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향기에 묻어난 숨은 전쟁터


 

▲ 룸살롱의 대기실은 머리를 손질하는 아가씨부터 식사나 포커를 치는 아가씨들까지 그야말로 전쟁터를 방불케 한다.

화장에 목숨 건 아가씨, 새우잠 자는 아가씨까지
초이스 받기 위한 몸부림, 아가씨들 애환 담겨

유흥업소의 아가씨 대기실은 말 그대로 아가씨들이 테이블(룸)에 들어가기 전까지 시간을 보내는 곳이다. 예전에는 업주들이 주로 못쓰는 룸이나 창고 같은 곳을 개조해 아가씨 대기실로 썼다. 하지만 지금은 ‘아가씨 제일주의’로 업계 사정이 변화했다. 때문에 이젠 룸살롱을 만들 때 아예 아가씨 대기실까지 포함해 설계한다. 대기실은 아가씨들의 사랑방과 다름없다. 항상 대기실을 지키는 ‘대기실 반장’을 비롯하여 아가씨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곳이다. 갖가지 사연들을 품고 있는 대기실 풍경을 스케치했다.

술자리를 더욱 즐겁게 만드는 룸살롱의 꽃, 아가씨들. 그녀들은 온갖 섹시함과 화려함으로 치장한 뒤 룸으로 들어와 온갖 교태를 부리며 술맛을 더욱 달콤하고 구수하게 만들어 준다.

나가요 걸들이 머무는 공간은 딱 두 군데가 있다. 한 곳은 그녀들의 업무공간인 룸이며, 또 다른 한 곳은 바로 대기실이다.

나가요 걸들에게 대기실은 식당이 되기도 하고, 탈의실이 되기도 한다. 또 선택받지 못한 나가요 걸들에게는 자신을 위로하는 일종의 ‘위안소’가 되기도 한다.

나가요의 저녁수다

지난 7월 18일 오후 7시 강남의 한 룸살롱 대기실. 제일 먼저 취재진의 눈을 사로잡은 것은 대기실 한쪽에 돌돌 말아져 있는 이불과 여기저기 널 부러져 있는 과자봉지 등이었다. 뿐만 아니다. 대기실 바닥에는 웬 칠칠맞은 아가씨가 속옷을 벗어놓기도 했다.

지각을 면하기 위해 헐레벌떡 뛰어오는 아가씨에서부터 화장을 고치는 아가씨, 머리 손질을 하고 있는 아가씨, 삼삼오오 모여 수다를 떠는 아가씨들까지 그야말로 전쟁터가 따로 없다. 간밤에 마신 술이 아직도 덜 깼는지 대기실 한쪽에서 새우잠을 자는 아가씨들도 눈에 띄었다. 한마디로 어수선함의 극치였다. 초이스 할 때 말끔하게 정리된 아가씨와 대기실이 전혀 매치가 되지 않았다.

안면이 있던 20대 초반의 수지(23)씨가 제일 먼저 취재진을 반겼다. 서로의 안부를 묻던 중 느닷없이 그녀는 핸드백에서 무언가를 꺼내 늘어놓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화장을 고치기 위해 화장품을 꺼내는 줄로만 알았다. 하지만 자세히 보니 그녀가 꺼내놓은 물건들은 성인 자위기구와 낙타눈썹, 링 등 성인용품점에서 판매하는 온갖 섹스 보조기구들이었다.

어쩔 줄 몰라하는 취재진을 향해 수지씨는 “뭘 이런 걸 갖고 쑥스러워해요. 짧은 인생 젊어서 즐기지 않으면 언제 즐기겠어요. 다 좋은 것들이니 한번 써볼래요”라며 핸드백 속에서 조개모양의 튜브를 꺼내들었다. 이름하여 ‘쿨젤리’였다.

쿨젤리를 꺼내 든 수지씨는 젤리를 손에 한 움큼 쥐어짜더니 대기실 벽에다 바르기 시작했다. 상황을 지켜보던 그녀의 동료는 이 순간을 기다렸다는 듯 내부를 밝혀주는 형광등 전원을 꺼 실내를 어둡게 했다. 벽에는 수지씨가 발랐던 젤리가 선명하게 빛나고 있었다.

