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이게 사기 아니면 뭡니까?"…BMW, 잇단 '신차 문짝 교환' 논란
"알고 보니 사고차" 분통 터뜨린 차주…딜러사는 "우리도 피해자" 반복되는 논란에도 BMW코리아는 '묵묵부답'…신뢰도에 빨간불
민주신문=조환흠 기자|BMW 신차에서 출고 전 문짝이 교체된 것으로 의심되는 사례가 또다시 발생했다. 차주는 해당 차량을 중고차로 판매하려다 이 같은 사실을 발견했는데, 딜러사와 BMW코리아는 서로에게 책임을 떠넘기며 미온적인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
차주 A씨는 지난 2022년 BMW 공식딜러사인 바바리안 모터스에서 X7 신차를 구매했다. 그는 최근 중고차 시장에 차량을 내놓았다가 운전석 문짝 교체 이력이 있었다는 사실을 알게됐다.
A씨는 "중고차 플랫폼을 통해 방문한 평가사가 이같은 진단을 내렸다"며 "평가사는 '문 내부 마감 색상이 순정과 다르고, 문을 고정하는 볼트에 풀린 자국이 명백하다. 교체품이 확실하다'는 식으로 평가했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문제는 딜러사와 BMW코리아 모두 책임을 떠넘기고 있다는 점이다. 그는 평가사의 진단 이후 곧바로 차량을 구매한 바바리안 모터스 담당 딜러에게 연락했지만, 결과적으로 해결책을 찾을 수 없었다.
그는 "딜러가 처음에는 '말도 안된다'는 식으로 부인했는데, 서비스센터에 확인을 요청하자 그제서야 '교체된 것이 맞다'며 말을 바꿨다"고 설명했다.
또 A씨가 제공한 녹취록에 따르면 바바리안 모터스 지점장은 "차량 출고 전 검수(PDI) 과정에서 보고된 내용이 없어 우리도 몰랐다"면서 "딜러사도 BMW코리아로부터 차를 받아 파는 입장이니 우리도 피해자"라고 주장했다.
A씨는 "결과적으로 사고차를 판 것인데 이게 사기가 아니면 뭐냐고 항의했지만, 지점장은 '고의로 속여 판 것이 아니므로 사기는 아니다. 법적으로 해결하려면 본사 법무팀을 연결해주겠다'는 식이었다"고 말했다.
BMW코리아 역시 책임 떠넘기기에 급급했다. A씨가 BMW코리아에 직접 문제를 제기했지만 "이 내용을 딜러사에 전달하겠다"는 답변뿐이었다.
해당 사안이 중대한 이유는 BMW 관련 신차 문짝 교환 논란이 지속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해 본지를 통해 코오롱모터스에서 판매한 X7, 한독모터스의 X6, 동성모터스의 X3 등 다양한 딜러사와 차종에서 유사한 피해 사례가 연이어 제기된 바 있다.
이들 역시 모두 중고차로 판매하는 과정에서 우연히 문짝 교환 사실을 알게 됐고, 딜러사와 BMW코리아의 무책임한 대응에 고통을 호소했다.
이와 관련 본지는 BMW코리아에 수차례 연락을 시도했지만 답변을 들을 수 없었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PDI 센터에서 차량을 가져오는 과정에서 문제가 생기면 딜러사들이 이를 숨기고 판매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명백히 소비자를 속인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신차는 브랜드에 대한 신뢰를 보고 사는 것인 만큼, 문제가 확인됐다면 사죄하고 교체나 환불 등 소비자가 납득할 만한 적극적인 보상 조치를 하는 것이 브랜드 이미지 손상을 최소화하는 길"이라고 주장했다.
문학훈 오산대 미래전기자동차과 교수 역시 "이러한 사례가 지속적으로 발생하는 것은 명백히 소비자를 기만하는 행위"라고 질타했다.
그는 "딜러사는 수입사인 BMW코리아에, BMW코리아는 다시 독일 본사에 책임을 넘기는 '핑퐁' 구조 속에서 소비자만 고통받고 있다"면서 "문제는 PDI 센터를 거치는 등 복잡한 유통 과정에서 발생할 가능성이 큰 만큼, 최종 책임은 개별 딜러사가 아닌 수입 법인인 BMW코리아가 져야 한다"고 분석했다.
또한 "소비자는 시간이 지나면 오히려 '직접 수리한 것 아니냐'는 역공을 당할 수 있고, 법적 소송도 승소를 장담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금전적 보상이 결국 현실적인 해법"이라며 "문짝 교환 같은 중대한 결함은 투명하게 공개하고 감가 판매하는 프로세스를 정착시키는 등 근본적인 시스템 보완이 시급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