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춤은 침대서도 춰요”


 

▲ 일부 나이트클럽이 손님 유치를 위해 2차를 100% 주선하는 ‘나이트벙개’ 또는 ‘나이트조각’이라 불리는 특별상품을 내놓고 있어 논란이 될 전망이다.

인터넷 통해 기습적 ‘벙개’,

6~7명 선착순 마감
벙개시 2차 거의 100%, 안되면 ‘골뱅이’로 대체

일부 나이트클럽이 현실적인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일명 ‘나이트 벙개’ 또는 ‘나이트 조각’이라고 불리는 특별상품을 내놓고 있어 이목이 집중된다. ‘나이트 조각’이란 모르는 사람들끼리 삼삼오오 모여 나이트 룸에서 노는 것을 의미한다. 물론 목적은 괜찮은 ‘부킹녀’를 꼬셔 ‘원 나이트 스탠드’를 즐기는 것이다. 그러나 누구나 쉽게 이 ‘모임’에 참여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나이트클럽 관련 정보를 주고받는 인터넷 커뮤니티 사이트를 통해 기습적인 ‘벙개’가 이뤄지기 때문이다. 나이트클럽 직원이 커뮤니티 사이트에 순간적으로 ‘벙개’ 공고를 올리면 커뮤니티 회원들이 이를 보고 참여의사를 밝히는 식이다. 인원 제한은 6~7명으로 선착순 마감된다. ‘나이트 벙개’의 모든 것을 알아본다.

‘나이트 벙개’란 나이트클럽(이하 나이트)에 가고싶은 사람들끼리 모여 나이트로 놀러 가는 것을 말한다. 실제 나이트 커뮤니티 사이트나 유흥가 정보사이트에 접속해 보면 수많은 벙개 공고가 게시판을 점령하고 있다. 바로 이것이 ‘나이트 조각’이다.

자칭 ‘나이트 마니아’라는 김모(32) 씨는 나이트 조각을 선호하는 이유에 대해 “친한 친구 4명과 나이트에 종종 놀러갔었는데 번번이 그놈의 의리 때문에 고지를 코앞에 두고 물러난 경우가 있었다”며 “친구들과 달리 벙개로 오면 눈치볼 필요도 없고 부킹녀와 목적만 성사되면 바로 나갈 수 있어 부담이 없다”고 귀띔했다.

나이트의 매력에 대해 김 씨는 “룸살롱은 파트너 아가씨 1명과 끝까지 놀아야 하지만 나이트엔 골라먹는 재미가 있다”며 “부킹녀들이 즐비해 마치 꽃밭에 드러누운 기분이다. 특히 룸살롱 같은 데는 2차가 비싼 것은 둘째치고 성매매틀별법도 의식해야하지만 나이트는 그럴 필요 없이 모텔 값만 치르면 된다”고 나이트 ‘애찬론’을 펼쳤다.

그는 또 “부킹녀를 낚는 재미도 쏠쏠하다”며 “나이트에 자주 오다보면 유부녀와 이혼녀, 미혼녀를 구별할 줄 알게 되는데 유부녀와의 하룻밤이 가장 짜릿하다”고 어깨를 들썩였다.

나이트 특별상품 ‘벙개’

김 씨의 도움으로 서울 강남의 M나이트클럽에서 실시한 ‘벙개’ 모임에 참석할 수 있었다. 참여 경비는 1인당 20만원으로 ‘100% 2차를 보장한다’는 사실을 감안하면 그리 비싼 가격은 아니었다.

이날 ‘벙개’에 참여할 ‘전사(?)’들이 집결하기로 한 시간은 밤 9시 30분. 시간에 맞춰 약속장소에 도착하자 김 씨는 “나이트 벙개에서 만난 사람에게는 이름 정도만 묻는 것이 예의”라고 귀띔했다.

당초 약속된 시간보다 40여분이 지나서야 모임에 참석할 9명의 ‘전사’들이 다 모였다. M나이트클럽 앞에 모인 일행은 주선자 김 씨의 구분에 따라 세명씩 짝을 지어 각자 룸으로 들어갔다. 기자는 주선자 김 씨와 30대 중반의 회사원 황 모씨와 함께 했다.

