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집중폭우 당시 일부 의원들 외유, 제헌절 행사 불참
# 외유 의원들 “국가적인 사안 등으로 외국출장 간 것”

지난 7월 8일부터 10일간 지속된 집중폭우로 강원지역을 비롯한 곳곳에 물난리가 났다. 최악의 물난리를 맞아 전국에 비상이 걸렸던 지난 제헌절 연휴당시 일부 국회의원들이 외유를 떠나 눈총을 받고 있다. 특히 7월 17일 국회에서 열린 제58주년 제헌절 기념행사에도 참여하지 않아 제헌절의 의미가 퇴색됐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장마철 집중폭우로 인해 제헌절 연휴기간 강원지역을 비롯한 전국 곳곳에서 물난리가 나 이재민이 발생했다. 현재 관계당국과 이재민들은 재해수습을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이재민들이 물난리를 겪고 있는 동안 일부 여야 국회의원들은 해외로 외유를 떠나 눈총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열린우리당 정의용, 유재건, 김명자 의원과 한나라당 나경원 의원 등은 열흘 간의 일정을 잡고 지난 7월 13일 미국으로 출국했다. 또 한나라당 김성조, 서병수, 김기현, 장윤석, 엄호성, 김재원 의원 등은 지난 7월 16일부터 4일간의 일정으로 중국을 방문했다.

이들이 해외에 나가 있던 시기는 물난리가 발생했던 터라 현장방문도 하지 못하는 등 자리를 지킬 수 없었다. 이에 수해복구가 한창인 요즘 눈총의 대상이 되고 있다.
그러나 눈총을 받고 있는 의원들은 반드시 필요한 해외출장이었음을 강조했다.
정의용, 유재건, 김명자, 나경원 의원 등은 국회 한미의원외교협의회 소속이다. 이들이 미국을 방문한 건 미 의회 측의 초청에 의한 것이다. 한미 양국의 의회는 연례적으로 의원교환방문을 해오고 있다.

정의용 의원 측은 “한미의원외교협의회 의원들은 FTA(한미자유무역협정) 등을 비롯한 국가적인 사안을 가지고 미국 의회를 방문한 것”이라며 “이는 놀러 간 것도 아니며 국익을 위해 출장을 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정 의원 측은 “물난리가 난 국내 상황도 중요하지만 국가적인 사안을 가지고 출장을 간 것인데 ‘물난리속 외유’라는 외부의 시선을 강하게 받고 있는 게 안타깝다”라고 덧붙였다.

김성조, 서병수, 김기현, 장윤석, 엄호성, 김재원 의원 등은 한나라당 의원 모임인 ‘국민생각’ 소속이다. 이들이 중국을 간 것은 상하이 임시정부 방문과 삼성반도체공장 견학 때문이었다.
‘국민생각’의 의원들 역시 물난리가 난 국내상황을 신경 쓰지 않고 외국에 나갔다는 시선을 받고 있다.

이와 관련 김성조 의원 측은 “이번 중국출장은 제헌절을 기념하기 위한 상하이 임시정부 방문이었다”며 “이는 두 달 전부터 예정된 것으로 의원들이 모두 자비를 들여가며 상하이 임시정부로 가 제헌절을 기념했다”라고 해명했다.

‘물난리속 외유’라는 시선이 대해 김 의원은 측은 “중국으로 떠날 당시 수해가 나 모든 의원들이 걱정을 안고 출국했다”며 “중국에 있는 동안 각 의원들은 보좌관으로부터 국내 수해상황을 수시로 보고 받았다”고 말했다.

이런 해명에도 불구하고 의원들의 이번 외유는 시기적으로 부적절해 국회 안팎에서 눈총을 받고 있다. 일부 동료의원들 조차 외유를 꼬집고 나섰다.
7월 초 의원들의 무분별한 외유를 지적했던 열린우리당 장영달 의원은 “여야를 막론하고 국회의원들은 분별력을 발휘해 필요한 경우에만 해외 외유를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열린우리당 의원들은 지부도의 허락 없이 해외출장을 자제해야 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열린우리당의 한 핵심인사는 “물난리에 재보선에 큰 사안들이 코앞에 다가온 만큼 여름휴가도 반납하고 민생현안에 뛰어들어도 지지율 회복이 어려운데 의원들의 외유는 지나치다”라며 답답함을 토로했다.

한편 외유를 떠난 의원들을 비롯해 대부분의 여야 의원들이 제헌절 기념행사에 참석하지 않은 것도 비난받고 있다. 지난 7월 17일 국회에서 열린 제59회 제헌절 기념행사장에는 여야 대표 등을 포함한 각 당의 지도부만 모습을 보였다. 이날 모인 의원들은 30여명 정도. 이에 국회는 ‘입법기관이 제헌절의 의미를 퇴색시켰다’는 비난을 면하기 어렵게 됐다.

김정욱 기자 ottawa1999@hanmail.net



- 전병헌 아저씨 정치가 뭐예요?
# 전병헌, 어린이를 위한 정치도서 출간

지난 7월 17일 제헌절을 맞아 전병헌 열린우리당 의원(서울 동작 갑)이 어린이들을 위한 정치도서 ‘전병헌 아저씨 정치가 뭐예요?(상상공방)’를 출간했다. 청와대 국정상황실장과 정무비서관, 국정홍보처 차장 등을 역임하며 20여년간 정치현장을 경험한 전 의원이 어린이들에게 들려주고 싶은 정치이야기를 책으로 펴낸 것이다.

전 의원은 “현역 국회의원으로서 부끄러운 정치 현실을 반성하며, 우리 아이들에게만은 깨끗하고 곧은 정치가 무엇인지 전하고 싶었다. 어린이들이 정치이야기를 쉽고 친숙하고 바르게 이해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고 설명한 뒤 “정치인의 1회성 출판기념용이 아니라 실제 많은 어린이들이 읽고 토론하면서 우리나라 정치에 관심과 애정을 가질 수 있는 교양도서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전병헌 아저씨 정치가 뭐예요?’는 ▲정치가 뭘까 ▲민주주의 이야기 ▲나라의 기관들 ▲권리와 의무 ▲더불어 잘 살기 ▲바른 다스림의 이야기 등 6개의 목차로 구성돼있다. 책 본문에는 만화가 황중환씨가 그린 삽화들이 익살스럽게 묘사돼 재미를 더해주고 있다.

전 의원은 “이 책은 신문이나 방송에서 볼 수 있는 어른들의 정치가 아니라, 정치를 처음 접하고 관심을 갖는 어린이들이 쉽게 정치를 이해할 수 있을 것”이라며 “아이들에게 너무나 부끄러운 정치인들, 각박한 정치문화는 초라하기 그지없다. ‘나는 정치인이 될 거야’라는 어린이들의 꿈이 과학자나 선생님이 되고 싶은 꿈처럼 자연스러운 나라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병헌 아저씨 정치가 뭐예요?’에 대해 김진표 전 교육부 장관은 “정치는 우리 아이들에게 꼭 필요한 지식이지만 어른들도 선뜻 쉽게 설명하지 못하는 답답함이 있다”며 “이 책은 정작 어른들조차도 어렵게만 생각했던 정치 이야기를 재미있게 술술 풀어 답답함의 갈증을 해소해주고 있다”라고 평가했다. <욱>

SNS 기사보내기
기사제보
저작권자 © 민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