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상장사 ‘ESG위원회’ 신설 등 그룹 전반 확대, ‘디지털 기술’ 통한 에너지 절감 노력
친환경 생분해 플라스틱 소재 개발‧지속가능 항공연료 도입…기후위기 대응 원칙 수립도

[민주신문=조성호 기자]

(좌측 상단부터 시계방향으로) 신세계백화점 강남점, KT 광화문사옥, CJ더센터, 한진그룹 사옥, 카카오 판교오피스. ⓒ뉴시스‧각 사
(좌측 상단부터 시계방향으로) 신세계백화점 강남점, KT 광화문사옥, CJ더센터, 한진그룹 사옥, 카카오 판교오피스. ⓒ뉴시스‧각 사

환경(Environment), 사회(Society), 지배구조(Governance) 앞 글자를 딴 ESG 경영이 전 세계적으로 불고 있다.

특히 글로벌 자금시장 내 새로운 표준으로 자리하면서 미국, EU 글로벌 기업을 중심으로 ESG 경영을 선언하는 등 확산되는 분위기다.

ESG 경영은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인 블랙록, 아문디, 일본•노르웨이 연기금 등이 주도 중이며, 지난해 ESG 투자 규모는 35.3조 달러(한화 약 4만 2000조)에 이른다.

재계도 발 맞춰 ESG 경영에 속도를 내고 있다. 주력 계열사를 중심으로 RE100을 가입하고, 플라스틱 줄이거나 재활용에 나서는 중이다.

이에 삼성, 현대차, SK, LG, 롯데, 포스코, 한화, GS, 현대중공업, 농협, 신세계, KT, CJ, 한진, 두산, LS, 부영, 카카오, DL, 미래에셋, 현대백화점, 금호아시아나, 에쓰오일, 셀트리온, 한국투자금융, 교보생명, 네이버, HDC, 효성, 영풍 등 재계 30대 그룹을 중심으로 ESG 경영의 현 주소를 짚어본다. <편집자 주>

신세계, KT, CJ, 한진, 카카오 등 국내 5개 그룹은 각 그룹사별 주력 계열사를 통해 ESG 경영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특히 이들 5개 기업은 지난해부터 이사회 내에 ESG 경영 활동을 전담 전문 위원회를 신설해 보다 체계적이고 구체적인 ESG 경영 활동이 돋보이고 있다.

특히 소비자와의 접점이 많다는 점에서 지배구조(G) 영역보다는 환경(E)‧사회(S) 영역에서의 활동폭을 넓히고 있다.

◇ ‘유통업계 ESG 경영 선도’ 신세계

신세계그룹은 이마트, 백화점 등 주력 계열사를 통해 유통업계 전반으로 ESG 경영을 확장하고 있다.

신세계그룹은 앞서 지난해 4월 이마트와 신세계에 ‘ESG 위원회’를 설치하며 ESG 경영을 본격화 한 바 있다.

‘ESG 위원회’는 각 사별로 이사회 내 사회공헌 영역에 국한돼 활동하던 ‘사회공헌위원회’를 확대 개편된 조직이다. 이어 같은 해 5월에는 각 사 CFO 조직 산하에 ESG 전담조직인 ‘ESG 추진사무국’도 신설했다.

또한 신세계인터내셔날, 신세계푸드, 광주신세계, 신세계아이앤씨, 신세계건설 등 상장 계열사들도 모두 ESG위원회를 신설했다. 그룹 내 7개 상장사 모두 ESG위원회를 설치하면서 ESG 경영이 그룹 전반으로 확대됐다.

신세계그룹은 이 같은 체계적인 ESG 경영 활동 수립과 다양한 사회공헌 및 상생활동을 통해 지난해 한국기업지배구조원(KCGS)의 ESG 평가에서 5개 상장사가 A(우수)등급을 받기도 했다.

신세계백화점은 최근 2021 지속가능경영 보고서를 발간했다. 보고서에는 신세계백화점의 ESG 경영 방향성과 의지, 실천사항 등이 담겼다.

