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KGM 전기차서 원인 불명 소음 지속…차주에 각서 작성도 요구

'추가 수리 원하면 향후 이의 제기하지 않겠다'는 각서 요구 KGM "정상적 소음…각서 요구는 반복된 교체에 대한 예방"

2025-09-19     이한호 기자
KG모빌리티 토레스 EVX. ⓒ KG모빌리티

민주신문=이한호 기자|KG모빌리티(KGM) 전기차 토레스EVX를 소유한 한 차주가 차량에서 원인 불명의 소음이 지속적으로 발생해 한국소비자보호원에 민원을 접수했다.

차주에 따르면 출고 직후부터 문제 제기를 통해 두 차례나 모터를 교체했지만, 증상은 해결되지 않았다.

KGM 측은 기술팀을 파견해 소음 발생을 인정한 후에도 돌연 "보증수리 사유가 아니다"라며 입장을 바꿨고, 추가 수리를 원한다면 '향후 이의를 제기하지 않겠다'는 각서 작성을 요구한 것으로 드러났다.

차주 A씨는 2024년 8월 KGM의 토레스EVX 차량을 출고한 직후부터 주행 중 '삐'하는 고주파 소음을 겪었다.

A씨는 "처음에는 KGM 전기차의 특성인가 싶었지만, 소리가 계속 거슬려 보증수리를 받기로 했다"고 말했다. A씨는 출고 약 2주 만인 2024년 8월 말에 첫 번째 모터 교체를 받았지만, 소음은 사라지지 않았다.

이후 A씨는 업무상 시간적 여유가 없어 불편을 감수한 채 차량을 운행하다가, 약 1년 뒤인 2025년 8월 두 번째 모터 교체를 진행했다. 하지만 상황은 더 악화됐다.

그는 "기존에는 엑셀에서 발을 뗄 때만 소리가 났다면, 두 번째 교체 후에는 엑셀을 밟을 때와 뗄 때 모두 소리가 났다"고 토로했다. A씨는 그간 동호회 등을 통해 동일 모델을 포함한 다수의 전기차를 직접 시승해봤지만, 본인 차량과 같은 소음은 발견할 수 없었다고 덧붙였다.

문제가 해결되지 않자 KGM 기술팀 직원이 차량을 확인하기 위해 서비스센터에 방문했다. 당시 기술팀은 A씨와 함께 차량에 탑승해 시운전을 진행했고, 소음 발생 현상에 대해 공감대를 형성하는 듯한 분위기였다.

그러나 약 2시간 후 A씨는 "테스트 결과, '크게 거슬리는 소리가 아니라 보증수리 교체 사유가 아니다'라는 통보를 받았다"라고 설명했다.

또한 "'이번에 교체해주는 대신 이후 동일한 문제로 이의를 제기하지 않는다는 내용에 서명하면 수리를 진행해주겠다'는 조건을 제시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김필수 대림대학교 미래자동차학부 교수는 "문제가 해결되지 않았는데 추가 수리를 받지 않겠다는 전제 조건을 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며 "이는 소비자의 정당한 권리를 침해하는 문제적 조치"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전기차에서 발생하는 소음은 모터 외에도 인버터 등 다른 전기·전자 시스템의 공진으로 발생할 수 있어 정확한 원인 진단이 필요하다"면서 "원인 규명과 해결이 우선인데, 해결도 해주기 전에 각서부터 요구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설명했다.

A씨는 문제 해결을 위해 본사 담당자와의 직접 통화를 수차례 요청했으나, 번번이 서비스센터 직원을 통해서 직접 통화할 수 없다는 답변만 돌아왔다.

결국 A씨는 KGM 고객센터와 한국소비자보호원에 민원을 접수한 상태다. 이후 본사 직원과 통화가 이뤄졌으나, "소비자보호원에 소명하는 것이 빠를 것 같다"는 답변을 들었다고 A씨는 밝혔다.

김필수 교수는 "전기차 관련 소음은 아직 명확한 법적 기준이 없어 상식선에서 문제를 풀어가야 한다"며 "제조사는 객관적인 자세로 소비자를 배려하고, 문제가 만족스럽게 해결될 때까지 AS를 제공하는 것이 기본 상식"이라고 말했다.

또한 "수리 과정에서 소비자가 겪은 시간적, 정신적 스트레스에 대해 제조사가 인센티브 제공 등 보상안을 고려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이와 관련 KGM 관계자는 "모터를 생산한 업체에 해당 차량에 대한 영상을 보냈고, 이를 분석한 결과에서 '정상적인 범주에 들어간다'는 답을 받았다"며 "모터가 돌아가면서 소리가 나는 건 당연한 건데 그 정도의 차이인 거다. 이것은 정상적으로 작동하면서 정상적으로 나는 소음 정도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이어 "소보원에서 일단 소명하라고 하면 저희가 사실관계를 그대로 소명해야 되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각서 작성 요구에 대해선 "반복되는 교환 속 관리 정상 범주에 있는 것을 또 소리 난다고 갈아달라고 그럴 거 아니냐"며 "그러지 않았으면 좋겠다라는 의미"라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