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대언어모델 기반 한국어 버전 자체 개발…높은 수준 일상 대화 가능
5년간 쌓인 ‘누구’ 운영 노하우 녹여…“수익 모델 아직 내부 고민 중”

[민주신문=조성호 기자]

이현아 SK텔레콤 AI&CO 담당이 16일 서울 중구 삼화타워에서 신규 AI 서비스 ‘에이닷’을 설명하고 있다. ⓒ 민주신문 조성호 기자
이현아 SK텔레콤 AI&CO 담당이 16일 서울 중구 삼화타워에서 신규 AI 서비스 ‘에이닷’을 설명하고 있다. ⓒ 민주신문 조성호 기자

“고객의 소중한 시간을 되돌려 주는 ‘일상의 디지털 메이트’가 되겠다”

SK텔레콤은 16일 서울 중구 을지로 삼화타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AI 서비스 앱 ‘에이닷(A.)’의 안드로이드 오픈 베타 버전을 공개했다. 애플 iOS 버전은 다음 달 출시될 예정이다.

에이닷은 캐릭터와의 대화를 통해 다양한 정보를 획득하고 교감할 수 있는 AI 비서 서비스다. 음악과 영상 등의 콘텐츠도 에이닷 앱 내에서 이용할 수 있다.

이현아 SK텔레콤 AI&CO 담당은 “고객의 한정된 시간이 더 소중한 일에 사용돼야 한다는 생각으로 에이닷을 설계했다”며 “고객의 시간을 가치 있는 일에 사용할 수 있게 서비스하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기존 시중에 출시된 인공지능(AI) 비서 서비스가 음성명령을 위주로 한 일방적 소통이라면, 에이닷은 사용자와 AI간 자유로운 대화와 시각화된 정보를 보여주는 AI 서비스다.

에이닷 앱은 사용자의 관심사, 음악‧비디오 등의 취향을 묻고, 사용자가 캐릭터의 외형‧목소리‧이름 등을 설정하면 AI 캐릭터가 생성된다.

최초 실행 시 5가지 캐릭터 중 하나를 고를 수 있고, 8가지 음색과 존댓말과 반말 중 하나의 말투도 설정할 수 있다.

이렇게 생성된 AI 캐릭터는 OTT 서비스에서 무엇을 볼지 고민될 때, 취향에 맞는 노래를 담고 싶을 때, 캘린더에 일정을 등록하고 수시로 확인이 필요할 때 등 일상에서 일어나는 다양한 일들을 처리한다.

이 담당은 “고도의 자연어 처리 및 감정 분석 기술을 바탕으로, 나만의 캐릭터와 소통하며 관계를 강화해 나가는 플랫폼을 지향한다”고 설명했다.

예를 들어 “BTS 노래 틀어줘”라고 말하면 에이닷은 “BTS 노래는 사랑이지, 같이 들어볼까”라고 답하는 식이다. 특히 별도로 앱을 켜지 않고 앱 내에서 바로 음악을 틀어준다.

이날 시연에서 에이닷은 이 담당이 “어버이날 카네이션 말고 뭐가 좋을까”라고 묻자 “용돈박스 어때? 색다른 걸 해보는 것도 괜찮을 것 같아”라고 말해 사용자와의 자연스러운 대화를 선보였다.

이 같은 고도의 자연어 처리 기술은 현존하는 대화 언어 모델 중 성능이 가장 뛰어나다고 평가되는 거대언어모델 GPT-3를 탑재했기 때문이라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SK텔레콤은 “GPT-3를 기반으로 한 일상적인 대화와 고객이 요구하는 특정 작업의 처리를 자연스럽게 결합했다”며 “SK텔레콤은 거대언어모델의 한국어 특화 버전을 자체 개발해왔고 이를 바탕으로 고객과 자유 주제로 한국어 대화가 가능한 서비스를 출시할 수 있었다”고 소개했다.

자유 대화 중 사용자가 원하는 일을 대신 해주는 목적 지향 대화로의 전환도 가능하다. 들어 일상적인 대화를 하다가 “에버랜드 가자”고 하면 길 안내가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SK텔레콤 ‘에이닷’ 서비스 화면. ⓒ SK텔레콤
SK텔레콤 ‘에이닷’ 서비스 화면. ⓒ SK텔레콤

특히 에이닷은 SK텔레콤이 5년 전 선보인 음성인식 서비스 ‘누구’를 품었다. 5년간 축적된 AI 노하우가 에이닷에 고스란히 담긴 셈이다.

이 담당은 “누구는 5년간 월이용자수 1000만 명이 넘는 서비스로 성장했다”며 “5년간 쌓인 노하우가 에이닷 서비스를 운영하는 데 녹아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SK텔레콤은 ‘누구’를 기업간거래(B2B)를 중심으로, 에이닷은 기업소비자간(B2C)향 서비스로 사업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다만 사업 초기인 만큼 수익 모델 계획은 아직 없는 상황이다. 손인혁 아폴로TF 담당은 “내부적으로 수익모델을 논의하고 있지는 않다”라며 “가입자가 늘면 해결되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캐릭터 꾸미기 아이템이나 전문적인 상담 등 특화 서비스가 나온다면 프리미엄BM을 만들 수 있을 것”이라며 “다만 정확한 방향이나 시점 등은 아직 내부적으로 고민 중”이라고 덧붙였다.

지난해 이루다 사태와 같은 개인정보 유출 및 편향 정보 제공 등 우려도 나왔다. 이에 대해 이상호 최고기술책임자(CTO)는 “학습데이터를 수집할 때 개인정보와 편향정보는 필터링 아웃하고 학습했다”면서 “완벽하지 않다 보니 문제가 발생할 수 있지만 대화 피드백을 받아 지속적으로 개선하겠다”고 설명했다.

한편 SK텔레콤은 이날 오후부터 안드로이드 기반 스마트폰을 대상으로 오픈 베타 서비스를 시작했다. 에이닷 앱은 원스토어와 구글 플레이 스토어에서 다운받을 수 있다. 통신사 상관없이 모두 이용가능하며 앱 내 모든 서비스는 무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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