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스증권, 쉬운 옵션거래 유혹 '눈살'

해외주식 옵션 거래 서비스 개시 초고위험 상품…접근 너무 쉬워

2025-11-06     이한호 기자
일반 주식 종목 조회 화면에 노출된 '옵션' 탭. ⓒ 토스증권 캡쳐

민주신문=이한호 기자|토스증권이 해외주식 옵션 거래 서비스를 정식으로 열기도 전에 '투기 조장' 논란에 휩싸였다.  원금 전액 손실 가능성이 있는 초고위험 파생상품의 문턱을 대폭 낮춘 탓에 투자 경험이 부족한 개인 투자자들을 위험으로 내몰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6일 증권투자업계에 따르면 토스증권은 지난 3일부터 일부 고객을 대상으로 해외주식 옵션 거래 서비스를 시작했다.

옵션 거래는 특정 자산을 미래의 특정 시점에 미리 정한 가격으로 사거나 팔 수 있는 '권리'를 매매하는 파생상품이다.

본래는 실물 자산의 가격 변동 위험을 회피하기 위한 '헷지' 목적으로 탄생했지만, 적은 금액으로 높은 수익을 낼 수 있는 레버리지 효과 때문에 투기적 목적으로도 널리 활용되고 있다.

토스증권은 지난 2월 금융위원회로부터 옵션 거래 서비스 제공을 위한 장내 파생상품 투자중개업 인가를 확보했으며 준비 기간을 거쳐 지난달 28일부터 사전 신청을 받았다.

이달 3일부터는 사전 신청자 중 일부를 대상으로 서비스를 우선 개시했으며 오는 10일부터 전체 고객에게 서비스를 확대할 예정이다.

이미 다수의 증권사가 해외주식 옵션 거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지만, 유독 토스증권의 서비스 출시에 대해 벌써부터 시장의 우려가 쏟아지고 있다. 핵심은 '지나치게 좋은 접근성'이 독이 될 수 있다는 점이다.

실제로 대부분의 증권사들은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에서 옵션 등 파생상품 거래 메뉴를 별도로 분리해 놓았다. 이는 해당 상품에 대한 지식과 정보를 갖춘 투자자들만 접근할 수 있도록 하는 최소한의 안전장치로 작동한다.

반면 토스증권은 일반 주식을 조회하는 화면에 '옵션' 탭을 함께 노출시키는 방식을 택했다. 주식 투자를 하던 이용자가 아무런 장벽 없이, 마치 일반 주식을 거래하듯 자연스럽게 초고위험 상품인 옵션 거래 화면으로 넘어가게 만든 구조인 셈이다.

투자자들이 옵션 상품의 위험성을 제대로 인지하지 못한 채 호기심이나 실수로 거래에 나설 가능성을 크게 높인다는 지적이 나오는 대목이다.

이에 대해 토스증권 관계자는 "옵션이 주가(기초자산)의 변동에 따라 추이를 볼 수 있는 구조이기 때문에 이를 좀 더 잘 볼 수 있도록 해당 위치에 표기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 토스증권

광고 문구 또한 논란에 기름을 붓고 있다. 토스증권은 "구매한  QQQM이 1% 오르면 옵션 가격은 28% 오를 거예요"와 같은 문구를 통해 고수익률 측면을 부각했다.

또한 "이번 주 금요일 엔비디아의 가격이 오를까요? 내릴까요?"처럼 투자의 방향을 묻는 질문 형식으로 옵션 거래를 '홀짝 게임'처럼 보이게 만들었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이러한 방식은 투자 원금 전액 손실까지 발생할 수 있는 옵션 상품의 위험성을 간과하게 만든다는 점에서 문제가 크다.

특히 토스증권이 이처럼 높은 위험성을 가진 상품을 너무 가볍게 다루는 것 아니냐는 지적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실제로 지난해에는 미수거래를 '외상구매'라는 친근한 용어로 포장했다가 금감원으로부터 시정 명령을 받기도 했다.

특히 토스증권의 직관적이고 편리한 사용자 인터페이스(UI)와 커뮤니티 기능 등은 장점이지만 이를 통해 투자자들에게 '나만 뒤처지면 안 된다'는 심리(FOMO·Fear Of Missing Out)를 부추기고 급등주 추종 등 잦은 매매를 유도한다는 비판도 꾸준히 제기돼 왔다.

이에 대해 토스증권 측은 논란이 된 화면은 전체 서비스의 일부일 뿐이며 투자자 보호를 위한 다양한 안전장치를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토스증권 관계자는 "문제가 된 부분은 이용자의 상품 이해를 돕기 위한 교육 콘텐츠의 한 과정이며, 결코 투기를 조장하려는 의도는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고객이 상품에 대한 이해도와 투자 경험을 쌓을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투자 전 상품 설명서와 교육 콘텐츠를 제공하고, 모의 거래와 지원금을 통한 투자 체험 등 위험을 감수하지 않고 투자 전 과정을 체험할 수 있도록 다양한 안전장치를 마련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