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장 교체’ 네이버‧카카오, CEO가 직접 찾아가는 소통 방식 변모
‘40대 대표’ 2년차 줌인터넷, 스톡옵션 등 보상책 통한 처우 개선

[민주신문=조성호 기자]

경기도 성남시 네이버 사옥(위)과 제주도 제주시 카카오 본사.  ⓒ 각 사
경기도 성남시 네이버 사옥(위)과 제주도 제주시 카카오 본사.  ⓒ 각 사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비대면 문화 확산 영향으로 지난 2년여 간 고성장을 이뤄낸 국내 IT 업계가 또 다시 변화의 물결을 마주하고 있다.

매출이 큰 폭으로 늘어나며 몸집 불리기에 성공했지만 늘어난 인력으로 사내 소통이 무엇보다 중요해졌기 때문이다.

이에 올해 IT업계는 사내 소통 문화 개선을 통한 조직 역량 강화 등 내실 다지기에 보다 집중하는 모습이다.

◇ 네이버, 설문조사로 신규 근무제 도입 

국내 대표 양대 포털 운영사인 네이버와 카카오는 최고경영자(CEO)가 직접 직원들을 찾아다니며 소통에 나서는 등 사내 문화 개선에 앞장서고 있다.

우선 네이버가 오는 7월부터 도입할 예정인 신규 근무제 ‘커넥티드 워크’ 제도는 사내 직원들과의 적극적인 소통의 결과로 꼽힌다.

이 제도는 코로나19 엔데믹 시대에 맞춰 사무실 출근과 재택근무 등의 근무 형태를 직원들이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는 방식이다. 네이버 직원들은 자신과 조직, 진행 중인 프로젝트 상황 등을 고려해 주3일 사무실 출근 또는 원격(재택) 근무 형태 중 하나를 선택하면 된다.

앞서 최 대표는 취임 직후부터 직원들과의 소통을 강조한 바 있다. 지난달 ‘네이버 밋업’ 행사에서는 “조직문화 쇄신과 멀어졌던 직원과의 거리를 좁히는 신뢰 회복이 시급하다”고 강조하면서 “직원들과 소통하면서 인사와 문화 제도를 손질하겠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실제 최 대표는 취임 직후 사내 간담회인 ‘컴패니언 데이’를 개최하고 이후에도 직원들과의 여러 크고 작은 간담회를 꾸준히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파격적인 근무제도로 평가받는 이번 신규 근무제 도입은 최 대표의 소통 행보 일환인 셈이다.

특히 회사가 사내 중요 정책을 사실상 일방적으로 결정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직원들의 의견을 사전에 청취하고 이를 반영했다는 점에서 눈 여겨 볼 만하다는 평가다.

네이버는 지난달 신규 근무제 도입에 앞서 직원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그 결과 임직원의 41.7%는 주5일 재택근무를, 52.2%는 재택과 출근을 자유롭게 선택하는 ‘혼합식 근무’를 희망했다.

최 대표는 “네이버만의 문화를 바탕으로 새로운 근무제를 도입하게 됐다”며 “앞으로도 일의 본질에 집중해 직원들이 최적의 환경에서 업무에 몰입할 수 있는 다양한 방안을 모색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네이버는 현재 ‘노크’, ‘위드유’, ‘NVO고충상담’ 등 3개의 고충처리 채널을 운영 중이다. 다만 지난해 직장 내 괴롭힘 사건으로 유명무실이라는 지적을 받은 바 있다.

네이버는 관계자는 “위드유의 경우 그동안 외부 독립기관의 진행에 의존해 야기된 징계조치 적절성과 현실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조사 후 노동조합 의견을 청취하는 프로세스를 추가할 예정”이라며 “구성원들의 의견을 수렴하고 운영 방식을 개선해 고충처리 제도의 신뢰도를 제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 소통 게시판 연 카카오…대표가 직접 답변

카카오 또한 올해 남궁훈 대표가 새롭게 취임하면서 사내 직원들과의 소통에 매우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가끔은 예상치 못한 파격적인 소통 행보를 보여 직원들이 오히려 적잖이 당황한다는 후문이 들릴 정도다.

남궁 대표는 내정자 시절 사내 인트라넷에 별도의 소통 게시판을 열고 다양한 주제로 임직원들과 소통을 시작했다.

이 게시판은 직원들이 주제에 얽매이지 않고 회사 방침에 대한 질문이나 제안, 건의 등을 남기면 남궁 대표가 직접 답변을 남기는 방식이다.

또한 남궁 대표는 해당 게시판을 통해 회사의 업무 현안이나 결정사항 등을 공지하거나 미래 방향성을 제시하고 있다. 임직원 모두와 투명하게 소통하겠다는 남궁 대표의 의지가 담긴 게시판인 셈이다.

특히 남궁 대표는 직원들과 실시간 화상채팅은 물론 오픈채팅도 마다하지 않고 직접 참여하고 있다. 또한 사내 커뮤니티에도 수시로 자신의 생각을 남기고 임직원들의 반응을 살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 직원에게 소통을 강요하기 보다는 스스로 찾아가고 허물없이 소통하는 스타일이라는 평가다.

카카오 관계자는 “남궁 대표가 소통에 매우 적극적이어서 사내에서도 반기는 분위기”라며 “취임 후 지금까지 약 두 달여간 소규모로 진행된 온, 오프라인 모임도 벌써 20여 차례가 넘게 진행됐다”고 말했다.

아울러 카카오는 ‘핫라인’ 제도를 통해 직원들의 고충처리 해결에도 나서고 있다.

핫라인에 접수된 사안은 CEO와 노조 대표가 직접 참여하는 상임윤리위원회를 거치게 되고, 여기서 의결된 사안은 당사자뿐만 아니라 전체 임직원을 대상으로 공개하고 있다.

카카오 측은 “어떠한 경우에도 신고 내용과 제보자의 신분은 철저히 보호하고 있다”며 “직장 내 괴롭힘 등의 예방을 위해 연 1회 전 직원을 대상으로 정기 예방교육과 별도 수시 교육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시 서초구 줌인터넷 사무실 모습. ⓒ 줌인터넷
서울시 서초구 줌인터넷 사무실 모습. ⓒ 줌인터넷

◇ 줌인터넷, 올해 조직 역량 강화 중점

포털 업계 또 다른 축인 줌닷컴 운영사 ‘줌인터넷’도 사내 소통과 직원 처우 개선에 적극적이다.

줌인터넷은 지난해 2월 1980년생인 이성현 대표를 새로운 대표로 맞이한 바 있다. 네이버와 카카오보다 앞서 ‘40대 CEO 시대’를 연 셈이다.

취임 2년차를 맞은 이 대표는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 달성을 바탕으로 올해 조직 역량 강화에 힘쓸 계획이다.

특히 이 대표는 취임 후 임직원 전원에게 스톡옵션을 부여하며 동반 성장에 나선 점이 특징이다. 이 대표 취임 후 지금까지 직원들에게 부여된 스톡옵션 주식 가치는 약 40억 원 수준이다.

또한 올해 대규모 공채를 진행하고 최종 합격자에게는 연봉 외에 최대 1000만 원의 사이닝 보너스를 지급하기로 했다.

이성현 대표는 “지난해 내실 있는 질적 성장 및 체질 개선 노력을 지속한 결과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할 수 있었다”며 “앞으로도 다양한 보상책을 통해 업무 집중도를 높이고 근무 환경을 개선하는 등 회사와 임직원이 동반 성장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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