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유나이티드제약, 개량신약 앞세워 복합제 시장 공략
독자 기술 '콤비젤'로 경쟁력 확보…국내외 특허로 법적 보호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 기록…매출액 10% 이상 지속 투자
민주신문=조환흠 기자|한국유나이티드제약이 개량신약 전략을 앞세워 이상지질혈증 복합제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특히 '알약 속 알약' 형태의 독창적인 콤비젤 제형 기술로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
개량신약은 기존에 허가받은 의약품을 개량해 안전성·유효성·복용 편의성 등을 개선한 약이다. 완전히 새로운 물질을 찾아야 하는 혁신신약과 다르게 이미 검증된 약물의 단점을 보완하는 방식으로 개발 기간과 비용을 크게 줄일 수 있다.
한국유나이티드제약은 1994년 연구소를 설립한 이래 개량신약 개발에 전사적으로 집중해왔다. 2012년 혁신형 제약기업으로 선정됐으며 최근 피타릭 캡슐 등을 포함해 17개 개량신약 품목을 보유하고 있다. 여기에 내년까지 개량신약 매출 비중을 60%에서 70%까지 확대할 방침이다.
이러한 개량신약 전략을 이끄는 대표 주자가 바로 '아트맥콤비젤'과 '로수맥콤비젤'이다. 한국유나이티드제약은 지난 10일 이 제품들의 핵심 기술 특허 보호 현황을 공개했다.
두 제품이 해결하는 문제는 명확하다. 관상동맥심질환 고위험 환자 중 상당수는 콜레스테롤 약(스타틴) 단일 요법으로 LDL-콜레스테롤 수치는 적절히 조절된다.
하지만 중성지방 수치가 적절히 조절되지 않는 '복합형(IIb) 이상지질혈증'을 겪는다. 이 경우 스타틴과 오메가-3를 함께 복용해야 하는데 두 알을 따로 먹어야 하는 불편함이 존재했다.
이에 대한 해법으로 한국유나이티드제약은 독자 개발한 콤비젤 기술(CombiGel Technology)을 내세웠다. 이는 캡슐 안에 스타틴 고형 제제(알약)를 넣고, 그 주변을 오메가-3 기름으로 채우는 방식이다. 말 그대로 '알약 속 알약'이다.
문제는 기름 성분(오메가-3)이 고형 제제(스타틴)를 녹일 수 있다는 점이다. 이에 회사는 '방유성(Oilproof) 기제 코팅 기술'을 개발해 스타틴 알약 표면을 보호하고 두 성분이 안정적으로 공존하도록 개선했다.
콤비젤 기술과 방유성 코팅 기술은 각각 국내 특허 1752700호(존속기간 만료 2035년 8월 13일)와 1950907호(존속기간 만료 2036년 2월 5일)로 등록됐다. 두 특허 모두 식품의약품안전처 의약품 특허 목록집에 등재돼 법적 보호를 받는다.
미국과 일본, 베트남 등에서도 관련 특허가 등록돼 해외에서도 독점 권리를 갖는다. 회사는 이 같은 스타틴 고형 제제와 오메가-3 유성물질을 캡슐에 충전하는 제조장치 관련 다수 특허에 대해서도 독점 실시권을 보유하고 있다.
복합제 특허 보호는 중요하다. 이는 독점적 지위를 유지하고 경쟁 우위를 확보하는 기반이 된다. 이를 통해 기존 제품의 수명을 연장하고 후발주자의 시장 진입에 적극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
의약품 시장조사기관 유비스트에 따르면 국내 오메가-3 처방시장은 지난해 기준 1934억 원 규모로 성장했다. 이 중 한국유나이티드제약의 복합제(아트맥콤비젤, 로수맥콤비젤)는 약 325억 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특히 아트맥콤비젤은 20% 이상 약가인하에도 처방실적이 오히려 5% 상승하며 시장에서의 입지를 더욱 견고히 했다.
아트맥콤비젤은 현재 한국유나이티드제약 매출의 약 10%를 차지하는 주력 제품이다. 회사는 지난해 사상 최대 매출 2887억 원과 영업이익 563억 원을 달성했다. 올해 2월 강덕영 회장은 5000억 원의 장기적 매출 비전에 대해 말하면서 혁신신약과 개량신약을 중심축으로 한 청사진을 제시했다.
이러한 주력 제품의 안정적인 생산은 스마트 공장이 뒷받침하고 있다. 세종 1공장은 2017년 완공된 고형제 스마트 공장으로 자동화 시스템을 통해 높은 생산성과 우수한 품질의 의약품을 생산하고 있다.
지난 9월에는 유라시아 경제연합(EAEU) 우수 의약품 제조·관리 기준(GMP) 승인을 획득했다. 비경구제(주사제), 경구제(정제, 캡슐제), 경구액제(시럽제) 등 다양한 제형의 의약품을 생산하고 있다.
한국유나이티드제약 관계자는 "콤비젤 기술은 물성 차이로 개발이 어려웠던 액상과 고형 정제를 하나로 합친 것"이라며 "내부 정제가 외부와 차단돼 안정성이 높고, 두 알을 한 캡슐로 줄여 환자 편의성도 크게 높였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같은 결과의 배경으로 매출액 10% 이상을 연구개발(R&D)에 꾸준히 투자한 것이 독자 기술 확보와 시장 경쟁력의 비결"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앞으로도 신제품을 지속 출시해 개량신약 비중을 확대하고 내실을 다지는 데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