보고서는 △신세계의 비즈니스 전략이 담긴 Business Area △ESG 경영에 대한 ESG Impact △환경을 생각하는 경영 △사람을 위한 기업 △지역사회 가치 창출 △투명한 거버넌스 등 총 6가지 챕터로 구성됐다.

신세계는 플라스틱 제로, 100% 재활용 소재, B(우수)등급 이상 사용원칙 등 매장에서 사용하는 포장제 개선 3원칙을 세워 개선 작업을 진행 중이다.

신세계백화점은 명절 선물 포장재를 친환경 및 재활용이 가능한 소재로 변경했으며, 지난해 업계 처음으로 세탁세제‧섬유유연제 리필 공간인 ‘에코스토어 리필 스테이션’을 선보이기도 했다.

이마트 ‘상품 지속가능성 이니셔티브(PSI)’ 표지. ⓒ 이마트
이마트 ‘상품 지속가능성 이니셔티브(PSI)’ 표지. ⓒ 이마트

이마트는 최근 국내 유통업계 최초로 ‘지속가능한 상품’의 기준과 핵심 과제를 제시한 가이드북을 발행했다.

이마트가 공개한 ‘상품 지속가능성 이니셔티브(PSI)’는 이마트와 세계자연기금(WWF)이 함께 연구해 상품의 지속가능성을 판단하는 기준과 원칙을 담은 표준 가이드다.

상품을 생산하고 유통할 때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고 소비자의 건강과 안전에 기여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마트는 지난해부터 비닐쇼핑백 없는 점포, 장바구니 쇼핑문화, 모바일영수증 등 친환경 문화 활동을 펼치고 있다.

또 지난 3월에는 이마트를 비롯해 트레이더스, 물류센터에서 사용하는 160여 대 업무용 차량을 모두 전기차로 전환했고, 이어 5월에는 일상생활 속 탄소중립 활동 활성화를 위한 ‘탄소중립 실천포인트’ 자동적립 시스템을 오픈하기도 했다.

스타필드 운영사인 신세계프라퍼티도 지난 5월 ESG 전담 부서를 신설했다. 또 친환경 건축 연구 조직 ‘에코랩’을 발족했으며, 지난 6월에는 스타필드 하남에서 환경보호와 자원 순환의 의미를 되새기는 ‘업사이클링 작품’ 전시와 팝업스토어 행사를 개최하기도 했다.

KT 송파빌딩. ⓒ KT
KT 송파빌딩. ⓒ KT

◇ ‘AI‧클라우드 등 기술 기반 ESG’ KT

‘디지털 플랫폼 기업’으로 전환을 선언한 KT는 인공지능(AI), 빅데이터, 클라우드 등 디지털 플랫폼 기술을 기반으로 ESG 경영에 나서고 있다.

KT는 최근 2050년까지 전체 사용 전력을 재생에너지로 대체하겠다는 글로벌 캠페인 ‘RE100 이니셔티브’에 가입을 최종 승인받았다. 지속가능한 발전과 탄소중립 실현에 앞장서겠다는 행보다.

이에 따라 KT는 2025년까지 KT 그룹 내 자원을 활용한 자체 재생에너지 확보에 주력하고 에너지 신기술 분야 R&D를 강화해 RE100 이행 체계를 확립할 계획이다.

또한 2030년까지 REC 구매, 녹색프리미엄, PPA(전력구매계약) 계약 등 외부 자원을 활용해 1차적으로 재생에너지 대체 40% 목표를 달성한다는 방침이다.

KT 지난해 ESG 경영선포와 함께 ‘2050 Net Zero’를 선언하며 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에너지 절감 솔루션 도입을 공식 선언한 바 있다.

이 같은 체계 아래 KT는 세계 최초 지능형 통합에너지 관리 플랫폼 ‘KT-MEG’를 도입했으며, 재생에너지 확대를 위한 85개소 태양광 발전소도 운영 중이다.

또 전국 19만개 통신 시설과 건물의 온실가스를 실시간 제어하는 온실가스 통합관리 시스템 구축, 자연공조 냉방시스템 도입 등 통신장비 에너지 효율화에도 나서고 있다.

