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능력있는 스폰 구합니다"


 

성상품화로 돈벌이, 미성년자부터 아줌마까지 활동
회원 ‘조건만남’ 카페 활개, 인터넷 포주사이트도 성행

성매매 단속이 강화되면서 이를 피하기 위한 변칙영업의 하나인 일명 ‘스폰카페’가 성행하고 있다. 스폰카페란 인터넷 포털 사이트에 물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 ‘스폰서’를 구하는 방을 ‘카페’ 형식으로 개설한 뒤 스폰을 받는 대가로 성을 파는 행위를 뜻한다. 이러한 카페는 인터넷 검색을 통해 손쉽게 발견할 수 있으며, 최근에는 성매매를 전제로 만남을 주선해 주는 전문 ‘포주’ 사이트까지 등장해 충격을 더한다. 실제로 취재 도중에 만난 조건녀들은 너무 쉽게 자신을 허락했다. 열여섯 살 여고생부터 심지어 마흔을 넘긴 아줌마까지 돈 앞에서는 다리를 벌릴 수 있다는 태도였다. 대한민국의 ‘조건만남’ 실태를 낱낱이 파헤쳐 본다.

양지가 있으면 음지가 있기 마련. 우리나라는 어느새 정보통신 강국으로 발돋움했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조건만남 왕국’이란 오명을 듣는 처지로 내몰렸다. 정보통신과 성의 만남, 물론 어제오늘의 일은 아니다.

현재 인터넷 포털 사이트에 개설된 스폰카페는 수십여개에 이르며 회원 수만도 적게는 수십명에서 수백명을 헤아린다. 심지어 1,000여명이 넘는 회원을 보유하고 있는 한 유명 사이트는 ‘○ 파트너’, ‘××동거 룸’, ‘스폰서○○’, ‘조건과 스폰이~’, ‘××스폰서’ 등 자극적인 이름을 내세워 활동하는 등 문제의 심각성을 더했다.

또 300여명의 회원을 보유하고 있는 ‘○ 파트너’ 사이트의 경우 남성은 실명, 나이, 전화번호, 사진 등을 공개했을 때만이 가입 조건이 되고 ‘가진 것 없는 남자’는 가입을 자제할 것을 당부하면서 ‘전문적인’ 스폰서 카페임을 내세우기도 했다.

카페 게시판에 적힌 내용을 살펴보면 남성의 경우 “제가 확실한 스폰이 되어드릴께요. 저는 33세/ 외국계기업 근무 중/ 자가용보유/ 신원 확실한 매너남” 식으로 경제적 능력 위주의 글을 남겼으며, 여성의 경우에는 자신을 ‘스폰 해달라’는 내용이 주를 이뤘다.

광주에 산다는 한 여성은 게시판을 통해 “이십대 후반의 작고 마른 몸매, 직장 다니는 여성”이라고 자신을 소개하며 “직장과 집이 멀어서 거주할 수 있는 곳을 마련해 주실 수 있는 분 만나고 싶다”고 조건을 내걸었다.

또 다른 여성은 “나이는 21세구요. 키는 1m62의 날씬한 몸. 한달에 4번 정도 만남에 sp300 정도”라며 구체적인 요구 금액을 밝히기도 했다. ‘sp300’이란 스폰서의 영어 앞 두글자인 ‘sp’와 현금 300만원을 뜻한다.

1/5 알선료 챙겨

최근에는 성매매를 전제로 조건부 만남을 주선하는 전문 ‘포주’ 사이트까지 등장했다.
‘hotXXXXX’이라는 웹사이트는 “즉시 만남이 가능하다”며 남성 네티즌을 상대로 호객행위에 여념이 없다. 또한 이들은 아예 자신들의 웹사이트가 ‘섹스파트너 검색엔진’임을 강조하기도 했다.

심지어 문제의 웹사이트는 “우리를 통하지 않고 직접 만나 현금을 주고받을 경우 성매매 혐의를 발을 수 있다”면서 “해외에서 운영되는 만큼 혹 불상사가 생기더라도 어떤 개인정보도 국내 단속기관에 제공되지 않는다”고 성매매를 부추기기도 했다. 실제로 ‘hotXXXXX’은 도메인을 확인해 본 결과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개설된 해외불법 사이트였다.