이렇게 오늘의 전사 3명이 다 모였나 싶었는데 웨이터가 또다시 문을 노크했다. 예상과 달리 한 명의 신청자가 더 온 것. 이럴 경우 두 명씩 나눠 룸을 잡고 인원을 급조하는 게 원칙이지만 대부분의 룸이 다 예약되는 바람에 그럴 여유가 없다며 4명이 함께 ‘벙개’에 참석할 수 있는지 여부를 물어왔다.

이에 조금 멈칫거리는 인상을 풍기자 웨이터는 “더 확실한 킹카를 골라서 완벽한 부킹을 서비스하겠다”는 말을 거듭 반복했다. 어렵게 마지막으로 룸에 착석한 이는 20대 후반의 대학원생인 강모 씨였다.

네 사람이 모두 룸에 모여 인사를 나누고 웨이터가 술을 들여온 시간은 10시 20분 웨이터는 본격적인 부킹은 어느 정도 손님이 들어와 ‘물 정리’(부킹에 적합한 여성 손님들을 구분하는 과정)가 끝난 11시경부터 시작할 예정이라고 알려왔다.

부킹을 기다리는 30분 가량 대화가 이어졌고, 우리는 부킹 들어오는 여성들에게 이곳에서 ‘벙개’가 이뤄지고 있음을 감추기 위해 서로 특정 동호회 회원들이라 소개하기로 약속했다.

11시가 조금 안 된 시간 웨이터가 문을 두드리더니 여성 두 명을 데려왔다. 두 명 모두 웨이터가 고르고 고른 흔적이 가득 묻어날 정도로 뛰어난 외모의 여성들이었다. 우선 그들은 김 씨와 강 씨의 파트너로 착석했다. 그리고 2~3분이 흐른 뒤 다시 두 명의 여성이 룸으로 들어왔다. 그들 역시 뒤지지 않는 외모의 소유자들이었다.

분위기는 예상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김 씨와 강 씨는 옆에 앉은 여성들과 웃음꽃을 피우며 대화를 이어갔고 술잔까지 주고받는 좋은 분위기가 연출됐다. 반 면 황 씨는 상당히 버거워하는 눈치였다.

역시 황 씨와 부킹한 여성이 가장 먼저 “친구들한테 가봐야 돼요”라며 룸을 나섰다. 필자 역시 다른 세 명의 남성을 관찰해야 하는 까닭에 부킹한 여성과 별다른 이야기를 주고받을 틈이 없었다.

나이트클럽에서 부킹이 이뤄진 남녀가 대화를 나누는 시간은 평균 20분 가량. 대개 여성들이 “친구들이 부른다” “친구들을 데리고 다시 오겠다” “집에 갈 시간이다” 등의 이유로 룸을 빠져나갔다. 간혹 분위기가 좋아 실제로 친구를 데려오는 경우도 있고 남성 측에서 먼저 “친구들이 기다리지 않냐”는 기분 나쁜 말로 여성을 내보내기도 했다.

김 씨, 강 씨와 부킹한 여성들도 모두 룸을 떠난 직후 웨이터는 다시 세 명의 여성을 데리고 들어왔다. 그때부터는 김 씨가 룸 분위기를 주도하기 시작했다. 아니 더 정확한 표현은 버거워하는 황 씨를 챙기기 시작했다.

김 씨는 필자와 자리를 바꿔 황 씨 옆에 앉아 대화를 주도하며 여전히 어색해하는 황 씨를 돕기 시작했다. 반면 강 씨는 여전히 부킹한 여성과 다양한 대화를 나누며 상대 여성에게 술잔을 권유했다.

가만히 지켜보니 강 씨는 진정한 선수였다. 특유의 유머 감각으로 상대 여성과 대화를 이끌어가고 틈틈이 보이는 매너 역시 뛰어났다. 여성들이 딱 좋아할 타입이었다. 게다가 상대 여성이 룸을 나가기 전에 연락처를 확보해 자신의 휴대폰에 저장해 나름 ‘포획물’까지 획득했다.

잠시 여성들이 없는 틈을 타 강 씨에게 왜 함께 나갈 기회가 있는데 연락처만 받고 같이 나가지 않느냐고 물어봤다.

이에 강 씨는 “목돈 들여서 왔는데 누구 하나 잡아 2차 나가는 것보다는 하나라도 전화번호를 더 따는 게 오늘의 관건”이라며 “말이 통하는 애들은 꼭 오늘이 아니더라도 전화로 약속을 정해 다른 날 다시 만날 수 있다”고 얘기했다. 결국 꼬실 만한 대상을 여럿 찾아 휴대전화번호를 받아내 두고두고 작업을 벌이기 위해 벙개에 참석했다는 의미다.

