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1470원 넘은 환율에 '구두개입'…10원 넘게 하락
민주신문=이한호 기자|최근 원·달러 환율이 1470원 선을 돌파하는 등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자 정부와 외환·금융 당국이 시장 안정을 위한 경고 메시지를 내놨다. 당국은 외환시장의 변동성 확대에 우려를 표하고, 시장 안정을 위해 가용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 적극적으로 대처하겠다고 밝혔다.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14일 오전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이억원 금융위원장, 이찬진 금융감독원 원장 등 금융 수장들과 함께 시장상황점검회의를 소집했다.
이 자리에서는 최근 변동성이 커진 주식·채권·외환 시장의 상황을 종합적으로 점검하고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참석자들은 최근 거주자의 해외투자 확대와 같은 구조적 요인으로 인해 외환 수급 불균형이 심화되면서 원·달러 환율이 한때 1470원을 상회하는 등 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는 데 인식을 같이했다.
특히 이러한 수급 불균형이 장기화될 경우 시장 참여자들 사이에서 원화 약세에 대한 기대 심리가 고착화될 수 있다는 점에 우려를 표했다.
이는 환율이 한번 오르면 쉽게 떨어지지 않는 '하방 경직성'을 심화시킬 수 있는 중대한 요인으로 당국은 이를 막기 위해 가용한 모든 정책 수단을 적극 활용하겠다고 강조했다.
구두 개입은 외환 당국이 직접 달러를 매매하는 시장 개입에 앞서 시장에 강력한 메시지를 전달하여 쏠림 현상을 완화하려는 조치다.
정부와 당국은 앞으로 환율 상승의 원인을 면밀히 분석하는 한편, 국민연금과 주요 수출기업 등 외환시장의 핵심 수급 주체들과 긴밀한 논의를 통해 실질적인 환율 안정화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반면 외환시장에 대한 깊은 우려와 달리 주식 및 채권 시장은 비교적 안정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평가했다.
국내 주식시장은 단기적인 변동성은 있으나 전반적으로 안정된 흐름을 유지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채권시장의 경우, 향후 금리 정책에 대한 시장의 기대 변화로 국고채 금리가 상승하는 모습을 보였으나, 2026년으로 예정된 세계국채지수(WGBI) 편입이 긍정적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내다봤다.
당국의 구두개입 이후 원·달러 환율은 하락세로 전환했다. 이날 오전 1475원 부근까지 상승했던 환율은 구두개입 발언이 나온 직후인 9시 30분경 1458원까지 10원 이상 하락했다. 이후 소폭 반등해 오전 11시 15분 현재는 1460.66원을 기록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