그렇다면 이들은 어떻게 인터넷에서 성매매를 알선하고 있는 것일까.
인터넷 포주사이트의 운영방식은 음란화상채팅과 회원제 성매매 구조와 흡사하다. 성매매를 희망하는 여성회원이 자신의 최소정보를 웹사이트에 등록하면 남성회원들은 상대여성을 선택한 뒤 휴대번호 등 자세한 내용을 알고 싶으면 웹사이트 평생회원에 가입하면 된다. 평생회원 가입비는 약 33달러다.

또 실제 성매매를 하기 위해서 남성회원은 상대여성에게 문자메시지를 통해 프로포즈한 뒤 승낙을 받으면 전화를 걸어 미팅자금과 미팅장소를 결정한다. 미팅자금이 결정되면 남성회원은 바로 30만원, 20만원, 15만원, 10만원 등 4가지 결재 중 하나를 선택해 여성회원에게 입금한다. 결재 내용은 남녀회원의 휴대폰과 홈페이지 결재내역을 통해 확인해 준다.

결국 남녀회원은 한번 만나기 위해 중계사이트를 통해 수회에 걸쳐 확인을 거듭해야 하는 것이다. 또한 웹사이트는 입금액의 일부를 알선료로 챙겨 이익을 충당한다. 중계료는 30만원의 경우 6만원, 20만원은 5만원, 15만원은 4만원, 10만원은 3만원이다.

러시아걸도 OK

더욱 놀라운 것은 ‘hotXXXXX’에서는 한국여성들의 성매매만 알선하고 있는 것이 아니란 사실이다. 이들은 러시아 걸들의 성매매도 알선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현재는 서울 전지역과 경기도 일부지역에서만 서비스가 가능하다고 하는데 경기도 지역은 교통비가 추가된다고 한다.

현재 등록된 러시아걸의 프로필은 모두 10여명. 모델, 유학생, 전직 스튜어디스 등 모두 그럴 듯하다. 평균 만남 비용은 18만원에서 23만원 선으로 한국 여성에 비해 다소 비싼 편이다.

성인사이트업계의 한 전문가는 “문제의 인터넷 성매매 사이트에 대해 단번에 사기사이트일 가능성이 농후하다”고 진단했다. 음란화상채팅 시장이 포화된 상태에서 성매매 알선이란 미끼를 연결시켜 인터넷에서 남성의 돈을 갈취하려는 의도가 짙다는 것.

그러나 성매매 특별법의 심각한 후유증을 감안한다면 인터넷 포주사이트가 번창할 가능성만은 매우 높다는 것이 성인업계의 전망이다.

조건만남 활개

조건만남은 스폰카페와 웹사이트뿐 아니라 채팅사이트나 전화방, 유리방 등에서도 공공연히 이뤄지고 있다.

B사이트, S사이트 등 유명 채팅사이트에서 이뤄지고 있는 조건만남은 주로 쪽지를 통해 은밀히 거래된다. 대부분 20대 초·중반인 조건녀들은 회원검색을 통해 20~30대 젊은 남성직장인을 찾은 뒤 ‘ㅈㄱ’이라는 제목의 쪽지를 무작위로 보내는 형식이다. ‘ㅈㄱ’란 조건만남을 뜻하는 그들만의 암호로 만남을 원하는 남성은 답신을 보내 가격과 시간, 횟수, 장소 등을 상대여성과 흥정한다.

지난 10월 2일 오후 6시께 조건녀의 실체를 확인하기 위해 B메신저에 접속하자 ‘ㅈㄱ 25 165/43 2/10 69X’라고 적힌 의문의 쪽지가 날아들었다. 암호를 풀다 이내 포기한 취재팀은 보낸 사람에게 쪽지에 담긴 내용에 대해 되물었다.

보낸이가 밝힌 쪽지의 내용은 가히 충격적이었다. 암호의 내용을 풀어보자면 ‘조건. 25세. 165cm/45kg. 2시간에 10만원. 단 69자세는 안됨.’과 같다.

최근 독버섯처럼 번지고 있는 신종 퇴폐업소인 유리방 또한 조건만남을 부추기고 있다. 단 채팅 사이트가 랜선을 통해, 전화방이 상대와 이야기를 주고받는 반면 유리방은 직접 상대를 두눈으로 확인한 뒤 조건만남을 갖는다.

