연결하는 '글로벌 오픈이노베이션 허브'에 대한 청사진도 내놨다.
부광약품은 18일 '오픈이노베이션 성과·전략 발표회'를 열고 자회사인 콘테라파마의 파이프라인과 룬드벡과의 리보핵산(RNA) 플랫폼 기술 협력 성과를 소개했다.
이날 첫 연사로 나선 토마스 세이거 콘테라파마 대표는 파킨슨병의 대표적인 '미충족 수요'를 정조준한 신약 후보물질 'CP-012'의 성과를 소개했다.
그는 "파킨슨병 환자의 50~70%가 겪는 '아침 무동증'을 겨냥한 CP-012가 최근 성공적인 임상 1b상 데이터를 확보했다"며 "이를 통해 약물의 지연 방출 개념을 입증하고 2상 진입의 확실한 동력을 얻었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콘테라파마의 핵심 경쟁력인 RNA 플랫폼 기술에 대해 설명했다.
콘테라파마의 RNA 플랫폼은 ▲질병 RNA의 새로운 공격 지점을 발굴하는 '어택포인트 디스커버리(AttackPoint Discovery®)' ▲효과적인 후보물질을 신속히 찾는 '올리고디스크(OligoDisc®)' ▲저분자화합물을 발굴하는 '스플라이스매트릭스(SpliceMatrix®)'라는 세 가지 독자적인 기술로 구성된다.
세이거 대표는 특히 이 플랫폼의 확장 가능성을 강조했다. 그는 "우리 플랫폼은 유전자 발현을 억제하거나 증가시키는 양방향 조절(bi-directional regulation)이 모두 가능하며, ASO(안티센스 올리고뉴클레오타이드)와 저분자 화합물 모두를 다룰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글로벌 제약사 룬드벡과의 협력 성과도 공유했다. 룬드벡은 콘테라파마에 선급금과 연구비를 지급하고 향후 개발 단계에 따른 마일스톤 및 상업화 시 로열티를 지급하게 된다. 룬드벡이 연구개발 비용 전액을 부담하고 상업화 옵션을 가져가는 구조다.
뒤이어 발표에 나선 안미정 부광약품 회장은 이러한 성과를 바탕으로 한 부광약품의 향후 신약 개발 전략을 공개했다. 안 회장은 첫 번째 전략으로 '선택과 집중'을 꼽으며, 가장 먼저 콘테라파마의 RNA 플랫폼 분사 계획을 공식화했다.
안 회장은 "CP-012의 파킨슨 사업과는 별도로, RNA 플랫폼을 분할해 RNA 치료제 전문 회사를 만들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어 "현재 저희가 콘테라파마의 지분 대부분을 가지고 있지만, 분사될 이 RNA 회사는 많은 벤처캐피탈로부터 투자 제안을 받고 있다"고 덧붙였다.
두 번째 전략으로는 '신규 해외 오픈이노베이션 확대'를 제시했다.
안 회장은 "지난 10년간 쌓아온 네트워크 외에 차세대 바이오 모달리티와 AI 바이오 혁신 기술을 중심으로 신규 투자 대상을 적극 재발굴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를 위한 구체적인 실행 방안으로 그는 "글로벌 수준의 AI 기업들과 네트워크를 구축하기 위해, 미국 '서밋 임팩트 파트너스'가 조성한 글로벌 AI 기반 바이오 펀드에 직접 참여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안 회장은 과거 해외에 집중했던 것에서 나아가 '국내 오픈이노베이션 활성화'에 본격적으로 나서겠다고 선언했다.
그는 "20년의 경험상 우리나라에도 좋은 기술이 있다는 믿음이 있다"며 "국내 대학과 연구소, 초기 벤처가 보유한 유망 기술을 발굴해 단순 재무적 투자가 아닌 인수합병(M&A)까지 염두에 둔 전략적 투자(SI)로 내재화를 추진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를 위해 부광약품이 직접 주도하는 신규 바이오 펀드 조성 계획도 공개했다. 이 펀드는 ▲바이오 플랫폼 ▲CNS(중추신경계) ▲AI 바이오 기술을 3대 타깃으로 삼는다.
안 회장은 "국내의 혁신 기술과 부광약품이 쌓아온 글로벌 네트워크를 연결하는 '글로벌 오픈이노베이션 허브'가 되는 것이 우리의 목표"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질의응답에서는 향후 계획에 대한 구체적인 질문이 이어졌다. 콘테라파마의 상장(IPO) 계획에 대해 이재영 부광약품 대표는 "과거 단일 파이프라인으로 추진했을 때보다 지금이 조건은 더 유리하다"면서도 "상장 그 자체가 목표가 될 수는 없다. IPO를 위한 IPO는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올해 증자를 통해 회사에 자금이 꽤 쌓여 있다"며 "주주분들이 모아주신 돈을 회사의 성장에 가장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쓰기 위한 작업이 현재 진행되고 있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