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만 되면 다 벗긴다


 

현직 여성교도관이 아닌 일용직 사무원
SKT “1차 책임 제공업체에 있다” 발뺌

일본풍 이미지클럽이 아닌 실제상황이다. 지방의 한 보호관찰소 직원이 ‘여성 교도관’을 소재로 한 모바일 섹시 화보집을 발매해 화제를 모으고 있다. 화제의 주인공은 대전지방보호관찰소 천안지소에서 일용직 사무 보조원으로 근무했던 스물 한 살의 김은영씨. 특히 이번에 공개된 섹시화보는 교도관을 연상케 하는 컨셉트와 배경으로 더욱 눈길을 끈다. 하지만 모델이라는 게 ‘반벌거숭이’ 직업인만큼 보는 이들에게 묘한 상상을 불러일으킨다는 점에서 향후 논란이 예상된다. 또 SK텔레콤을 시작으로 서비스에 들어간 이동통신 3사 모두가 김씨를 ‘현직 여 교도관’으로 허위과장광고를 하고 있어 논란은 더욱 증폭될 전망이다.

키 174cm에 몸무게 50kg, 34-25-36 인치의 글래머 몸매를 소유한 김씨는 섹시 화보를 발매한 직후 언론의 스포트라이트를 한 몸에 받았다. 당시 언론은 그녀의 섹시 화보를 두고 “현직 여성 교도관 글래머 화보 공개” “여성 교도관 글래머 가슴 ‘인기폭발’” “비키니 곤봉 패션 ‘섹시 카리스마’”라며 대대적으로 보도했다.

김씨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직장에는 알리지 않았고, 부모님에게는 사진집 모델이 됐다고만 일러둔 상태”라며 “탤런트나 영화배우도 꿈꿨으나 고향인 충청도의 억양을 고칠 자신이 없어 모델로 진로를 바꿨다”고 말한 바 있다.

화제와 관심의 대상이 되는 수단으로 모바일 화보를 택한 그녀는 “공무원이 되기 전 아마추어 모델 경력이 있었다”고도 했다.

대국민 우롱

하지만 ‘천안교도소 여성 교정위원’으로 알려진 김은영씨는 취재결과 ‘천안교도소’의 ‘여성 교도관’이 아닌 ‘대전보호관찰소 천안지소 사무직 여직원’인 것으로 확인됐다. 또한 그녀는 ‘공무원’도 아니었다. 현재 그녀는 모바일 서비스를 시작한 시점으로 천안지소 사무직 일을 그만둔 상태다.

하지만 이에 대해 은영씨는 “실제 교도소 내부에서 촬영하지 않았고 우리나라 교도관 복장도 아닐뿐더러 완전 누드도 아니다”며 보안과 품위, 외설 시비에서 자유롭다는 태도다. 실제로 화보촬영은 스튜디오와 세트장에서 진행되었고, 복장 또한 우리나라 교도관 복장이 아니었다.

이와 관련 천안교도소측 관계자는 “우리 소에서 근무했던 사람이 아니다”면서 “언론보도가 왜 그렇게 났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관계자는 이어 “그분은 대전보호관찰소 천안지소에서 일용직 사무를 봤던 사람”이라며 “그쪽으로 연락을 취해 보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전보호관찰소 천안지소로 연락을 취해본 결과 이번 화보집과 관련, 천안지소 관계자는 “어떤 경위로 그렇게 보도가 났는지 모르겠다”며 “은영씨는 이곳에서 일용직 사무보조원으로 일했을 뿐 여성 교도관이나 공무원이 아니었다”고 설명했다.

천안지소 관계자는 이어 “은영씨는 계약직도 아닌 평범한 아르바이트생이었다”며 “국가공무원의 최소 기준만 맞으면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이라고 덧붙였다.

관계자는 또 김은영씨에 대해 “키는 좀 컸지만 수수한 아이였다”며 “모델 일에 관심이 있는 건 알았지만 잡지나 패션쪽 인줄로만 알았지 이쪽 분야인 줄은 상상도 못했다”고 난감해 했다.

이어 “7월 초 주말을 이용해 촬영을 한 것 같다”면서 “화보와 관련 직장엔 전혀 어떠한 언급도 없었으며 서비스 출시 후 갑자기 사표를 냈다”고 말했다.

이번 허위과장광고와 관련 SK텔레콤 관계자는 “우리가 컨텐츠 제목을 일방적으로 뽑는 게 아니라 제공업체에서 하는 것”이라며 “자극적으로 제목을 뽑은 건 잘못이지만 일차적인 책임은 제공업체에게 있다”고 책임을 회피했다.
박지영 기자
pjy0925@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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