이어 수지씨는 쿨젤리의 사용 용도에 대해 “형광빛을 발하는 쿨젤리는 성관계시 사용하면 시원한 느낌이 죽인다”며 “손님을 위해서도 사용하지만 정말 진짜로 사랑하는 사람 만나면 그를 즐겁게 하기 위해 서비스로 준비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녀는 이어 “룸살롱이나 유흥업소만을 돌면서 성인용품을 파는 장사꾼이 있는데 우리는 그를 ‘007 가방 아저씨’라고 부른다”며 “몇 일에 한번씩 룸살롱 대기실을 돌며 온갖 진기한 성인기구와 용품만을 엄선해 판매한다”고 귀띔했다.

소녀티가 채 가시지 않은 막내 지연(21)씨가 선배(?) 언니들의 눈치를 살피며 허겁지겁 대기실 안으로 들어왔다. 약속된 수순인 듯 그녀는 홀복으로 갈아입은 뒤 이내 거울 앞에서 화장을 하기 시작했다. 항상 예뻐야 한다는 게 룸살롱 아가씨들의 신념. 언제 어디서나 틈만 나면 가꾼다. 그래야만 초이스가 잘 되고, 그녀들의 지갑도 빵빵해지기 때문이다.

저녁 식사를 거른 아가씨들 몇몇이 대기실 안의 작은 매점, 냉장고에 손을 뻗쳤다. 작은 냉장고에는 온갖 군것질 거리가 가득 채워져 있었다. 하지만 함부로 먹다보면 금세 주머니가 바닥나고 만다.

어느새 컵라면과 삼각김밥, 과자 등을 먹어치운 진영(24)씨가 부른 배를 움켜쥐더니 큰 숨을 내쉬었다. 그런데 날씬 해 보이던 그녀의 배가 갑자기 남산만 해 졌다. 대기실에서만이 볼 수 있는 나가요 언니의 엽기적인 모습이다.

대기실에 앉아 있던 아가씨들이 우르르 몰려나오더니 한 곳에 모였다. 드디어 그녀들 간의 한판 전쟁이 시작된 것. 바로 초이스 전쟁이다. 부른 배를 추스린 진영씨가 투정이 섞인 목소리로 “나 지금 나가면 분명히 초이스 되지 않을 텐데, 한 테이블이라도 받고 먹을 걸”이라며 울상을 지었다. 누가 선택되느냐에 따라 그 날 수입도 달라지기 때문이다.

한 테이블이라도 더 받고 싶어하는 아가씨들. 누구나 마찬가지지만 손님들은 아무나 고르지 않는다. 초이스 순간이 다가오면 아가씨들은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이에 대해 수지씨는 “앞 조에서 모두 선택되면 어떻하지, 최대한 예쁘게 보여야 할텐데, 인사도 잘해야지 등의 생각들을 한다”며 “미스코리아 선발 대회보다 더 떨리는 것 같다”고 말했다.
마이너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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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가요 걸 대기실 인터뷰
“항상 요란, 시끌벅적한 곳이 대기실이죠”

-자기 소개 좀 해달라.
▲저에 대해선 아무것도 묻지 마세요. 일단 부탁을 받았으니까 인터뷰를 하긴 하는데 이런 거 정말 하기 싫거든요. 우리 같은 사람 인터뷰라는 게 다 족보 캐고 사연 캐는 이야기 아닌가요?

-대기실 경력은 얼마나 되나.
▲이래 저래 합치면 대기실하고 인연 맺은 지도 한 3년 되죠.

-대기실에서 아가씨들은 주로 무엇을 하며 지내나.
▲ 항상 요란, 시끌벅적 한 곳이 대기실이죠. 출근하는 애, 2차 준비하는 애, 한바퀴 돌고 온 애 등등. 여자들이 늘 왔다갔다하니까 솔직히 정신이 없어요. 그 와중에도 카드놀이 하는 애, 간식 먹는 애, 수다 떨며 정보 교환하는 애들까지 늘어져 있죠.

-주로 어떤 정보를 교환하나.
▲뻔하죠. 손님이 현재 무슨 일을 하는지, 테이블 매너는 어떤지, 개인교제(2차)를 가면 무엇을 요구하고 또 개인 팁은 얼마나 주는 지 등등. 아가씨들끼리 자기 경험을 근거로 손님에 대한 분석도 하고 이를 근거로 손님을 가려 받기도 하죠. 물론 아가씨가 무지 많은 대형 클럽에선 불가능한 얘기구요.

