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업설 나돈 현대카드 시행 약관 온라인서 유출…구체적 시행 시기 담겨
삼성‧애플 스마트폰 시장 대결 격화 불가피…카드업계 ‘지각변동’ 전망도

[민주신문=조성호 기자]

서울 중구 애플스토어 명동점. ⓒ 뉴시스
서울 중구 애플스토어 명동점. ⓒ 뉴시스

애플의 스마트폰 신제품 ‘아이폰14’ 시리즈가 국내에 정식 출시된 가운데 최근 모바일 간편결제 시스템 ‘애플페이’ 국내 도입이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그동안 소문만 무성했던 애플페이 도입설이 점차 구체화되고 있어서다.

최근 애플이 애플페이 관련 이용 약관을 추가한 데 이어 이번에는 협업설이 나오는 현대카드에서 애플페이 서비스의 구체적인 시행 시기가 담긴 서비스 이용 약관까지 유출됐다.

애플페이의 국내 도입은 사실상 초읽기에 들어갔다는 분석이 나오는 가운데 시장에 미칠 파장은 적지 않을 전망이다.

◇ 구체화되는 애플페이 도입설

10일 관렵업계에 따르면 인터넷 커뮤니티 등에서 애플페이 서비스와 관련한 내용이 담긴 현대카드 약관 이미지가 유출됐다.

이에 애플페이 국내 도입이 초읽기에 들어간 것 아니냐는 전망이 나온다.

유출된 약관에는 현대카드가 가입고객에게 제공하는 ‘애플페이 결제 서비스’의 이용 관련 구체적인 내용이 담겼다.

약관에는 애플페이 결제 서비스의 이용과 관련해 필요한 회원과 회사간의 권리, 의무‧책임사항, 서비스 이용에 따른 이용조건‧절차 등 기타 제반 사항을 규정하고 있다.

애플페이 결제 서비스에 대해서는 가입고객이 본인의 모바일 기기에 설치된 전용 어플리케이션을 통해 오프라인 및 온라인 가맹점에서 결제승인절차를 수행하는 서비스라고 명시됐다.

또한 전용 어플리케이션이란 서비스 이용에 필요한 모바일 어플리케이션으로 애플이 제공한다고 정의됐다.

구체적인 도입 시기와 서비스 이용 가능 가맹점도 명시됐다. 부칙 항목에 따르면 애플페이 약관 시행 시기는 다음 달 30일부터이며, 애플페이는 코스트코와 CU편의점, 교통카드로 사용할 수 있다.

최근 유출된 현대카드의 애플페이 서비스 관련 약관. ⓒ 온라인 커뮤니티
최근 유출된 현대카드의 애플페이 서비스 관련 약관. ⓒ 온라인 커뮤니티

다만 애플과 현대카드는 애플페이 도입과 관련해서는 묵묵부답이다.

애플페이 도입설은 올해 초부터 비교적 구체화되고 있다. 지난 4월말 공식 홈페이지에서는 한국과 일본에서 애플페이 서비스를 맡을 간부급 인력 모집 공고가 나왔다.

이어 9월에는 애플이 현대카드와 1년간 애플페이의 국내 배타적 사용권을 부여하는 내용을 두고 마무리 협상을 진행 중이라는 보도도 나왔다.

애플은 또 ‘애플 미디어 서비스 이용 약관’ 중 애플 서비스 지불 방법 관련해 ‘애플페이’를 추가한 약관을 배포하기도 했다.

이어 이번에는 현대카드의 애플페이 서비스 이용 약관까지 유출되면서 애플페이 도입은 초읽기에 들어갔다는 관측이 나온다.

◇ NFC 단말기 구축에만 수천억 비용 

다만 애플페이의 국내 도입에는 우선적으로 해결해야 할 문제가 있다. 바로 NFC 단말기 보급이다.

