롤러코스터와 같은 인생


 

사행성 오락기인 ‘바다이야기’ 프로그램을 개발해 대박을 터트린 뒤 오락기의 당첨 상한액을 늘리는 등의 혐의로 구속된 에이원비즈 대표 차용관(35)씨의 ‘굴곡’ 인생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서울의 H공고를 졸업한 차씨는 지난 1998년 게임전문 벤처기업인 ‘지씨텍’에 납땜 기능공으로 일하면서 게임업체와 인연을 맺게됐다.

천안 등지의 자동차부품회사 두 곳에서 5~6년간 근무했던 그는 이곳에서 특유의 성실함을 인정받아 구매과장을 거쳐 2001년에는 공장장까지 올라가는 등 승승장구하게 된다.

‘대박’ 쫓다 ‘쪽박’ 찬 내막

그러던 2002년 차씨의 ‘오르막’ 인생에 첫 고비가 찾아왔다. 잘나가던 ‘지씨텍’의 이모 대표가 코스닥 상장 과정에서 분식회계 등의 혐의로 사법처리 된 것이다.

회사의 시세가 기울자 그는 퇴사를 감행, 대전시 대덕구 신탄진에 ‘아이맥스’란 오락기계 제조업체를 차렸지만 회사 운영 1여년 만에 30억원의 미수금을 남긴 채 2003년 초 조용히 문을 닫게 된다.

하지만 성인오락시장의 ‘대박성’에 눈을 뜬 차씨는 포기하지 않고 친척이 살고 있는 일본을 오가며 재기를 노렸다.

2004년 1월 경마게임인 ‘퀸즈컵 클래식’을 개발해 약간의 돈을 모은 차씨는 그해 9월 당시 일본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오우미노모노가타리’와 유사한 오락기를 만들기로 마음먹고, 2004년 대전에 지금의 에이원비즈를 설립했다.

차씨는 같은 해 12월 기존 게임기에 비해 재미있는 요소를 많이 첨가, 오우미노모노가타리의 한국판 격인 ‘바다이야기’를 만들어 업주들을 상대로 시연식을 열었다. 반응은 가히 폭발적이었다. ‘바다이야기’ 하나로 인생에 대박을 터트린 셈이다.

한편 경력이나 학력에 콤플렉스를 가진 차씨는 지난 2005년 7월부터 민주평화통일자문위원으로 활동하는 등 사회적인 신분상승과 자신의 사업보호를 위한 정치권 유력인사들과의 교류를 시작했다.

또 그는 ‘사행성 오락기를 제조, 판매해 돈을 번 기업’이라는 주변의 부정적인 이미지를 개선하기 위해 불우이웃돕기 성금기탁 등 각종 사회사업에도 적극 참여했다.

그러나 단숨에 다가온 돈벼락만큼이나 몰락도 갑자기 찾아왔다.
대전지역 벤처업계에서 소위 잘 나가는 사업가로 불리던 차씨는 바다이야기에 대한 사행성 시비가 일면서 결국 지난 20일 검찰에 구속됐다. 이는 1,000억원대의 수익을 올린 에이원비즈를 창업한 지 단 1년 7개월 만이다.

SNS 기사보내기
기사제보
저작권자 © 민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