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범함 꿈꾸는 지체장애 아들과 아버지 통해 웃음‧감동 모두 잡아
배우 장현성, 원작 연극 ‘킬 미 나우’ 무대에 이어 스크린까지 '점령'

[민주신문=전소정 기자]

(사진 왼쪽부터) 배우 양희준, 김국희, 이일화, 장현성, 감독 최익환이 지난 4일 서울시 광진구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서 열린 영화 '나를 죽여줘' 기자 간담회에 참석해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했다. ⓒ 민주신문 전소정 기자
(사진 왼쪽부터) 배우 양희준, 김국희, 이일화, 장현성, 감독 최익환이 지난 4일 서울시 광진구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서 열린 영화 '나를 죽여줘' 기자 간담회에 참석해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했다. ⓒ 민주신문 전소정 기자

장애, 성(性), 안락사 문제 등 다소 무거울 수 있는 주제를 보통의 평범한 일상을 꿈꾸는 가족을 통해 이야기한 영화 ‘나를 죽여줘’가 이달 19일 관객들을 찾아간다.

지난 4일 서울시 광진구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서 영화 ‘나를 죽여줘’의 언론배급시사회가 진행됐다.

영화 ‘나를 죽여줘’는 선척적 지체장애를 가진 아들 ‘현재’를 돌보느라 글쓰기 작업을 놓게 된 한때 유명 작가였던 아버지 ‘민석’이 몸에 이상이 생긴 것을 알게 되며 부자지간 서로에게 특별한 보호자가 되어주는 이야기를 다뤘다.

특히 캐나다 극작가 브래드 프레이저의 웰메이드 연극인 ‘킬 미 나우’를 영화한 작품으로 성, 장애, 안락사까지 다루기 쉽지 않은 주제들을 영화 속 한 가족의 이야기를 통해 솔직하게 풀어냈다.

또한 시드니월드필름페스티벌, 뮌헨필름어워즈, 부다페스트독립영화제, 암스테르담독립영화제, 오슬로국제영화제, 더반국제영화제 등 세계 영화제에서 7관왕을 수상하며 작품성을 먼저 인정받기도 했다.

배우 장현성은 앞선 원작 연극 ‘킬 미 나우’에 이어 이번 영화에서도 아버지 역할을 맡았고, 넷플릭스 시리즈 ‘지금 우리 학교는’을 통해 얼굴을 알린 안승균이 선척적 지체장애를 가진 아들 ‘현재’를 맡았다.

이날 영화 상영을 마치고 진행된 기자 간담회에는 연출을 맡은 최익환 감독을 비롯해 배우 장현성, 이일화, 김국희, 양희준이 참석해 ‘나를 죽여줘’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냈다.

극 중 아들 ‘현재’ 역할을 맡은 배우 안승균은 현재 사회복무요원 대체 복무 중으로 이날 기자 간담회에 함께하지 못했다.

(사진 왼쪽부터) 배우 양희준, 김국희, 장현성, 이일화, 연출을 맡은 최익환 감독이 지난 4일 서울시 광진구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서 열린 영화 '나를 죽여줘' 기자 간담회에 참석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 민주신문 전소정 기자
(사진 왼쪽부터) 배우 양희준, 김국희, 장현성, 이일화, 연출을 맡은 최익환 감독이 지난 4일 서울시 광진구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서 열린 영화 '나를 죽여줘' 기자 간담회에 참석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 민주신문 전소정 기자

앞서 원작 연극 ‘킬 미 나우’ 공연에 선 장현성은 “‘킬 미 나우’를 영화로 만들겠다고 연락이 왔을 때 처음에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다”며 “제작자, 프로듀서를 만나 그 진심에 설득당했고, 이런 작품이 우리나라에 하나 나오면 좋을 것 같아 선택하게 됐다”고 밝혔다.

또한 진지한 촬영을 위해 실제 장애를 가진 이들을 만난 장현성은 “실제로 만나보니 우리보다 그분들의 마음이 훨씬 강건하고 마음이 강했다”며 “오히려 우리가 더 의지했고, 괜히 어설프게 그들을 흉내내고 묘사한다기보다 그 사람들의 삶을 들여다보고자 했다”고 소회했다.

이전 연극 ‘킬 미 나우’를 관람한 바 있다는 최 감독은 “원작을 넘을 수 없다는 한계를 극복하는 것이 숙제였다”며 “작품의 너무 팬이라서 이 영화를 잘 옮기기 위한 번역자가 돼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어 “연극보다 사실적인 부분에 신경을 쓰기 위해 배우가 움직이는 각도, 근육이 어디가 굳어져야했는지 등 중점을 뒀다”며 영화 속 장애를 가진 아들 현재를 표현하기 위한 연출에 대해 설명했다.

영화 속 아버지 ‘민석’의 연인이자 하나뿐인 친구로 등장하는 이일화는 “용기있고, 아름답고 진실된 사랑을 하는 인물”이라고 자신의 캐릭터에 대해 설명하며 “힐링이 되고 소풍같은 작품이었다”고 촬영 당시를 회상하기도 했다.

극 중 민석의 동생이자 현재의 고모로 등장하는 김국희는 “씬이 길어 복잡한 동선 등을 위해 연습이 많이 필요했다”며 “(연습 과정에서) 가족애가 푹 생겨 현장에서 편하게 연기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첫 스크린 연기에 도전한 뮤지컬 배우 양희준은 “영화 촬영이 처음이라 아직 잘 모르겠지만, 무대 경험이 있어 촬영에 집중하기 어렵지 않았다”며 “(관객분들이)영화를 통해 ‘기철’처럼 각자만의 아픔을 마주했을 때 스스로 당당히 마주해 싸울 수 있는 용기를 가져가셨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끝인사로 최 감독은 “제가 장애인이 아니고서 그들을 대변할 자격도 없다고 생각했다”며 “‘몸이 아프거나 마음이 아프거나 관계가 아픈 사람들의 이야기를 할 수 있다면’이라는 생각에서 첫 출발을 하게 됐다”며 관객들이 영화를 통해 위로를 받았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이어 장현성은 “이런 이야기에 관심을 갖기 어렵고, 스크린에 걸린다는 것이 어려운 일이다”라며 “저희의 희망은 이런 영화가 적은 수의 스크린이라도 장기적으로 상영이 돼 관심이 있으신 관객 여러분들을 조금이라도 더 오래 만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솔직한 바람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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