애플페이는 스마트폰을 NFC 단말기에 갖다 대는 방식이다. 삼성페이의 경우 기존 마그네틱 카드 결제 단말기에서 사용할 수 있는 마그네틱 보안전송(MTS)과 NFC 기능을 모두 지원하고 있는 반면 애플페이는 NFC 기능만 지원한다.

하지만 NFC 단말기 설치비용이 한 대당 15만~20만 원 선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수천억 원의 비용이 걸림돌이다. 관련 업계에서는 최대 6000억 원까지 내다보고 있다.

그동안 애플페이의 국내 도입이 번번이 무산된 점도 NFC 단말기 보급과 관련해 카드업계와 애플 간 협상에 난항을 겪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애플페이 초기 흥행은 NFC 단말기를 얼마나 빠르게 보급하느냐가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국내 전체 카드 가맹점 300만여 곳 중 NFC 호환 단말기를 갖춘 곳은 6만~7만곳에 그치고 있다.

업계에서는 현대카드가 NFC 단말기 비용 상당 부분을 부담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이미 현대카드는 카드 결제 단말기 위탁 관리업체 대형 밴(VAN)사 6곳과 카드단말기 제조사와 계약을 맺고 애플페이 서비스에 필요한 NFC 단말기 제조 및 시스템 개발 작업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모든 카드 가맹점에 NFC 단말기 도입이 사실상 불가능한 만큼 현대카드는 독점제휴를 맺고 있는 코스트코는 물론 CU편의점에 우선적으로 도입할 것으로 전망된다.

서울 여의도 현대카드 사옥. ⓒ 뉴시스
서울 여의도 현대카드 사옥. ⓒ 뉴시스

◇ 카드업계 순위 변화 전망도

애플페이가 국내에 정식 도입된다면 국내에 미칠 파장은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우선 삼성전자와의 스마트폰 시장에서의 맞대결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삼성전자 갤럭시 시리즈에만 탑재되는 삼성페이가 국내 간편결제 시장의 80%를 차지하고 있는 가운데, 애플 아이폰에서도 간편결제가 가능해지기 때문이다.

이에 삼성전자 갤럭시 스마트폰 이용자가 애플 아이폰으로 갈아타는 이탈현상도 불러올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특히 애플의 경우 최근 국내에서 애플스토어 비중을 확대하는 등 국내 시장 공략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국내에서 애플 아이폰의 점유율은 30%를 넘긴 상황이다. 시장분석업체 스탯카운터에 따르면 지난달 애플 아이폰의 국내시장 점유율은 34.1%다. 삼성전자는 58.4%로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다만 이는 지난 2년 새 가장 적은 점유율 격차다. 특히 올해 3분기부터 점유율 격차가 줄고 있다. 애플은 최근 서울 잠실에 애플스토어 4호점을 개장하며 국내 소비자와의 접점을 늘려가고 있다.

또한 국내 카드업계의 지각변동을 불러올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지난해 기준 현대카드는 국내 카드사 점유율 16.8%로 4위에 머물러 있다. 1위는 21.2%의 신한카드이며, 이어 삼성카드가 18.0%, KB국민카드가 16.9%로 뒤를 잇고 있다.

특히 지난 상반기 당기순이익 기준으로 보면 현대카드는 전년 동기 대비 14.5% 감소한 1557억 원에 그쳐 같은 기간 1772억 원을 기록한 롯데카드에 4위 자리를 내주기도 했다. 롯데카드가 현대카드를 앞지른 것은 지난 2013년 이후 약 9년 만이다.

현대카드의 이번 독점적 애플페이 도입 전략은 고객 확보는 물론 수익성 개선이라는 두 마리 토끼 잡기에 나섰다는 게 업계 분석이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아이폰 유저의 경우 애플에 대한 충성도가 높다는 특징이 있어 애플페이를 통한 카드 고객 확보가 가능할 것으로 본다”며 “이를 통해 수익성 개선까지 이뤄진다면 카드업계 순위가 뒤바뀔 가능성이 높다”고 관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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