-여자들만 있는 곳치고는 대기실이 지저분한데.
▲다 그렇죠. 원래 여자들끼리 있으면 그래요. 더구나 여기 나오는 애들 치고 손에 물 묻히기 좋아하는 애들 없거든요. 그냥 버티고 있으면 가게에서 다 알아서 청소 해놓는대요, 뭘.
<마이너뉴스>


나가요 100명에게 물었다
이상형 1위 ‘돈 많은 남자’

지나가는 여성을 붙잡고 이상형의 남자를 꼽으라면 십중팔구 잘생긴 남자나 유머감각 있는 남자를 꼽는다. 하지만 ‘나가요 걸’들은 다르다. 일단 돈이 많아야 한다. 경제적 조건, 그것이 남자를 가늠하는 첫 번째 기준이다. 이에 마이너뉴스팀은 서울 강남 지역 룸살롱에서 일하는 100명의 나가요에게 25개의 질문을 던지고 그 답을 들어보았다.

가장 먼저 던진 질문이 바로 이상형의 남자. 웃음을 팔아야 하는 그들의 처지 때문인지 51명(51%)의 나가요가 ‘돈 많은 남자’를 1순위 남자로 꼽았다. 그 다음이 옷 잘입는 남자와 유머감각 있는 남자. 특이한 것은 잘생긴 남자나 섹스 잘하는 남자를 꼽은 나가요는 하나도 없었다는 사실이다.

다음으로 섹스에 관한 질문도 던졌다. 첫 경험 시기를 물었고 좋아하는 체위를 질문했다. 우선 첫 경험 시기는 응답자의 76%가 18세 이후라 답했다. 좋아하는 체위는 정상위가 46명(46%)으로 가장 많았고, 다음이 후배위 28명(28%), 여성상위 18명(18%) 순이었다. 남자와 관계를 맺기까지 걸리는 시간은 일주일 이내가 38명(38%). 만난 지 하루만에 잠자리를 갖는 경우도 22명(22%)이나 됐다.

이어 더욱 농도진한 질문도 던졌다. 쓰리섬(2+1)을 해본 적이 있냐는 질문에는 7명(7%)이 ‘그렇다’고 답했고 2명(2%)은 ‘3+1도 해본 적 있다’고 답해 충격을 줬다. 뿐만 아니다. 여자와 키스를 해본 경험이 있는 나가요도 5명이나 됐다.

이색설문 조사결과
▲이상형의 남자는?
a. 돈많은 남자-51명
b. 잘생긴 남자-0명
c. 옷 잘입는 남자-21명
d. 유머감각 있는 남자-19명
e. 섹스 잘하는 남자-0명
f. 기타-9명

▲첫 경험 시기는?
a. 18세 전-24명
b. 18세 후-76명

▲가장 좋아하는 체위는?
a. 정상위-46명
b. 후배위-28명
c. 여성상위-18명
d. 기타-8명

▲온라인(채팅)에서 만나 즉석섹스 해본 경험은?
a. 있다-21명 b. 없다-79명

▲섹스할 때 가장 흥분되는 장소는?
a. 자동차-6명
b. 집-14명
c. 호텔이나 여관-66명
e. 기타-14명

▲섹스할 때까지 보통 몇 일이나 걸리나?
a. 하루-22명
b. 만난 지 3일 이내-15명
c. 일주일 이내-38명
d. 한달 이내-25명

▲쓰리섬(2+1)을 해본 경험이 있는가?
a. 있다-7명
b. 없다-91명
c. 3+1 도 해봤다-2명

▲남자 성기 중 가장 중요한 것은?
a. (성기의) 길이-28명
b. 굵기-68명
c. 보형물(구슬, 실리콘 등)-0명
d. 기타-4명

▲가짜 신음(오르가슴)을 내본 적 있는가?
a. 있다-88명 b. 없다-12명

▲자위기구를 사용해 본 적 있는가?
a. 있다-6명 b. 없다-94명

▲자위는 해본 적 있는가?
a. 있다-18명 b. 없다-82명

▲성형수술을 한 곳이 있는가?
a. 있다-89명 b. 없다-11명

▲수술을 했다면 어디를 했나? (중복대답 가능)
a. 눈-62명
b. 코-31명 (a,b 동시 28명)
c. 입-0명
d. 가슴-47명
e. 없다-7명

▲가장 선호하는 남성 직업은?
a. 의사, 변호사 등 전문직-28명
b. 연예인-9명
c. 예술가-6명
d. 회사원-57명
e. 일용직-0명
f. 같은 업종-0명

▲호빠에 가본 적 있는가?
a. 있다-89명 b. 없다-11명

▲어떻게 룸에서 일하게 됐나?
a. 친구따라-57명
b. 아는 사람 소개로-12명
c. 구인구직 광고보고-28명
e. 기타-3명
<마이너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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