유리방 코스 및 비용은 다음과 같다. 시간당 2만원인 유리방은 일단 조건녀가 옷을 벗는데 3만원, 옷을 벗고 자위하는 모습을 보여주는데 5만원이다. 분위기가 무르익으면 조건녀는 손으로 해주는데 8만원, 입으로 해주는데 12만원을 요구한다. 유리벽에 뚫린 조그만 구멍을 이용해 성관계 빼고는 다 할 수 있다는 게 조건녀의 말이다.

물론 2차도 가능하다. 2차에 드는 비용은 대략 15만원선. 유리방에서 조건만남을 가지는 여성은 대부분 20대 중후반에서 30대 중반까지 다양하다. 특히 퇴근 후 1시간 정도 짬을 내 용돈을 마련할 목적으로 방문하는 직장여성이 많다는 후문이다.

‘엔조이형’ 조건녀 늘어

조건만남을 취재하는 동안 취재팀은 다양한 직업의 조건녀들을 만날 수 있었다. 한창 공부에 전념해야할 대학생에서부터 이름만 대면 알만한 대기업 직장여성, 그리고 한 집안의 아내이자 엄마인 유부녀까지. 밖에서 만나면 ‘멀쩡한’ 여성들이었다.

더욱 충격적인 사실은 이들 중에는 정말 돈이 필요해 옷을 벗는 ‘생계유지형’도 있지만 단지 즐기기 위해 벗는 ‘엔조이형’도 있다는 사실이다. 단돈 10만원, 만원권 지폐 10장 앞에 그들은 가장 소중한 성을 아무 저항없이 내주고 있는 것이다.

앞서 언급된 대로 성매매를 전제로 한 조건만남은 최근 인터넷 채팅사이트나 유리방, 전화방을 중심으로 독버섯처럼 번지고 있다.

지금도 여러 채팅사이트에서는 조건만남이 아무런 제약 없이 이뤄지고 있는 실정이다. 최근에는 인터넷 포털사이트에서 ‘ㅈㄱ’ ‘스폰’ ‘조건’ 등의 단어를 사용하지 못하게 하자 ‘매너만남’ ‘쪽지 바람’ 등 다른 용어를 이용해 단속의 눈을 피하고 있다.

심지어 최근에는 조건남까지 등장해 부유한 ‘누님’들을 유혹하고 있다. 이는 전화방도 예외는 아니다. 나이 어린 남성들이 유부녀를 상대로 버젓이 조건만남을 요구하는 경우도 점점 늘고 있다.

한편 경찰은 이러한 조건만남의 실태에 대해 “집중단속에도 불구하고 성매매는 사라지지 않고 있다”며 “오히려 법망을 교묘히 피하는 다양한 방법이 동원되고 있어 단속에 어려움이 있다”고 하소연했다.

음란왕국이란 표현이 딱 들어맞는 한국사회, 과연 비상구는 정말 없는 것일까. 묵은해를 보내고 새해를 맞이할 준비가 한창인 이때, 우리 모두가 곰곰히 생각해볼 문제다.
마이너뉴스 www.minornews.com


“카드빚 때문에…”

조건녀 3인 미니인터뷰

올 한해 인터넷 유행어 톱10 안에 든 ‘조건만남’. 마치 일그러진 한국사회 자화상의 한 단면을 보는 듯하다. 마이너뉴스 취재팀은 그동안 조건만남을 취재하면서 다양한 직업의 조건녀들을 만날 수 있었다. 다음은 채팅 사이트, 유리방, 전화방 등 그곳에서 만난 조건녀들과의 인터뷰 내용 일부이다.

# 채팅사이트 조건녀

지난 10월 2일 B채팅사이트에서 ‘ㅈㄱ 연락바람’이라는 비밀방을 개설한 ‘안산걸’이라는 닉네임의 한 네티즌과 접선을 시도했다. 쪽지를 보내고 이야기를 나눈 지 1분도 채 지나지 않아 “ㅈㄱ 할거예요? 말거예요?”라고 물어와 순식간에 거래가 이뤄졌다. 다음은 채팅으로 만난 ‘안산걸’ K(24) 씨와의 인터뷰 내용이다.

-조건만남하게 된 이유는.
▲카드빚 때문이다. 현재 600만원을 빚지고 있어 신용불량자로 낙인찍힌 상태다. 평소 씀씀이가 커서 어쩔 수 없었다. 원금을 갚으려면 아직도 멀었다. 그래서 결혼할 때까지는 이 일을 계속해서 돈을 벌 생각이다.

