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대목 잡아라"…우리카드, 트래블카드 승부수는?

해외 체크카드 이용액 25%↑…우리카드, 점유율 10% '흔들' 고객경험 강화 '필수'…여행 플랫폼 '우리WON트래블' 리뉴얼

2025-09-29     이한호 기자
2024년 추석 연휴 기간 인천국제공항 제 1여객터미널이 이용객들로 붐비고 있다.  ⓒ 뉴시스

민주신문=이한호 기자|최장 열흘간의 추석 황금연휴가 코앞으로 다가오면서 해외여행을 준비하는 고객들을 잡기 위한 카드업계의 트래블카드 경쟁이 뜨겁다. 우리카드는 단순 결제 혜택을 넘어 항공, 숙소 예약까지 한 번에 해결하는 원스톱 서비스로 도전장을 내밀었다.

29일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8월 말 기준 전업 카드사 8곳의 개인 체크카드 해외이용금액 누적 실적은 4조1646억 원으로 전년동기(3조3339억 원) 대비 25% 증가했다.

가장 먼저 시장에 뛰어든 하나카드가 이용금액 1조8693억 원으로 여전히 1위를 지켰지만, 점유율은 48.4%에서 44.9%로 소폭 하락했다.

그 사이 신한카드가 이용금액을 1조3481억 원까지 늘리며 점유율을 29.8%에서 32.4%로 끌어올려 맹추격하는 모양새다. KB국민카드 역시 이용금액이 70% 가까이 급증하며 점유율을 9.3%에서 12.6%로 높여 존재감을 키웠다.

반면 우리카드의 성적표는 아쉬움이 남는다. 우리카드의 해외 체크카드 이용금액은 4031억 원으로 지난해(3985억 원)보다 소폭 증가하는 데 그쳤다. 이로 인해 시장 점유율은 11.9%에서 9.7%로 오히려 2.2%포인트 내려앉았다.

우리카드는 지난해 6월 '우리위비트래블 체크카드'를 출시하며 4대 금융지주 소속 카드사 가운데 가장 마지막으로 트래블카드 시장에 뛰어들었다.

이 카드는 외화 예금과 연동되는 구조로 ▲달러 예금 연 2% ▲유로 예금 연 1.5% 금리에 더해 30개 주요 통화를 환전할 때 100% 환율 우대를 적용한다. 또한 원화에서 외화로 바꾼 후 다시 원화로 환전할 때 기존 환율에서 50% 우대된 환율을 적용받는다.

또한 전 세계 1300여 개 공항 라운지를 연 2회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여기에 국내외 5대 일상 영역에서 5% 캐시백을 제공해 여행 비수기에도 활용도를 높였다.

이처럼 해외여행객에게 매력적인 혜택을 두루 갖췄지만, 선점 효과를 누리는 경쟁사들 사이에서 인지도 및 시장 점유율을 확보하는데 어려움을 겪는 모양새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이제 트래블카드 혜택이 대동소이해지면서 단순 혜택 경쟁으로는 고객을 끌어오기 힘든 시장이 됐다"면서 "인터넷은행과 핀테크까지 가세한 경쟁 구도 속에서 살아남으려면 결국 결제 단계를 넘어선 고객 경험과 서비스 완성도를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우리카드는 일찍부터 결제 편의를 넘어선 고객 경험 강화를 위해 준비해왔다. 지난해에는 글로벌 여행 플랫폼 '호퍼(Hopper)'와 손잡고 플랫폼 경쟁력 강화를 위한 기반을 다졌다.

호퍼는 전 세계 수백만 개의 숙박·항공권 네트워크와 가격 예측 등 독자적인 핀테크 기술을 보유한 기업으로, 우리카드는 이와 협력해 단순 상품 중개를 넘어선 고도화된 여행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한 바 있다.

ⓒ 우리카드

이보다 앞선 지난해 4월에는 트래블 테크기업인 누아(Nua)와 손잡고 원스톱 여행 플랫폼인 '우리WON트래블' 서비스를 선보인 바 있다.

이 플랫폼은 항공·호텔 예약을 넘어, 항공사 홈페이지에서만 가능했던 좌석 지정·수하물 추가 등 세부 기능까지 앱 안에 구현해 편의성을 높인 것이 특징이다. 이후 투어·패키지 예약 서비스를 더하며 종합 여행 플랫폼으로 기능을 확장해왔다.

특히 올해 추석 연휴를 앞두고는 플랫폼을 리뉴얼하며 프로모션에 나섰다. 주요 노선 항공권 할인과 함께 ▲공항 라운지 환급 ▲해외 제휴처 할인 등 특화 혜택을 강화하고 ▲미국 공항 입국 패스트패스 캐시백 등 특화 혜택을 새로 추가했다. 리뉴얼 기념으로는 파리 항공권과 명품 캐리어 등을 내건 경품 이벤트도 진행한다.

우리카드 관계자는 "고객들이 보다 새롭고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여행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이번 리뉴얼을 준비했다"며 "앞으로도 해외 여행과 카드 이용에 필요한 혜택들을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