이밖에 친환경 업무용 차량 운영, AI 빌딩 오퍼레이터 등을 통해 에너지 수요 예측량 대비 매년 4만 톤 이상의 온실가스를 절감하고 있다는 게 KT 설명이다.

AI 빌딩 오퍼레이터는 빌딩은 설비 자동화 시스템에 인공지능 알고리즘을 접목해 냉난방설비를 최적으로 제어하는 기술이다. KT는 이를 통해 빌딩 에너지를 10~15% 가량 절감하고 있다.

KT에스테이트 또한 지난 3월 한국에너지공단으로부터 클라우드 기반의 빌딩 에너지 관리 시스템(BEMS) 1등급 인증을 국내 최초로 획득하기도 했다.

CJ온스타일에서 사용 중인 친환경 종이테이프와 에코테이프리스박스 등 친환경 포장재. ⓒ CJ
CJ온스타일에서 사용 중인 친환경 종이테이프와 에코테이프리스박스 등 친환경 포장재. ⓒ CJ

◇ ‘지속가능성’ 초점 맞춘 CJ

CJ그룹도 지난해 지주사를 비롯한 주요 계열사에 ESG거버넌스를 구축하고 이를 가속화시킬 ‘ESG위원회’를 각각 신설해 ESG 경영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앞서 CJ그룹은 지난해 20조 원 가량의 대규모 투자 내용을 담은 중기 사업 비전을 발표한 바 있다. CJ그룹은 이번 투자의 핵심을 ESG 대응 일환으로 ‘지속가능성’으로 설정하고 내년 말까지 절반 규모인 10조 원을 투자한다는 계획이다.

이에 CJ제일제당은 바닷물에서 자연분해되는 친환경 생분해 플라스틱 소재(PHA) 제품의 생산시설 확대에 나서고 있다. 인도네시아 파수루안 바이오공장의 전용 생산라인에서 PHA 대량생산을 시작한 CJ제일제당은 최근 국제공인기관으로부터 생분해 능력을 인정받기도 했다.

최근 햇반 용기 재활용 활성화를 위해 이마트 수도권 소재 78개 전 매장과 롯데마트 대표 매장 10곳에 용기 수거함을 운영하고 있다.

CJ제일제당은 또 햇반 용기 전용 용기 수거함을 운영 중이다. 올해 400만 개의 햇반 용기를 회수해 명절 선물세트 트레이 등 가치 있는 자원으로 재활용한다는 계획이다.

지난 4월에는 팸, 햄‧소시지 등을 생산하는 충북 진천공장이 폐기물 재활용율 99.46%을 인증받아 식품업계 최초로 글로벌 환경‧안전 인증기업 UL의 ‘폐기물 매립 제로’ 골드 등급도 획득했다.

아울러 ‘탄소중립‧제로 웨이스트’ 전략을 공개한 CJ제일제당은 오는 203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을 25.6% 줄이겠다는 감축 목표도 제시했다.

CJ대한통운은 지난해 말 11톤급 수소화물차 2대를 물류현장에 도입하며 친환경 운송체계 구축을 통해 ESG 경영을 실천하고 있다. CJ대한통운 이미 1톤 전기택배차 34대를 운영 중이다.

또한 지난 5월에는 ‘2030 무공해차 전환 100’을 발표하고 회사가 직접 보유하거나 외부 임차하고 있는 모든 차량을 전기‧수소화물차로 전환을 추진하고 있다.

CJ온스타일은 신규 ESG 경영 방침 ‘예스고(YESGO)’ 선포식을 개최했다. 이를 통해 약 100억 원의 대규모 중소기업 ESG 지원 사업에 나서고 있다.

