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신문 알림] 민주신문은 매주 1회 다이어트 명강사로 널리 이름을 알리고 있는 박창희 교수의 건강칼럼을 연재합니다. 기존 오프라인 민주신문에만 연재 하던 박창희 교수의 건강칼럼을 온라인에서도 만나 볼 수 있습니다. 독자 여러분의 건강에 대한 궁금증이나 갈증을 조금이나마 해소 할 수 있기를 바라며 저희 민주신문은 앞으로 더욱 더 좋은 콘텐츠를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해 나갈 것입니다.

▲ 사진=박창희 교수

[다이어트 박창희의 "살과 사랑 이야기" : 음식을 통제 할 수 없는 섭식장애에 대하여] 

본인 스스로가 먹는 것을 통제 할 수 없다면 얼마나 큰 비극일까. 배고프면 먹고 배부르면 수저를 놓으면 그만인데 말이다. 섭식 장애의 대표적인 예로 강박적으로 먹는 폭식증과 아예 식음을 전폐하는 거식증이 있다. 많이 먹거나 아예 먹지 않는 극단적 선택을 통해 인간의 삶은 무력화되고 심지어 생명의 존폐기로에 처하기도 한다.  

오늘은 거식증에 대하여 집중 조명해 보자. 한 날씬한 여성이 거울 앞에 서있다 치자. 거울에 비추어진 모습은 객관적으로 볼 때 날씬한 여성이지만 정작 본인이 자신의 모습을 비만하다고 느끼면 상황은 달라진다. 체중감량에 목숨을 거는 다이어트 중독증이 거식증의 원인자가 되기도 한다. 신경성 식욕부진증으로도 표현이 가능한 거식증은 극단적 체중감소를 특징으로 한다. 살찌는 것에 대한 불안감을 지속적으로 갖게 되므로 극도로 제한된 식사를 하거나 먹고 나서 억지로 토하는 등의 행동을 하게 된다.  

구토는 비정상적으로 다량의 음식섭취를 하는 폭식증과 비만공포에 시달리는 거식증의 공통 증상에 해당이 된다. 대식증이던 거식증이던 환자들의 공통점은 비만을 원하지 않는다는 것인데 의도적으로 토한다는 것이 이를 뒷받침 한다. 음식에 대한 집착이 폭식으로 이어지는 것은 이해가 쉽지만 먹을것이 넘치는 세상에서 거식을 고집 한다는 것은 납득이 어렵다는 반응도 있다. 날씬한 몸이 우상이 되는 사회적 분위기 속에서 자신이 살찐다는 것에 대한 불안감이 만들어낸 정신적 질환이라고 정의 할 수 있다.

외모를 중요시하는 사회적 압력과 더불어 여성의 역할 변화로 인한 갈등도 문제가 된다. 또한 상업적 정보에 의해 우리의 몸이 인위적인 노력에 의해 변화될 수 있다는 그릇된 정보주입도 섭식장애를 부추기는 원인이다.  

결국 거식증은 비만등, 개인의 극심한 스트레스와 외모지상주의 라는 사회적 병폐가 만들어낸 합작품인 것이다. 거식증의 부작용은 상상을 초월한다. 음식을 체중을 늘리는 수단으로 여기다 보니 부적절한 집착에 빠져 먹은 음식을 일부러 토해내는 지경에 이르게 된다. 자녀가 식음을 전폐하거나 애써 조리한 음식을 먹고 목젖을 만져 토해낸다면 그 부모의 심정은 어떠하겠는가. 외모에 신경을 쓰기 시작하는 사춘기부터 20대 여성에게 주로 나타나는 식이장애는 4~5%대의 연평균 증가율을 보이는 무서운 사회적 질병이다.

섭식장애는 참담한 결과에 비해 시작은 사소한 착각에서 출발하는 경우가 많다. 몇 가지 사례를 살펴보자. 우연히 누군가에게 뚱보소리를 들은 어린이는 모든 사람들의 시선을 버겁게 느낀다. 그 후 주위를 의식하며 자꾸만 움추려드는 자신의 모습에 실망한 이후로 음식을 거부하기 시작한다.

한 여학생은사춘기를 거치며 사람들이 자기를 좋아하지 않는다는 착각에 빠진다. 비만과 거리가 먼 몸임에도 불구하고 스스로가 그 원인을 비만에서 찾게 되었고 그로 인해 섭식장애를 갖게 되었다. 혹은 비교의 대상이 마른체형을 가진 친구였고 본인은 그보다 엉덩이가 클 뿐이었는데 음식을 거부하게 된 사례도 있다.  특히 요즘 들어 부쩍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는 왕따, 성적학대, 이성친구와의 결별, 이사 등이 원인이 되기도 한다. 어떤 이들은 삶에서 겪는 힘겨운 일들을 피하고자 섭식장애에 걸리기도 한다. 문제가 있는 행동 속에 갇혀 사는 편이 자신의 삶을 통제하는데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내적, 혹은 외적으로 받은 정신적 상처의 타협점을 스스로 찾는 과정에서 전문가의 적절한 도움을 받았다면 하는 아쉬움이 진하게 남는다. 거식증은 그 원인이 생물학적, 사회적, 심리학적 요인등 다양하고 복잡하지만 실제로 주위 사람들의 역할은 그리 크지 않다.

특히 과잉보호를 하거나 문제와 갈등을 다루는데 있어 융통성이 결여된 가족의 역할은 별 도움이 되지 못한다. 특이한 것은 거식증 환자의 90% 이상이 여성이라는 점이다. 남성들은 강인한 외모와 힘이 왕성한 식욕에서 나온다고 믿는 탓일까. 남성과는 거리가 먼 거식증을 다음호에서 좀 더 자세히 알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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