어느새 시간이 흘러 12시 30분이 됐다. 벌써 룸을 다녀간 여성은 수십 명에 이른다. 약속한 만큼 웨이터는 최선(?)을 다해 부킹을 서비스했지만 여전히 성과는 없었다.

그런데 이때쯤 첫 번째 이탈자가 생겨났다. 그 주인공은 김 씨. 30분 넘게 한 여성과 깊은 대화를 나누던 김 씨가 “회원 여러분 다음에 뵐게요”라며 그 여성과 함께 일어난 것. 김 씨가 일어나기 10분전쯤 강 씨가 곧 김 씨가 나갈 것 같다고 먼저 내게 눈치를 보냈다.

김 씨가 나가자 황 씨만 덩그러니 남게 됐다. 계속해서 김 씨가 뭔가를 지적해준 탓인지 어느 정도 긴장이 풀린 모습이었지만 여전히 2차는 어려워 보였다.

바로 그 시점에서 반전이 일어났다. 웨이터가 다시 데려온 여성 두 명 가운데 한 명이 황 씨의 파트너가 됐는데 황 씨가 그 여성에게 찍힌 형세가 연출됐기 때문이다. 특히 황 씨의 파트너는 연신 황 씨가 너무 귀엽다며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그리곤 함께 들어온 필자의 파트너에게 “나는 이분하고 나가서 따로 술 한잔 더 하고 싶으니 너는 다른 친구들하고 더 있다 와”라며 황 씨와 함께 룸을 나섰다. 황 씨 역시 “회원 여러분 나중에 봐요”라며 룸을 떠났다. 황 씨가 룸을 떠난 것은 새벽 1시경의 일이다.

100% 2차는 ‘골뱅이’

필자의 파트너 역시 은근히 나가자는 눈치를 보였지만 취재를 끝마쳐야 하는 상황인 만큼 거부 반응을 보여야만 했다.

다시 룸에 강 씨와 필자만 남겨진 상황. 여기서 필자는 강 씨에게 취재 중이라는 사실을 알렸다. 짐짓 놀라는 표정의 강씨는 “어디 카메라나 녹음기가 숨겨져 있는 거 아니냐”며 거부 반응을 보였고 그렇지 않다는 필자의 설명을 들은 뒤에야 안심한 듯 필자의 취재에 동참했다.

‘100% 2차가 가능하다는 웨이터의 말을 믿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강 씨는 “2시 정도까지 놀다 웨이터에게 ‘골뱅이’로 넣어달라고 부탁하면 된다”고 답했다.

‘골뱅이’, 바로 여기에 ‘100% 2차 보장’의 해답이 들어 있었다. 골뱅이란 술에 만취한 여성을 의미하는 것으로, 이런 골뱅이 여성들이 있기 때문에 웨이터가 2차를 100% 보장한다는 얘기를 자신 있게 할 수 있었던 것이다.

이어 강 씨는 자신이 겪었던 ‘골뱅이’ 여성에 대한 일화를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그는 “한번은 웨이터가 골뱅이를 넣어 줘 룸에서 관계를 갖는데 잠시 여성이 정신이 돌아왔다”며 “상황을 어떻게 대처해야할지 몰라 그냥 멍하니 있는데 그 여성이 하는 말이 ‘오빠 안에다 하면 안 돼’였다”고 어이없어 했다.

새벽 1시 30분경 기자는 룸에서 나왔다. 이제 룸이 강 씨의 2차 장소가 될 상황이기 때문에 자리를 비켜줘야 했다. 이렇게 세 명의 남성이 처음 만난 여성들과 2차를 하는 데 성공했고, 이는 다른 룸에서도 또 플로어의 수많은 테이블에서도 이뤄졌을 것이다.