아울러 배송 상품에 사용되던 비닐 테이프도 모두 종이테이프로 전면 교체했다. 이에 따른 비닐 테이프 저감량은 올해만 연간 약 660만m, 면적으로는 약 33만㎡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CJ푸드빌은 지난 5월 ESG 거버넌스 체계를 구축하고 올해를 ESG 경영의 원년으로 삼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대한항공 항공기. ⓒ 대한항공
대한항공 항공기. ⓒ 대한항공

◇ ‘친환경’ 방점 찍은 한진‧카카오

한진그룹은 핵심 계열사인 대한항공을 중심으로 친환경 ESG 경영에 공을 들이고 있다.

대한항공은 지난해 한국지배구조원(KCGS)가 발표한 ‘2021년 상장기업 ESG 평가’에서는 대표이사와 이사회 의장 분리, 여성 사외이사 선임, 사외이사로만 구성된 ESG 위원회 설치 운영 등의 노력을 통해 2년 연속 ‘A등급’을 획득한 바 있다.

지난 2월에는 파리-인천구간 국제선 정기편 노선에 국내 최초로 지속가능 항공연료(SAF)를 도입했다.

SAF는 석유, 석탄 등 기존 화석 자원이 아닌 동‧식물성 기름, 해조류, 도시 폐기물 가스 등 친환경 원료로 만들어진 항공유다. 화석자원을 기반으로 한 기존 항공유보다 2~5배가량 비싸지만 탄소배출량을 최대 80%까지 줄일 수 있다.

대한항공은 항공산업 탄소배출 감축과 친환경 연료로의 전환 필요성에 공감하고 SAF 도입을 추진해 왔다.

또한 지난해에는 기후변화 방지와 탄소중립을 위해 서울 마포구 ‘경의선 선형의 숲’에 대한항공 멤버십 이름을 딴 ‘스카이 패스 숲’을 조성하고 있다.

스카이패스 회원이 마일리지를 이용해 보너스 항공권이나 로고 상품을 구매하면 대한항공이 기금을 쌓아 친환경 목적으로 사용된다.

한국공항은 지난해부터 승객 수하물과 황공화물의 파손 등을 방지하기 위해 사용하는 포장비닐을 친환경 소재인 ‘재생비닐’로 교체, 운영 중이다.

국내 전 공항의 지상조업 현장에 재생비닐을 도입해 플라스틱 사용을 억제하고, 탄소배출량 저감에 기여하기 위한 취지다.

한국공항은 연간 사용량이 약 350톤에 달하는 조업용 비닐을 친환경 제품으로 대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한 친환경 조업장비 도입, ‘한진제주퓨어워터’ 3종 무라벨 제품 출시 등 친환경 전환을 위한 노력을 이어가고 있다.

진에어는 지난 5월 기존 거버넌스위원회를 ‘ESG 위원회’로 확대 개편하고 보다 전문적이고 체계적인 ESG 경영 활동에 나서고 있다.

지주사인 한진칼도 지난해 4월 이사회 내 ESG경영위원회를 신설했다. 이는 한진칼에 8000억 원을 투자한 산업은행의 주주제안으로 이뤄졌다.
카카오도 친환경 경영 활동을 위한 전략체계를 확립하고 환경 문제에 적극 대응하고 있다.

지난해 4월에는 국내 포털 및 기타 인터넷 정보 매개 서비스업 중 최초로 환경경영시스템 ISO 14001을 획득하기도 했다.

올해 4월에는 기후위기 대응 원칙인 ‘액티브 그린이니셔티브’를 수립하고 오는 204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 제로를 목표로 하는 ‘넷 제로’를 추진하기로 했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뮤직플랫폼 멜론을 통해 아티스트의 이름으로 숲을 조성하는 ‘숲;트리밍’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응원하는 아티스트 이름을 선택해두면 매월 결제금액의 2% 자동 적립하고 이후 총 2000만 원이 적립되면 서울환경연합에 기붑해 서울시 내에 아티스트 이름을 딴 숲이 조성된다.

카카오메이커스는 지난 6월 그린마켓 기획전을 통해 일부 제품 판매 수익금 전액을 꿀벌 지원 사업에 기부했다.

지난 5월부터는 고객 주문 1건당 100원을 카카오메이커스가 출연해 환경 개선에 기부하는 ‘에코씨드’ 캠페인도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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