-조건만남으로 몇 명의 남자들을 만나봤나.
▲지금까지 10여명의 남자들을 만나 100만원상당의 돈을 벌었다. 지금까지 만난 남성의 연령층은 20대 초반에서 30대 후반까지 다양하다.

-보통 얼마를 요구하나.
▲처음에 시작할 때는 1시간에 15만원을 요구했지만 요즘 경기도 불황이고 해서 10만원으로 가격을 낮췄다. 이건 내 기준일 뿐이다. 다른 사람들은 얼마를 받는 지 모르겠다.

-남자친구는 있는가.
▲연하의 남자친구가 있다. 결혼까지 생각하고 있지만 아직은 잘 모르겠다. (조건만남을 하고 있어) 가끔 죄책감이 들기도 한다. 하지만 돈을 벌기 위해선 어쩔 수 없다.

-혹시 다른 일(윤락행위)을 해본 적이 있나.
▲실은 20살 때 집을 나와 3년 간 윤락업소에서 일한 경험이 있다. 단란주점 접대부, 노래방 도우미 등을 해봤다. 그런데 성격에 맞질 않아 그만뒀다. 지금은 착실하게 안산에 있는 작은 회사에 다니고 있다.

#유리방 조건녀

지난 10월 3일 밤 일산의 한 유리방. 맞은편 방으로 들어선 한 여성은 화장을 조금 짙게 한 것을 빼고는 평범한 스타일이었다. 그는 잠시 머뭇거린 뒤 앉았고, 곧바로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다. 다음은 유리방에서 만난 조건녀 L(25) 씨와 나눈 대화이다.

-여기는 얼마나 자주오나.
▲한달에 두 번 정도 온다.

-직장을 다니고 있나.
▲그렇다. 백화점에서 일한다.

-왜 이런 일에 나서게 됐나.
▲용돈도 벌고 만남 자체를 즐기기 위해서다.

-주로 어떤 손님들이 오나.
▲유부남들이 많이 온다. 그래서 돈을 잘 쓰는 것 같다.

-여성들도 입실료를 내나.
▲그렇다. 유리방은 남성과 여성을 연결해주는 구실을 할 뿐이다. 우리도 물론 2만원의 입실비를 낸다. 유리방 업주와 우리는 별 다른 관계는 아니다. 각자가 받는 금액은 모두 본인이 갖는다.

-서비스는 어떤 종류가 있나.
▲옷을 벗는데 5만원이다. 손으로 자위를 해주면 3만원이 추가된다. 그리고 입으로 해주면 총 12만원을 요구한다. 함께 나가면 15만원 정도는 줘야 한다.

# 전화방 조건녀

지난 10월 4일 밤 영등포 한 전화방. 1시간동안 무려 5통의 전화가 걸려왔다. 그 중에는 20대 초반 여대생도 있었고, 30대 중반의 유부녀, 심지어 동성애를 요구하는 남자까지 있었다.

통화 내용은 단순하다. 나이, 키, 몸무게 등을 묻고 답한 뒤 곧바로 가격 흥정에 들어간다. 대부분 조건녀들이 내세우는 용돈(?)의 적정선은 10만원. 일부는 몸값을 높이기 위해 2:1 섹스를 원하기도 했다. 다음은 조건만남을 원하는 30대 유부녀와의 전화통화 내용이다.

-자주 전화하는 편인가.
▲가끔. 남편이 출장갈 때 이용한다.

-자기소개 부탁한다.
▲대림동에 살고, 33살이다.

-어떻게 전화했나.
▲우연히 여성무료 ‘080-7**-****’ 간판을 보았다. 그냥 호기심으로 눌렀는데 요즘은 심심할 때 가끔 이용한다.

-남편에게 죄책감 들지 않나.
▲사실 죄책감보다 들킬까 겁난다. 나도 처음에는 대화만 했다. 그러다 마음이 통하는 남자가 있어 조건만남을 가졌다. 이후 3~4차례 조건만남을 가졌다.

-지금도 조건만남을 목적으로 전화한 건가.
▲아무나 무조건 만나지는 않는다. 일단 대화가 통해야 한다. 아무리 용돈을 받는 조건만남이지만 몸을 함부로 굴리진 않는다. 용돈은 10만원 정도면 된다. (상대가) 마음에 들면 여관비는 내가 내겠다.
<마이너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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