그리고 같은 시간 다른 나이트클럽에서도 마찬가지일 터이다. 11월의 어느 불타는 금요일 나이트클럽에서는 이렇게 다양한 부킹의 역사가 새로 쓰이고 또 지워지고 있었다.
마이너뉴스 www.minornews.com


미성년 매매춘 알선 ‘뚜쟁이 나이트’

부킹 실패하자 웨이터 밖에서 만남 은밀히 주선
대부분 가출한 미성년자, 또 다른 매춘 사각지대

제보자인 서중일(가명·회사원·29) 씨의 A나이트클럽 체험담은 충격적이다. 서 씨가 A나이트클럽을 찾은 것은 지난 10월초 평일 저녁 10시. 성인나이트에 비해 부담 없는 가격으로 가볍게 부킹이나 즐겨볼 생각이었다고 한다. 하지만 무대는 생각보다 썰렁했고, 여성들도 그리 많지 않았다.

룸에 자리 잡은 서 씨 일행은 두 명. 웨이터는 거의 억지에 가까운 부킹을 5번 정도 주선해 줬다고 한다. 하지만 서씨 일행은 인연을 만나지 못했고, 양주만 2병을 비웠다. 아쉬운 마음에 자리를 새벽 1시쯤 자리를 정리하려는 순간, 계산서를 들고 온 웨이터가 서씨에게 귓속말을 해왔다. 정말 괜찮은 애들이 있는데 밖에서 한번 만나보겠냐는 제의였다.

당시 상황에 대해 서 씨는 “아무리 술을 먹었어도 이상한 제안이었다”며 “하지만 속는 셈치고 한번 믿어보기로 했는데 이상한 건 여관에 가서 기다리라는 것”이라고 증언했다.

서 씨 일행이 여관으로 향하기 위해 나이트클럽을 빠져나올 때 웨이터는 “그냥 편하게 노시고 맘에 들면 용돈 좀 주세요”라고 말했다고 한다.

여관에 도착했을 때 카운터의 종업원은 이미 웨이터의 연락을 받은 듯 서 씨 일행을 방으로 안내했다. 20분쯤 지났을까. 노크소리가 들리고 흰색 짧은 주름치마를 입은 여성 한 명이 환하게 웃으며 들어왔다. 서 씨는 술도 많이 취한 상태였고 어차피 사창가를 기웃대는 것보다 낫다는 생각에서 여자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였다고 한다.

서 씨가 깜짝 놀란 것은 이미 행위가 끝난 후 조명을 켜고 담배를 피며 대화를 나눌 때였다. 상대여성은 짙은 화장을 했지만 상당히 앳된 외모였다.

그는 “끝내 미성년자는 아니라고 했지만 죄책감이 지금도 가시질 않는다”면서 “오죽했으면 제보를 했겠냐. 아무리 장사도 좋다지만 사람을 이렇게 범죄자로 만들어 버리다니”라며 말끝을 흐렸다. 서 씨는 자신 같은 피해자 아닌 피해자가 또 나오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말을 끝으로 고개를 숙이고 사라졌다.

취재팀이 확인취재에 나선 것은 지난 10월 8일 밤 10시. A나이트클럽의 한 룸에서 기다리며 기회를 엿봤다. 그러나 자정이 지났지만 담당 웨이터는 특별한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부킹이 영 아닌데 뭐 좀 좋은 것 없느냐’가 투덜대자 웨이터는 “평일이라며 그렇다”며 핑계를 댔다.

시간을 두고 재차 ‘여기서 영계들 만나게 해준다던데’라고 말하자 웨이터는 그제야 눈치를 챈 듯 말했다. 어디서 무슨 소릴 들었는지 모르지만 자신은 잘 모르는 일이라는 것.

할 수 없이 취재진은 나이트클럽을 나와 인근에서 10대 소녀를 상대로 탐문취재를 벌였다. 인근 소주방에서 집을 나와 함께 생활중이라는 가출소녀 3명을 만났다. 그들은 취재진의 질문에 “요즘 그런 애들이 있다는 소릴 들었다”고 사실 확인을 해줬다.

17살의 김모 양은 “인터넷 원조교제가 하도 사고가 많다보니 나이트에서 아저씨를 구하는 애들이 생긴 것”이라고 나름대로 해석을 덧붙였다.

새벽 2시. A나이트클럽 인근에서는 비가 내림에도 불구하고 앳된 얼굴에 노출이 심한 차림을 한 여성들을 간간이 볼 수 있었다. 청소년 성 매매 행위의 경우 사법처리는 물론이고 신원까지 공개하는 강력처벌이 이루어지고 있다. 하지만 악마의 유혹은 흔들리는 유흥가에서 여전히 계속되고 있어 대책마련이 시급한 실정이다.
마이너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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