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기 판매이익 1,200억


 

▲ 지난 8월30일 오후 5시 서울중앙지법 523호 법정에서 ‘바다이야기 의혹사건’과 관련, 첫 속행공판이 열렸다.

검찰, 에이원비즈·지코프라임 보유자산 500억 가압류
‘바다이야기’ 관련자들 “검찰 시각이 문제” 혐의 부인

게임기를 위·변조해 사행성을 조장한 혐의로 기소된 성인게임기 ‘바다이야기’ 제조업자들에 대한 첫 공판이 지난 8월 30일에 열려 비상한 관심을 모았다. 이들은 지난해 1월부터 올 6월까지 최고 당첨 제한액수인 2만원을 125배까지 초과해 당첨될 수 있도록 하는 이른바 ‘메모리 연타’ 기능을 몰래 설치한 4만5,000대의 게임기를 유통, 판매한 혐의를 받고 있다.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사행성게임 ‘바다이야기 의혹사건’ 속행공판 현장을 다녀왔다.

지난 8월 30일 오후 5시 ‘바다이야기 의혹사건’의 두 주인공인 ‘바다이야기’ 제조업체 에이원비즈 차용관(35·구속) 대표와 판매업체 지코프라임의 최준원(34·구속) 대표가 나란히 법정에 모습을 드러냈다.

세간의 이목을 집중시킨 사건인 만큼 서울중앙지법 523호 법정에서 열린 이날 공판은 일찌감치 방청객들로 가득 찼다. 공판 시작 10여분 전부터 기자들과 회사 관계자, 일반인으로 방청석 50여석이 채워졌으며, 미처 자리를 잡지 못한 방청객 20여명은 선 채로 재판을 지켜봐야만 했다.

기기 조작설 부인

첫 공판임에도 불구 검찰측은 강도 높은 신문을 통해 단기간 내에 관련 의혹을 벗기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이날 검찰측은 “최고 한도액 잔여점수를 내부 기억장치에 누적시키는 ‘메모리 연타 기능’으로 최고 250만원이 나오도록 게임기를 조작한 것 아니냐”며 등급 분류 심사를 받을 때의 내용과 다르게 게임기를 만들어 유통시켰다고 이들의 유죄를 주장했다.

이에 차씨는 구속된 상태였지만 매출 2,700억원의 대박을 터트린 게임기 회사 대표답게 “누적해서 최고 250만원까지 당첨이 될 수는 있으나 상품권이 한꺼번에 다 나오는 것이 아니라 1회 2만원까지 밖에 나오지 않으며 이는 영상물등급위원회에서 심의를 받은 것과 같다”며 “게임기에서 메모리 기능은 빠질 수 없는데 한번에 250만원이 다 나올 수는 없고 연속적으로 당첨된 금액을 합치면 250만원이 될 수는 있다”고 반박했다.

이에 재판장이 “메모리연타 기능을 통해 한번에 250만원이 지급되도록 하는 방법은 있느냐”고 묻자, 그는 “한꺼번에 배출되는 방법은 없다”고 단언했다.

그러나 차씨는 “연속으로 고액 당첨금을 얻을 확률이 높아질 수 있다”고 언급, 향후 공판 과정에서 메모리 연타 기능에 대한 시각을 놓고 검찰과 변호인 측의 첨예한 대립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예시 기능에 대해서도 차씨는 “당첨금이 높아진다는 것이 아니라 연속적으로 당첨될 확률이 높아진다는 것을 예시하며 이 또한 영상물등급위원회 심의를 받았다”고 단언했다.

불구속 기소된 에이원비즈의 송모(48) 이사 또한 차씨의 주장에 힘을 실었다.
그는 재판장을 향해 “차씨와 최씨는 순수하고 젊은 실업가일 뿐이며 저도 직장생활을 하며 순수하게 커 왔다. 검찰과 영등위 등에서 보는 시야가 달라 이런 결과가 발생했다”며 결백을 주장한 한편, 당초 에이원비즈 회장으로 알려진 사실에 대해선 “그냥 이사일 뿐이었다”고 사실을 부인했다.

검찰측이 제기한 예시 기능에 대한 의혹에 대해서도 그는 “2만원짜리가 연속으로 터질 확률이 높아진다는 것을 알려주는 것일 뿐”이라며 “고액 당첨금이 나올 것을 알려주는 것은 아니다”고 항변했다.

순익만 1,200억

이들은 게임기를 1대 팔면 얼마나 남느냐는 재판장의 질문에 “대당 550만~770만원에 팔기 때문에 제조원가와 유통비 등을 빼면 250만~300만원정도 남는다”고 답했다. 이들이 전국에 유통시킨 게임기는 모두 4만5,000대. ‘바다이야기’ 게임기로만 2년간 약 1,200억원 상당의 이익을 남긴 셈이다.

이날 공판은 검찰 측 신문만 이뤄져 20여분 만에 종료됐다. 박 판사는 “기일을 끌 수 없다. 재판을 최대한 빨리 열겠다”고 말하며 첫 재판이 시작된 지 18분 만에 공판을 종료했다.

공판이 끝난 뒤 불구속 기소된 송씨와 개발이사 김정호씨는 방청석에 있던 건장한 체격의 30대 남성 5, 6명에 둘러싸여 서둘러 법정을 빠져나갔다.

한편 재판부는 변호인 측의 신문 기일 변경 요청에 따라 오는 9월 13일 오후 5시 변호인측의 반대신문과 증거조사 절차를 진행할 예정이다.
박지영 기자
pjy0925@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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