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물산·SK에코, 그룹사 대규모 투자에 '함박웃음'

삼성물산, P5 공사 필두로 프로젝트 줄줄이 앞둬 SK에코,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건설로 큰 수혜

2025-11-17     이한호 기자
공사가 진행중인 경기도 평택시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모습. ⓒ 뉴시스

민주신문=이한호 기자|삼성과 SK그룹이 국내에 수백조 원에 달하는 대규모 투자 계획을 발표한 가운데 계열 건설사인 삼성물산과 SK에코플랜트의 역할과 수혜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각 그룹의 핵심 사업과 연계된 대형 프로젝트가 본격화됨에 따라 이들 건설사의 실적에도 청신호가 켜질 전망이다.

17일 재계에 따르면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향후 5년간 국내에 총 450조 원을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이는 반도체 공장 증설, AI 시설 투자 확대 등을 포함하는 역대 최대 규모의 투자 계획이다.

가장 먼저 삼성전자는 최근 평택사업장 2단지의 5라인(P5) 골조 공사 추진을 확정했다. 2023년 반도체 부문에서 15조 원대 적자를 기록하며 지난해 초 공사를 멈춘 지 약 2년 만의 재개다.

P5는 2028년 가동을 목표로 10나노급 6세대(1c) D램과 차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를 생산하는 초대형 메가 팹으로 조성될 예정이어서 공사 규모 또한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물산은 내년 상반기 중 해당 공사 착공을 계획하고 있다. 평택 P4 공사에서 메인 팹동 건설을 담당했던 삼성물산이 P5에서도 유사한 규모 이상의 공사를 수주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앞서 삼성물산은 평택 P4 공장 마감공사 계약을 1조4630억 원에서 2조3671억 원으로 62% 증액하며 삼성전자의 투자 재개 의지를 확인했다.

P5 공사를 필두로 그룹의 대규모 투자는 이제 시작이다. 현재 공사가 진행 중인 미국 테일러 파운드리 팹은 물론, 최근 삼성전자가 인수한 유럽 공조 기업 '플랙트'의 국내 생산 거점 마련, 삼성SDI의 차세대 전고체 배터리 공장 신설 등 굵직한 프로젝트들이 줄줄이 대기하고 있다.

이는 실적 정체기를 겪어온 삼성물산에겐 중요한 전환점이 될 전망이다. 그간 건설부문 매출에서 상당 비중을 차지하는 삼성전자 등 그룹 관계사 물량이 투자 지연으로 감소하면서 삼성물산은 신규 수주가 줄고 매출이 역성장했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하이테크를 비롯한 대규모 프로젝트 마무리로 매출과 영업이익 규모가 감소했다"며 "4분기부터는 실적이 점진적으로 회복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SK에코플랜트가 조성 중인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내 SK하이닉스 시설 부지 조감도. ⓒSK에코플랜트

최태원 SK그룹 회장 역시 2028년까지 128조 원 이상의 국내 투자를 이행할 것을 약속했다. 특히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에는 장기적으로 600조 원에 달하는 투자가 이어질 수 있다고 강조하며 AI와 반도체 산업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드러냈다.

SK에코플랜트는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건설의 핵심 시공사로서 가장 큰 수혜가 예상된다. 여의도 1.4배 규모(415만㎡) 부지에 SK하이닉스 반도체 생산시설(팹) 4기와 각종 지원시설을 설계·시공하는 초대형 프로젝트다. SK에코플랜트는 지난 2월 1기 공사에 착수해 2027년 완공을 목표로 공사를 진행 중이다.

특히 SK에코플랜트는 '반도체 종합 서비스 기업'으로의 도약을 가속화하고 있다. SK에코플랜트는 단순 시공을 넘어 반도체 제조 시설 구축부터 소재 공급, 용수 처리, 전력 공급, 폐기물 재활용에 이르기까지 반도체 생산 전 과정을 아우르는 사업 포트폴리오를 구축하고 있다.

이러한 대규모 프로젝트 수주에 힘입어 SK에코플랜트의 실적은 눈에 띄게 개선되고 있다. 실제로 SK에코플랜트는 2025년 3분기 매출 3조2483억 원, 영업이익 1574억 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매출 65% 증가, 영업손실에서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반도체 사업 본격화에 따라 청주 M15X 팹,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1기 프로젝트 등의 실적이 반영된 결과다.

SK에코플랜트 관계자는 "그룹의 투자 계획이 구체화되면 반도체 팹 추가 증설 등 사업 기회가 더욱 확대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